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안나 기자 annapark@businesspost.co.kr2022-08-30 16:5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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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삼성자산운용의 국내 ETF(상장지수펀드) 왕좌를 넘보고 있다.
그동안 국내 ETF시장은 삼성자산운용이 부동의 1위 자리를 지켜왔는데 미래에셋자산운용이 크게 약진하며 그 뒤를 바짝 쫓고 있다.
▲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삼성자산운용의 국내 ETF(상장지수펀드) 왕좌를 넘보고 있다.
후발주자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이러한 기세를 이어가며 향후 삼성자산운용을 밀어내고 국내 ETF시장 점유율 1위에 오를 수 있을지 주목된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기준으로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순자산총액은 29조 원으로 집계됐다.
2021년 8월 말 20조 원이었던 순자산총액이 1년 사이 9조 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국내 ETF시장의 순자산총액은 64조 원에 76조 원으로 약 12조 원 늘었다.
12조 원의 증가금액 가운데 75%에 이르는 9조 원을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책임진 셈이다. 국내 ETF시장 성장세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국내 ETF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8월 말 32%에서 1년 만에 38%까지 증가했다.
반면 국내 ETF시장에서 1위를 지키고 있는 삼성자산운용의 점유율은 지난해 8월 말 45%에서 1년 뒤인 올해 8월 말에는 42%로 감소했다. 운용자산 규모는 29조 원에서 31조5천억 원으로 2조5천억 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삼성자산운용은 2002년 국내 자산운용사 가운데 최초로 ETF시장에 진출한 뒤 20년 넘게 점유율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2021년 상반기까지만 하더라도 50%가 넘는 시장점유율을 확보하며 압도적 시장지위를 보였지만 지금은 미래에셋자산운용에 추격당하고 있는 상황이다.
2020년 연말 무려 55%에 이르렀던 삼성자산운용의 ETT시장 점유율이 약 1년 8개월만에 42%까지 감소한 반면 같은 기간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점유율은 24%에서 38%까지 증가했다.
30%포인트에 이르던 두 회사의 점유율 차이는 4%포인트로 좁혀졌다.
삼성자산운용의 점유율이 꾸준히 하락하는 반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점유율은 속도감있게 증가하는 추세인 만큼 이 흐름대로라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이 국내 ETF 점유율 1위에 오르는 것도 가능해 보인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ETF시장에서 삼성자산운용을 맹추격할 수 있었던 원동력으로는 글로벌 ETF 경쟁력이 꼽힌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한국 외에도 미국, 캐나다, 홍콩, 일본 등 모두 10개 국가에서 ETF를 운용하고있다. 캐나다의 호라이즌ETFs, 미국의 글로벌X 등 현지 ETF운용사를 인수해 해외시장으로 활동 범위를 넓혔다.
코로나19 이후 국내 투자자들의 글로벌 증시를 향한 관심이 커지면서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글로벌 ETF역량이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고 할 수 있다.
이를 기점으로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국내 ETF 점유율도 급격히 증가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글로벌 ETF시장에서 노하우를 살려 다양한 ETF상품을 국내에 도입했고 투자자들의 해외투자 수요를 충족시켜줬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미국 나스닥100지수를 추종하는 ETF와 S&P500지수를 추종하는 ETF, 중국 항생테크 지수를 2배로 추종하는 ETF 등 그동안 국내에 선보인적 없던 상품을 국내시장에 처음으로 내놓은 바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미국, 캐나다, 홍콩 등 전세계에서 운용하고 있는 ETF의 규모는 2021년 말 100조 원을 돌파했다. 국내 ETF 전체 규모를 훌쩍 뛰어넘는다. 글로벌 ETF 리서치 기관 ETFGI에 따르면 2021년 말 기준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전세계 14위 ETF 공급자다. 박안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