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석현 SK해운 사장이 비정규직 선원 600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해운업이 불황이자만 SK해운이 흑자로 전환해 여유가 생기자 선원들의 요구를 수용했다. 최태원 회장과 김창근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의 지원도 한몫을 했다.
▲ SK해운 백석현 사장
SK해운은 연말까지 예비선원 170명도 정규직으로 전환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이렇게 되면 정규직 전환 인원은 총 800여 명에 이른다. 이번에 정규직으로 전환된 선원들은 신분이 보장되고 임금도 10% 안팎으로 오른다.
SK해운은 우선 LNGC에 승선중인 선원에 대해 정규직 전환조처를 취했다. LNGC는 액화천연가스운반선을 말한다.
해운회사들은 그동안 선원관리업체에 위탁해 비정규직 형태로 선원을 고용해왔다. SK해운 관계자는 "이번에 정규직 전환으로 선원들이 높아진 주인의식을 품고 선박 안전운항을 하고 한층 높아진 수준의 선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해 실적개선에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김두영 SK선원노조 위원장은 “지난 5년 동안 지속적으로 정규직화를 요구했다”며 “최태원 회장과 김창근 의장 등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과감한 결단을 내려줬다"고 말했다. SK그룹은 '기업경영의 주체는 사람이며 사람의 능력을 어떻게 개발하고 활용하느냐에 따라 기업의 성패가 좌우된다'는 인력관리 철학을 지니고 있다.
선원의 정규직 전환에 상당한 비용이 필요하다. 2012년부터 해운업계 불황으로 SK해운은 그동안 적자를 본 탓에 정규직 전환을 추진하지 못했다. 그러나 올해 1분기 2년 만에 흑자 전환하면서 그나마 여유가 생겼다.
SK해운은 지난 1분기 영업이익 316억 원, 당기순이익 29억 원을 기록해 흑자전환했다. 1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기간 대비 500억 원 이상 개선됐고 지난해 총 영업이익인 124억 원보다 92억 원을 더 많은 것이다.
SK해운의 흑자전환은 장기수송 계약의 비중이 높고 해상급유 사업을 통해 사업구조가 안정적이었기 때문이다. 해상급유는 바다 위에서 항해하고 있는 배에 연료를 보급하는 일이다.
SK해운의 해외법인 역시 최근 실적이 크게 개선돼 흑자전환에 기여했다. SK해운의 싱가포르 및 유럽 현지법인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1분기도 순이익을 기록했다. 특히 런던법인은 지난해 자본잠식상태에 이르렀으나 올해 1분기 순이익으로 전환했다. 런던법인은 2008년부터 꾸준히 매년 1천억 원 정도를 SK해운으로부터 지원받아 왔다.
SK해운은 자산매각을 통해 재무구조도 개선하고 있다. SK해운은 지난달 자회사인 SKB&T 지분 100% 중 45%를 산업은행PE와 도미누스에 824억을 받고 매각했다. SK해운은 지난해 상반기(연결기준) 총차입금이 3조2359억 원이나 되자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자산매각을 추진해왔다.
SKB&T는 원양어선 선단 등을 대상으로 선박운항에 필요한 연료유를 해상에서 공급하는 해상급유사업을 한다. SKB&T는 1987년 해상급유사업을 개시했고 2000년 이후 세계 시장점유율 1위를 유지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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