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원석 기자 stoneh@businesspost.co.kr2022-08-26 19:4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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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법원의 쌍용자동차 회생계획안 인가 결정으로 KG그룹의 쌍용차 인수가 확정됐다.
쌍용차는 새로운 주인을 맞아 경영정상화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
▲ 서울회생법원 회생1부(서경환 법원장, 이동식 나상훈 부장판사)는 26일 관계인집회를 열고 쌍용차의 회생계획안을 인가했다. 사진은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서울회생법원 회생1부(서경환 법원장, 이동식 나상훈 부장판사)는 26일 관계인집회를 열고 쌍용차의 회생계획안을 인가했다.
이날 관계인 집회에서 회생담보권자(금융기관 채권자)의 100%, 회생채권자(상거래채권자)의 95.04%, 주주의 100%가 동의했다. 회생담보권자의 4분의 3, 회생채권자의 3분의 2, 주주의 2분의 1 이상이 회생계획안에 동의해야 한다는 법원 최종 인가 요건을 월등히 상회했다.
이 같은 채권자들의 동의는 이번 관계인집회를 통해 회생절차를 조기에 종결하는 것이 경영 불확실성을 해소해 쌍용차와 모든 이해관계자들의 권익을 도모하는 방안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된 결과로 풀이된다.
이로써 쌍용차는 KG그룹을 다섯 번째 주인으로 맞이하게 됐다.
쌍용차의 모태는 1954년 설립된 하동환자동차다. 1986년 11월 쌍용그룹이 고 하동환 한원그룹 명예회장의 보유지분 19.8%를 전량 인수하면서 사명을 쌍용자동차로 변경했다.
그 뒤 첫 국산 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 코란도와 무쏘를 출시하며 SUV 전문 브랜드로 성장했으나 외환위기를 겪으며 1998년 대우그룹에 매각됐다. 1999년 대우그룹도 쓰러지면서 쌍용차 경영권은 채권단으로 넘어갔다.
그 뒤 2004년 중국 상하이 자동차에 매각됐으나 인수하면서 약속했던 투자는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기술 유출 논란까지 일었다. 경영상황은 더 악화돼 2009년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이 과정에서 대규모 정리해고 사태로 극심한 노사갈등을 겪은 뒤 쌍용차는 2010년 인도 마힌드라 그룹을 새 주인으로 맞았다. 2011년 26개월여 만에 기업회생절차를 종결하고 2015년 출시한 티볼리가 흥행하면서 부활의 조짐을 보였다.
하지만 2017년부터 다시 적자에 시달리면서 2020년 마힌드라그룹은 경영권 포기를 발표했다.
2020년 12월 쌍용차는 두 번째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쌍용차는 지난해 10월 에디슨모터스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올해 1월 인수합병 본계약도 체결했으나 에디슨모터스가 기한 내 인수대금 잔금을 내지 못하자 쌍용차는 3월 인수계약 해제를 발표했다.
쌍용차는 재매각 절차에 돌입해 인수예정자와 조건부 투자계약을 체결한 뒤 공개입찰을 진행해 최종 인수자를 선정하는 '스토킹호스' 방식으로 재매각을 추진했다.
KG컨소시엄은 3355억원의 인수대금을 제시해 쌍용차 최종 인수예정자로 선정됐고 300억 원을 추가로 투입해 이달 19일 인수대금 3655억 원을 모두 납입했다.
KG그룹을 새로운 주인으로 맞은 쌍용차의 경영 정상화 전망은 이전보다 밝아졌다고 보는 시선이 많다.
KG그룹은 쌍용차 운영자금으로 5645억 원을 자체 보유한 자금으로 마련하고 있어 쌍용차 경영정상화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쌍용차도 회생계획안이 인가된 만큼 향후 회생계획에 따라 회생채무변제, 감자 및 출자전환 등 회생계획을 충실히 이행해 재무 건전성을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쌍용차가 지난달 출시한 토레스는 현재 계약물량이 6만여 대를 돌파하는 등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어 추가적 운영자금 마련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쌍용차는 지난달 근무체제를 2교대로 재전환해 생산 능력을 2배 가량 늘리고 여름휴가 기간 주말 특근을 실시하는 등 토레스의 차질 없는 생산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정용원 쌍용차 관리인은 보도자료를 통해 "관계인 집회에서 의견 진술을 통해 회생절차가 개시된 뒤 쌍용차는 무급휴직, 급여 및 상여금 삭감, 복지후생 중단 등 자구계획을 성실히 이행한 한편 신제품 개발 등 회사의 회생을 위해 총력을 기울여 왔다"고 말했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쌍용차는 올해 상반기 영업손실 591억 원을 내며 2020년 12월 기업회생절차를 밟기 이전인 2018년 상반기(387억 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쌍용차는 올해 성공적 토레스 출시에 이어 본격적 전기차 출시 계획도 갖고 있다.
내년 하반기 토레스와 같은 플랫폼을 공유하는 중형SUV 전기차 신차 U100(프로젝트명)을 출시한다. 2024년 중반에는 코란도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KR10(프로젝트명)을 전기차로 먼저 내놓고 같은해 하반기에는 국내 최초로 전기 픽업 O100(프로젝트명)을 출시하는 방침을 추진한다.
자동차업계에서는 주인을 네 번 바꾸며 부침을 거듭해온 쌍용차가 전기차 전환의 시대에 완전한 부활을 이루기 위해서는 안정적 운영자금을 바탕으로 경쟁력 있는 전기차 신차를 내놓는 것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는 시선이 많다.
곽재선 KG그룹 회장은 "회생계획에 동의해준 채권단 및 회생절차 과정 중 최선을 다해준 쌍용차 임직원 여러분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며 "쌍용차와의 시너지 창출과 성장 모색을 통해 쌍용자동차가 고객과 협력업체 등 이해관계자들에게 신뢰를 회복하고 조기에 경영 정상화될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허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