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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제철 차등감자, 김준기 경영권 위기

이명관 기자 froggen@businesspost.co.kr 2014-07-07 15:5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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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부제철 차등감자, 김준기 경영권 위기  
▲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오른쪽)과 최수현 금감원장(왼쪽)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이 부실 대기업에 대한 사후관리를 엄격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동부그룹이 자구안 이행을 늦추면서 유동성 위기가 확대되는 점을 겨낭한 발언으로 보인다.

동부제철 채권단은 동부제철에 대한 채권단 공동관리에 들어가면서 감자 등 후속조처를 논의하면서 김준기 회장의 경영권을 위협하고 있다.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은 7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업무보고에서 "14개 재무구조 개선이 필요한 계열사와 2개의 관리대상 계열사를 중점적으로 관리하고 있다"며 "부실대기업에 대한 사후관리를 엄격히 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최근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동부그룹을 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동부그룹은 유동성 위기를 탈출하기 위해 세운 자구계획의 이행이 더뎌져 유동성 위기를 키우고 있다. 이 때문에 금융시장에 더 무거운 부담을 주고 있다는 게 금융당국의 시각이다.

최 원장은 이날 동부 사태는 동부가 책임지는 것이 맞느냐는 김용태 새누리당 의원의 질의에 "회사의 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은 부실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최 원장의 발언은 동부그룹 구조조정 과정에서 김준기 회장 일가의 동부화재 지분을 놓고 채권단과 동부그룹의 의견이 맞선 데 대해 김 회장 일가의 책임있는 행동을 요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 원장의 이런 발언으로 동부그룹 경영정상화를 위한 채권단의 압박은 한층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채권단에서도 이날 동부제철에 대해 채권단 공동관리(자율협약)에 들어가면서 경영 정상화에 대한 후속 조치와 관련한 논의에 들어갔다. 채권단은 이날 돌아오는 동부제철 회사채 700억 원을 상환했다.

채권단 관계자는 "향후 3∼4개월 소요되는 실사과정 후 경영정상화 방안을 결의하고 회사와 경영정상화계획 이행 약정(MOU)를 체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채권단은 추후 경영정상화 방안과 관련해 차등감자를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감자는 기업의 자본을 줄이는 행위를 뜻한다. 차등감자는 대주주의 자본을 일반 주주보다 더 많이 줄이겠다는 의미다.

채권단이 동부제철에 대한 차등감자를 실시할 경우 김준기 회장은 자칫 동부제철에 대한 경영권을 잃을 수 있다. 강덕수 전 STX그룹 회장도 지난해 7월 STX조선이 차등감자를 실시해 경영권을 잃은 전례가 있다.

동부제철 관계자는 "차등감자보다는 출자전환이나 대출금 이자 경감 등 유동성을 확보해주는 방안이 우선시 되어야 할 것"이라며 "채권단이 경영정상화에 초점을 맞춰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채권단은 실사와 동부당진발전 매각 등의 과정에서 유동성 확보가 여의치 않을 경우 김준기 회장 일가가 보유하고 있는 동부화재 지분을 추가로 내놓을 것을 요구할 수도  있다. 이 과정에서 동부제철 감자 건을 압박카드로 활용할 수도 있다.

동부CNI는 이날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 200억 원과, 14일 300억 원의 회사채는 동부CNI 보유 주식을 처분한 현금으로 막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동부CNI는 보유하고 있는 동부팜한농 주식 2267만8800주를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의 장녀 김주원씨와 장남 김남호씨에게 635억 원에 매각했다.

동부CNI는 오는 9월 200억 원 규모의 회사채 만기가 또 돌아온다. 동부CNI는 보유하고 있는 주식 처분 외에도 금융IT부문, 전자재료부문을 매각해 회사채를 상환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동부CNI는 금융IT부문을 동부생명으로 매각할 것으로 알려졌다.

동부팜한농은 오는 8일 700억 원, 12월 300억 원 규모의 회사채 만기가 돌아오는데 자체적으로 상환할 수 있다고 밝혔다. 동부그룹 관계자는 "동부팜한농은 현금 창출능력이 동부제철과 동부CNI보다 낫다"며 "주식 추가처분, 담보대출 등 자체적으로 회사채를 상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동부건설은 오는 9월 500억 원, 11월 344억 원 규모의 회사채 만기를 맞는다. 동부그룹은 동부건설의 회사채를 동부발전당진의 자산매각을 통해 막는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동부그룹은 동부발전당진 인수를 노리는 업체들이 많아 자산매각이 어렵지 않다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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