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드와 SK온 합작법인 블루오벌SK가 미국 켄터키주 전기차 배터리 합작공장 착공 작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블루오벌SK 공장 조감도. |
[비즈니스포스트] 포드와 SK온이 미국 켄터키주에 건설하는 약 60억 달러(8조3천억 원) 규모 전기차 배터리 합작공장 투자 발표 뒤 약 1년 만에 착공을 준비하고 있다.
미국 전기차 수요 전망이 불확실하고 관련된 인프라도 부족해 투자 계획이 다소 지연되고 있었지만 바이든 정부의 전기차산업 활성화 노력에 추진동력을 얻은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지역언론 WHAS11은 21일 “포드와 SK온이 켄터키주에 60억 달러 배터리공장 투자를 예고한 지 약 1년이 지났다”며 “마침내 투자 일정이 뚜렷하게 눈에 보이게 됐다”고 보도했다.
포드와 SK온 합작법인 블루오벌SK의 지엠 크래니 CFO(최고재무책임자)는 WHAS11을 통해 배터리공장 착공을 위한 땅 고르기 등 준비작업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본격적인 구조공사 등 절차가 올해 연말부터 시작될 수 있을 것이라며 약 1500에이커(607만 제곱미터) 부지를 대상으로 공사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크래니 CFO는 “우리는 켄터키 배터리공장에서 밝은 미래를 보고 있다”며 “소비자들의 수요에 대응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SK온과 포드는 지난해 9월 처음으로 켄터키주 하딘카운티를 신규 배터리 합작공장 2곳이 들어설 부지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첫 번째 공장은 2025년, 두 번째 공장은 2026년부터 가동이 예정되어 있으며 포드의 F150 라이트닝 등 전기차 주요 모델에 배터리 공급을 목표로 두고 있다.
그러나 SK온과 포드의 투자 발표 뒤 약 1년 동안 배터리공장 투자를 위한 공사 등 절차에 속도가 붙지 않으면서 실제 투자 계획을 두고 회의적 시선도 나왔다.
이들이 내놓은 투자 규모가 경쟁사의 배터리공장 설립 계획과 비교해 훨씬 큰 수준이었던 만큼 투자가 축소되거나 지연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일각에서 거론됐다.
블루오벌SK 측에서 약 1년 만에 건설 일정을 발표하면서 이런 관측이 힘을 잃게 된 셈이다.
SK온과 포드의 공장 투자가 늦어진 주요 원인은 미국 전기차시장 성장과 관련한 불확실한 전망 때문으로 꼽힌다.
포드가 새 배터리공장에서 막대한 규모의 배터리를 조달해 전기차 생산을 크게 늘린다고 해도 충분한 수요가 확보되지 않으면 투자 효과를 거두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바이든 정부가 인플레이션 완화법 등 정책적 노력을 통해 미국 내 전기차산업 활성화에 속도를 내면서 공장 투자 계획에도 다시 탄력이 붙은 것으로 보인다.
인플레이션 완화 법안에 따르면 기존에 미국에서 판매되던 전기차에 제공되던 보조금은 미국 공장에서 최종적으로 생산을 마무리한 전기차에만 주어지게 된다.
현재 이런 기준을 충족할 수 있는 기업은 포드와 GM, 테슬라 등 일부에 그치기 때문에 이들 기업이 전기차 생산 확대를 최대한 앞당겨야 보조금 지급에 따른 수혜를 극대화할 수 있다.
포드가 이런 상황을 고려해 전기차 생산 확대에 필수적인 SK온과 배터리 합작공장 투자에도 본격적으로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크래니 CFO는 WHAS11를 통해 “전기차 분야에 대규모 투자를 두고 회의적 목소리가 나와 어려움을 겪었다”고 인정하면서 충전소 등 인프라 부족 문제도 고려해야 했다고 말했다.
미국 정부가 전기차 보조금 지급을 확대하고 인프라 확충에도 노력을 기울인다면 이런 문제는 대부분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소비자들이 전기차에 대한 인식을 긍정적으로 바꿀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며 “인프라 발전에 따라 전기차 대중화에 더욱 힘이 실릴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