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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폰 2번호' 시대 열렸다, 이통3사 이심 전용요금제 '눈 가리고 아웅'

최영찬 기자 cyc0111@businesspost.co.kr 2022-09-04 14:4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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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이통사들은 1일부터 국내에서 이심(eSIM) 사용이 가능해짐에 따라 고객을 늘릴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스마트폰 하나에 2개의 회선을 사용할 수 있게 돼 별도의 스마트폰을 구입하지 않고도 이심을 활용해 업무용 또는 해외여행 등의 목적으로 보조회선을 개통하는 사람들이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1폰 2번호' 시대 열렸다, 이통3사 이심 전용요금제 '눈 가리고 아웅'
▲ 1일부터 이심 사용이 가능해져 업무용 또는 해외여행 등의 목적으로 보조회선을 개통하는 사람들이 늘어날 가능성이 제기된다.

하지만 이통사들이 출시한 이심 전용요금제의 가격이 동일한 데다 가입자에게 실질적으로 혜택을 줄 수 있는 것인지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4일 통신업계 안팎에 따르면 이통사들이 이심 전용요금제를 출시하면서 이심 사용으로 보조회선을 추가하려는 고객 유치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심 특성상 주로 온라인을 통해 개통하고 이동통신 요금제보다 저렴한 알뜰폰 요금제를 활용한 이심 개통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만큼 이통사들은 기존 요금제보다 비교적 저렴한 이심 요금제를 출시해 고객을 확보하려고 한다.

이심은 기존 유심과 달리 물리적으로 삽입하거나 교체하지 않고 스마트폰에 다운로드하는 방식으로 장착할 수 있는 단말 가입자 식별모듈(SIM)이다. 여기에 기존 유심 발급비용(7700원)보다 저렴한 2750원에 다운로드할 수 있다.

가령 SK텔레콤의 A요금제를 주회선으로 사용하고 있는 고객이 이심을 활용해 보조회선을 추가할 때 SK텔레콤뿐만 아니라 KT, LG유플러스, 알뜰폰 요금제 어느 것이든 이용할 수 있다.

이심 전용요금제가 없다면 기존 요금제를 이심 요금제로 사용할 수밖에 없는데 그렇게 되면 고객의 통신비 부담은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기존의 요금제를 이심의 보조회선 요금제로 활용한다면 고객의 통신요금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면서 “보다 저렴한 이심 전용요금제를 선보여 고객의 선택권을 넓힐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통3사가 출시한 이심 전용요금제 가격이 동일하다는 점에서 사실상 담합을 벌인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받고 있다.

참여연대 한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5G 중간요금제에 이어 이심 전용요금제에서도 이통사간 요금제 가격경쟁이 이뤄지지 않다는 문제점이 있다”며 “이는 이통사가 고객을 위한 서비스 경쟁에 나서기보다 수익 극대화에 초점을 두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기존 이동통신 요금제와 이심 전용요금제를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는 점을 전제하면서도 “기존에 5G요금제의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고가요금제와 저가요금제 사이 1GB당 가격차별 문제점은 이심 전용요금제에서도 이어졌다”고 덧붙였다.

참여연대를 포함한 시민단체들은 그동안 이통3사의 기존 5G 저가요금제의 1GB당 가격이 4천~6천 원대인 반면 고가요금제의 1GB당 가격은 1천 원을 넘기지 않아 고가요금제와 저가요금제의 가격 설정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해왔다.

KT 관계자는 이를 놓고 “이심 전용요금제의 가격은 내부적으로 충분한 검토를 통해 설정했다”고 말했다.

KT는 월 8800원의 이용료로 1GB의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는 이심 전용요금제를 출시했다. 1GB를 소진한 이후에는 400Kbps의 속도로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게 했다.

하지만 업무용 또는 해외여행 등의 사유로 이심을 이용하려는 고객들에게 1GB의 데이터 용량은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

특히 업무용으로 파일을 주고받거나 최근 메타버스 등을 활용한 비대면 업무가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1GB라는 데이터 용량은 너무 제한적이라는 의견이 많다.

여기에 데이터 소진 이후 제공되는 400Kbps의 속도는 인터넷 뉴스보기, 카카오톡과 같은 메신저와 네비게이션 등을 활용하는 데에는 문제가 없지만 동영상, 이미지 등의 고용량 데이터를 필요로 하는 서비스의 경우 충분하지 않은 속도라는 문제가 제기된다. 

KT 관계자는 “1GB로 설정한 것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쓰는 데 무리가 없는 데이터 용량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KT와 마찬가지로 월 8800원짜리 유심 전용요금제를 선보였다.

다만 KT와 달리 LG유플러스는 250MB의 데이터만을 제공하는데 대신 유심을 통해 이용하고 있는 주회선이 LG유플러스의 요금제라면 해당 요금제의 데이터를 이심의 보조회선에서도 사용할 수 있게 했다.

주회선과 보조회선 사이 데이터양 공유를 막은 KT와 차별화를 둔 셈이다. 

하지만 이렇게 되면 주회선의 요금제가 제공하는 데이터량이 보조회선과 공유해도 될 만큼 충분해야 하기에 LG유플러스 가입자로서는 주회선의 요금제를 보다 상향해야 하는 부담이 생길 수 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유심의 주회선으로 LG유플러스 요금제를 사용하는 고객이 LG유플러스의 이심 전용요금제를 이용한다면 데이터를 공유할 수 있는 만큼 요금제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8월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이심 전용요금제 신고서를 제출해 현재 심사가 진행 중이다. 

이동통신시장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은 새로운 요금제를 출시하기 위해 과기정통부로부터 심의를 받아야 하는 유보신고 사업자다. 과기정통부는 최장 15일 안에 심의 결정을 내리는 만큼 SK텔레콤은 늦어도 9월 중순경 이심 전용요금제 출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통신업계 일각에서는 SK텔레콤의 이심 전용요금제의 월이용료도 KT, LG유플러스의 이심 전용요금제와 같은 월 8800원이 책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최영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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