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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검찰수사'로 롯데그룹 핵심사업 틀어질 위기

백설희 기자 ssul20@businesspost.co.kr 2016-06-10 16: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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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동빈 검찰수사'로 롯데그룹 핵심사업 틀어질 위기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겨냥한 검찰수사로 신 회장이 야심차게 추진해온 롯데그룹의 주요사업들이 틀어질 위기에 놓였다.

당장 롯데케미칼은 인수를 추진하던 미국 화학회사 액시올에 대한 인수계획을 철회했다.

호텔롯데 상장 작업도 차질을 빚게 됐고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수성, 제2롯데월드 완공 등도 타격이 불가피해 보인다.

롯데케미칼은 10일 "롯데가 직면한 어려운 국내상황과 인수경쟁이 과열된 점을 골해 액시올에 대한 인수게획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인수철회를 결정한 데는 액시올에서 가격을 올려달라고 요구한 점이 표면적인 이유로 작용하지만 이날 전격적으로 시작된 검찰수사가 더 크게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허수영 사장은 "인수계획 철회는 아쉽다"며 "그러나 현재의 상황을 감내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날 신동빈 회장 자택과 집무실, 롯데그룹 본사및 계열사 7곳, 일부 핵심 임원 자택 등 17곳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롯데그룹의 계열사 간 자산거래 과정에서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를 포착했으며 이 과정에서 주요 임원의 횡령·배임혐의의 단초를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수사로 호텔롯데 상장이 사실상 물 건너 갔다는 관측도 나온다.

호텔롯데는 원래 26일 상장될 예정이었으나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의 롯데면세점 입점 로비의혹으로 상장이 3주가량 늦춰졌다.

호텔롯데는 1월28일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했는데 상장심사 유효기간이 6개월이기 때문에 늦어도 7월28일까지는 상장을 마무리해야 한다. 이 기간 안에 상장을 마무리 짓지 못하면 호텔롯데는 처음부터 다시 상장 절차를 밟아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오너일가 등에 대한 수사를 이유로 호텔롯데가 증권신고서를 수정해 제출할 경우 기한 안에 상장하기 힘들 수 있다”며 “해외 기업설명회에 참석하기로 돼있던 핵심 임원들도 출국금지를 당한 상태라 상장 작업을 진행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 회장은 호텔롯데 대표이사도 맡고 있다.


기업공개(IPO)를 위한 증권신고서는 제출 후 15영업일 동안 숙려기간을 거쳐 효력이 발생되며 증권신고서 효력이 발생되면 수요예측 등 본격적인 투자자 모집활동을 진행할 수 있다.

호텔롯데가 예정대로 상장을 강행하더라도 기대만큼의 효과는 거두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기업의 최대주주나 최고경영자의 도덕적 흠결은 기업에 대한 신뢰도에 악영향을 미쳐 투자심리를 위축시킬 수 있다.

호텔롯데는 '신영자 리스크'로 이미 희망공모가 범위를 10% 정도 낮춘 상태인데 지금 상태에서 공모를 진행할 경우 추가적으로 공모가를 낮춰야 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신 회장은 호텔롯데 상장을 통해 롯데그룹의 국적과 경영투명성 논란을 해소하려고 했다. 그는 기업공개(IPO)을 위한 설명회에 직접 나설 정도로 호텔롯데 상장에 공을 들였다.

하지만 사실상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는 호텔롯데 상장에 차질이 빚어질 경우 롯데그룹을 지주사로 개편해 지배구조를 투명하게 개편하겠다는 신 회장의 계획도 틀어지게 된다.

이번 검찰수사로 호텔롯데의 월드타워면세점 재탈환 계획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월드타워면세점은 특허 만료로 6월 말 문을 닫는다.

정부가 4월 말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를 추가로 허용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을 때만 해도 기존 사업자인 월드타워면세점의 부활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다.

하지만 신영자 이사장 로비의혹과 함께 신동빈 회장까지 검찰 수사선상에 오르면서 월드타워점 재탈환 가능성은 점차 멀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로비의혹 비자금 의혹 등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롯데면세점은 면세점 특허 심사 기준 가운데 면세물품·매장 관리 역량, 기업이익 사회 환원·상생협력 노력 등에서 부정적 평가를 받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신동빈 검찰수사'로 롯데그룹 핵심사업 틀어질 위기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신 회장은 호텔롯데의 롯데면세점을 글로벌 1위 면세점으로 키우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글로벌 1위 면세점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월드타워면세점 수성이 절실하다.

월드타워면세점은 국내 면세점 가운데 가장 성장률이 높은 곳이다. 월드타워점은 지난해 매출 6112억 원을 냈다. 2014년보다 26.79% 늘어났다.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특허 재심사를 앞두고 “1조 원 이상을 투자해 월드타워점을 동북아 랜드마크 면세점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내놓기도 했다.

신 회장이 주도적으로 추진한 제2롯데월드 마무리 작업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제2롯데월드는 12월22일 완공을 앞두고 있다.

검찰은 롯데그룹 임직원들이 제2롯데월드 건축 등 과정에서 수십억 원대 비자금을 조성한 단서를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수사의 초점이 제2롯데월드에 맞춰질 경우 완공은 물론이고 앞으로 사업추진에도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제2롯데월드는 시행사인 롯데물산의 노병용 대표가 가습기 살균제 문제로 구속될 위기에 놓여있어 더욱 위태롭다. 노 대표는 롯데물산을 맡기 전 롯데마트에서 근무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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