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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치킨 열풍이 던진 의문, 프랜차이즈 치킨은 왜 비싼가

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 2022-08-19 15: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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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치킨 열풍이 던진 의문, 프랜차이즈 치킨은 왜 비싼가
▲ 대형마트의 초저가 치킨 열풍이 남긴 성과는 가맹점이 아닌 치킨 프랜차이즈 본사만 배를 불리고 있다는 비판을 공론화한 것이라는 말이 소비자들 사이에서 나온다. 사진은 8월18일 서울 성동구 이마트 성수점에서 시민들이 치킨을 구매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대형마트의 ‘초저가 치킨’ 열풍이 던진 화두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 중 소비자들의 관심이 쏠린 화두는 단연 ‘프랜차이즈업체의 치킨은 도대체 왜 비싼가’이다.

가맹점이 아닌 프랜차이즈 본사만 배를 불리고 있다는 비판을 공론화한 것이 이번 초저가 치킨의 열풍이 남긴 의도하지 않은 성과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실제 프랜차이즈 치킨이 비싼 이유가 본사의 '폭리' 때문일까? 프랜차이즈 본사들은 어떻게 돈을 버는지 들여다봤다.

19일 치킨 프랜차이즈업체들의 수익 구조를 살펴보면 크게 개설비와 상품공급 수수료로 나눠진다.

개설비는 가맹점주가 가맹점을 열 때 본사가 받는 수수료다. 가맹점사업자가 운영권을 부여받아 가맹사업에 착수하기 위해 가맹계약 시 최초 1회 본사에 지급하는 가맹비가 대표적이다.

개설비에 포함된 교육비도 이와 같은 성격이다. 교육비는 가맹점사업자와 가맹점 종업원 교육의 대가로 본사가 받는 비용이다.

프랜차이즈 본사들은 인테리어 비용과 초도 상품비도 개설비 명목으로 받는다. 간판과 내부 인테리어뿐 아니라 매장에서 쓰이는 브랜드 로고가 새겨진 그릇과 접시, 조리도구 등을 판매함으로써 본사는 매출을 낸다.

하지만 이는 모두 일회성 수익이다. 프랜차이즈 본사는 상풍공급 수수료로 대부분의 매출을 내고 있다.

상품공급 수수료라 함은 우리가 먹는 치킨을 만드는데 들어가는 원자재와 부자재를 말한다. 치킨을 만드는데 쓰는 생닭(육계)과 치킨을 튀기는데 쓰이는 전용유뿐 아니라 치킨무와 소스 등이다.

가맹점주들은 프랜차이즈 본사에서 이런 원·부자재를 무조건 구입해야 한다. 설령 다른 유통업체에서 싸게 판다고 하더라도 이를 구입해 치킨을 만들 수 없다. 

본사는 광고비 분담금도 요구한다. 흔히 광고는 본사가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가맹업주들에게도 광고비와 홍보비, 판매촉진비 등을 놓고 일정 비율의 금액을 분담하도록 하고 있다. 마케팅 활동을 함께한다는 명목이다.

이 밖에도 본사는 가맹점주에게 브랜드 사용료를 요구한다. ‘우리 업체의 간판을 달고 영업하니 내야 하는’ 수수료다. 가맹점주들은 본사에 이를 정기적, 또는 비정기적으로 지급하고 있다.

이 중 가장 많은 이익이 남는 장사는 바로 상품공급 수수료다.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만 봐도 알 수 있다. 

교촌에프앤비는 100% 자회사로 계림물산과 비에이치앤바이오, 케이앤피푸드 등을 두고 있다.

계림물산은 교촌치킨에서 판매되는 살살치킨, 트러플치킨, 허니콤보의 닭고기를 공급하는 회사다. 케이앤피푸드는 각무와 벌크무를 생산하며 비에이치앤바이오는 간장소스와 레드소스, 허니소스, 칠리소스 등을 교촌치킨에 납품한다.

비에이치앤바이오는 올해 상반기에 매출 166억 원, 영업이익 36억 원을 냈다. 영업이익률이 무려 21.7%다. 이 회사는 2020년과 2021년에도 영업이익을 각각 99억 원, 94억 원 냈으며 당시 영업이익률은 32%, 27.7%였다.

통상 제조기업들이 영업이익률 5% 안팎을 거두는 것과 비교하면 매우 높은 수준이다. 영업이익률이 10% 이상만 되도 알짜기업이라는 평가를 받는 것이 일반적이다.

케이앤피푸드 역시 올해 상반기에 매출 75억 원, 영업이익 10억 원을 내 영업이익률 13.9%를 기록했다. 지난해와 2020년의 영업이익률은 각각 16.6%, 17.4%였다.

계림물산은 2020년만 해도 영업손실을 냈지만 2021년과 2022년 상반기에는 영업이익률로 각각 8.3%, 9.8%를 보였다.

교촌에프앤비가 자회사들을 통해 높은 영업이익을 가져간다고 볼 수 있는 대목들이다.

BBQ를 운영하는 제너시스BBQ도 비슷한 사업구조를 가지고 있다.

제너시스BBQ는 에이치와이인터내셔널이라는 회사를 통해 가맹점에 닭과 올리브유 등을 공급한다. 제너시스BBQ가 이 회사의 지분 100%를 들고 있다.

에이치와이인터내셔널은 2021년에 매출 587억 원, 영업이익 23억 원을 냈다. 영업이익률이 높은 편은 아니지만 수 년 동안 안정적으로 흑자를 내고 있다.

에이치와이인터내셔널은 과거 ‘통행세 논란’을 빚은 회사이기도 하다. 

2017년 7월 에이치와이인터내셔널이 가맹점에 올리브유를 납품하는 중간 단계에 끼어들어 일정 마진을 얻고 있다는 이른바 ‘통행세’ 의혹이 제기되며 논란이 됐다.

애초 BBQ는 올리브유를 롯데푸드에서 사와 가맹점에 공급하는 구조를 갖추고 있었는데 올리브유 납품업체를 바꾸면서 에이치와이인터내셔널이라는 업체가 끼어들었고 이에 따라 일부 마진이 이 회사로 들어가고 있다는 것이었다.

당시 에이치와이인터내셔널은 윤홍근 제너시스BBQ그룹 회장의 가족이 지분 100%를 가진 기업이었다는 점에서 논란은 더욱 거셌다. 이른바 ‘일감 몰아주기’를 했다는 의미와 같기 때문이다.

제너시스BBQ그룹은 이 논란이 불거질 무렵 에이치와이인터내셔널을 제너시스BBQ의 100% 자회사로 편입해 현재와 같은 사업구조를 갖추고 있다.

bhc 역시 가맹점주들에게 원재료를 공급하면서 수익을 내고 있다. bhc는 별도의 계열사를 통하진 않지만 본사가 직접 원자재와 부자재를 가맹점에게 공급함으로써 20% 안팎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결국 치킨 프랜차이즈 본사의 사업구조가 치킨 가격의 상승을 불러왔고 '치킨 가격 2만 원 시대'를 열어 대형마트의 초저가 치킨 열풍까지 이어졌다는 것이 일반 소비자들의 시각이다.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업주들의 시각도 비슷하다.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사장이다’를 보면 “발품을 팔면 좀 더 싼 가격에 원재료를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있지만 가맹점 본사의 제품만을 써야 하기 때문에 이익을 많이 낼 수 없는 구조다”며 “개인적 거래가 원칙적으로 막혀 있으니 답답한 상황이다”는 뉘앙스의 글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가맹점주의 부담을 늘리는 요인은 본사와의 거래 뿐만이 아니다. 임대료와 배달료, 인건비 등을 감안하면 현재 2만 원 안팎의 치킨 가격만으로도 흑자를 내기 만만치 않다는 글도 커뮤니티에 상당수 올라와 있다.

이와 관련해 일반 소비자들은 “브랜드는 브랜드만의 맛이 있고, 모든 소비자가 당당치킨의 가격을 원하지는 않는다”며 “하지만 치킨 2만 원은 선을 넘은 것이고 배달비까지 별도라는 점을 고려하면 선을 많이 넘은 것이다. 치킨 가맹점주들이 그렇게 만든 것은 아니겠지만 그런 이유까지 소비자가 알 필요는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남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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