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뉴욕증시가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의 통화긴축 선호 발언에 주저앉았다.
이르면 내년 상반기 금리인하 전환을 기대했던 투자자들은 조기 정책 완화를 부정하는 파월 의장의 단호한 태도에 매물을 던졌다.
▲ 26일 뉴욕증시 3대 지수가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의 '매파 본색'에 급락해 마감했다. 사진은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트레이더들의 모습. <연합뉴스> |
국제유가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산유국들의 감산 가능성에 상승했다.
26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1008.38포인트(3.03%) 내린 3만2283.40으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41.46포인트(3.37%) 하락한 4057.66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497.56포인트(3.94%) 떨어진 1만2141.71로 장을 마감했다.
금융시장 참가자들의 이목이 집중됐던 파월 의장의 잭슨홀 심포지엄 연설에서 당초 예상보다 매파(통화긴축 선호)적 발언이 나오면서 시장에 충격을 줬다.
파월 의장은 26일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린 연례 경제정책 심포지엄 연설을 통해 “당분간 제약적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며 “가계와 기업에 일정 부분 고통을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도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가는 것은 물론 이후에도 성장을 희생하더라도 높은 수준의 금리를 유지하겠다고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파월 의장은 7월 미국 물가 상승률이 6월보다 둔화했다는 발표를 두고는 “단 한 번의 물가지표 개선만으로는 물가상승률이 내려갔다고 확신하기에는 한참 모자라다”며 “멈추거나 쉬어갈 지점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연준발’ 경기침체 우려가 되살아나면서 통상적 경기침체 전조로 받아들여지는 장단기 국채 금리 역전 현상은 심화됐다.
기준금리에 민감한 2년물 미국 국채 금리는 파월 의장의 연설에 전날 3.372%에서 이날 3.391%로 상승했다. 반면 10년물 국채 금리는 3.023%에서 3.034%로 소폭 상승해 2년물 국채 금리와의 격차가 더 벌어졌다.
금리 부담에 민감한 기술주들의 낙폭이 컸다.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은 5.4%, 페이스북의 모회사 메타는 4.2%, 마이크로소프트 주가는 3.9% 각각 급락했다.
국제유가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산유국들의 감산 가능성에 상승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54센트(0.58%) 오른 배럴당 93.06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석유수출국기구 순회 의장인 브뤼노 장-리샤르 이투아 콩고 에너지 장관은 전날 월스트리트저널과 인터뷰에서 시장의 변동성을 감안해 감산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제안을 두고 “우리의 견해 및 목표와 부합한다”고 말했다.
앞서 압둘아지즈 빈 살만 사우디 에너지부 장관이 극심한 시장 변동성과 유동성 축소를 고려해 향후 석유수출국기구가 감산을 고려할 수 있다고 밝히면서 유가가 상승 흐름을 보였다. 임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