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투자자는 한국 주식시장을 움직이는 큰 손이죠. 한때 외국인투자자의 매수 매도 방향을 따라 투자하는 기법이 유행한 것도 괜한 일은 아닐 것입니다. 오늘 나는 이 종목을 담고 저 종목을 던졌는데, 외국인투자자는 어땠을까요. 증시 돋보기가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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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일 장중 외국인투자자의 순매도 순매수 상위 종목. |
[비즈니스포스트] 외국인투자자가 국내 전기차배터리 관련주를 많이 담았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인플레이션 완화법(IRA)에 서명하면서 국내 전기차배터리 관련주가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매수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기아와 현대차 주식은 순매도했다.
인플레이션 완화법에 따라 기아와 현대차의 전기차가 미국에서 보조금을 받을 수 없다는 소식이 악재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17일 국내 주식 정규시장(장 마감 뒤 시간외거래 미포함)에서 외국인투자자의 순매수 상위 종목 1위부터 3위를 전기차배터리 관련주가 차지했다.
외국인투자자는 이날 엔앤에프 주식을 가장 많이 순매수했다.
외국인투자자는 엘앤에프 주식을 1214억 원어치 사고 337억 원어치 팔았다. 순매수 규모는 877억 원으로 집계됐다.
엘앤에프 주가는 5.21%(1만2700원) 오른 25만6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가 외국인투자자의 순매수 상위 종목 2위와 3위에 올랐다.
외국인투자자는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주식을 각각 306억 원과 209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주가는 각각 1.52%(7천 원)과 0.47%(3천 원) 내린 45만3500원과 62만9천 원에 장을 마쳤다.
외국인투자자는 LG에너지솔루션 주식을 7월25일부터 17거래일 연속 순매수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인플레이션 완화법 서명이 국내 전기차배터리 관련주를 향한 투자 확대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인플레이션 완화법은 에너지 안보와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향후 10년 동안 신재생에너지산업 등에 3690억 달러(약 480조 원)를 투자하는 내용을 뼈대로 한다.
법안에는 2022년부터 전기차 신차 구매자에게 최대 7500달러의 세금 혜택을 제공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는데 중국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는 보조금 지원을 받을 수 없어 국내 2차전지 관련 업체의 수혜가 예상된다.
이 밖에 현대모비스(164억 원), SK하이닉스(160억 원) 등이 외국인투자자의 순매수 상위 종목 5위 안에 들었다.
외국인투자자는 이날 국내 주식시장에서 장중 364억 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전날에 이어 2거래일 연속 순매수 흐름을 이어갔다.
외국인투자자가 가장 많이 순매도한 종목은 기아로 나타났다.
외국인투자자는 기아 주식을 264억 원어치 순매도했다. 158억 원어치를 사고 422억 원어치를 팔았다.
기아 주가는 4.02%(3300원) 하락한 7만8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인플레이션 완화법이 기아를 향한 외국인의 투자심리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인플레이션 완화법 시행에 따라 앞으로 한동안 현대차와 기아의 전기차는 미국에서 보조금 혜택을 받을 수 없다.
인플레이션 완화법이 미국에서 최종 생산된 전기차에만 보조금 혜택을 주도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와 기아는 현재 미국에서 아이오닉5, 코나EV, EV6 등을 판매하고 있는데 모두 한국에서 생산해 수출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현재 미국에서 전기차 생산시설을 구축할 계획을 세웠으나 2025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외국인투자자는 이날 현대차 주식도 34억 원어치 순매도했다. 외국인투자자가 현대차 주식을 순매도한 것은 7월26일 이후 15거래일 만이다.
현대차 주가는 3.80%(7500원) 내린 19만 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 밖에 삼성전자(-241억 원), SK텔레콤(-236억 원), 에스엠(-231억 원), 박셀바이오(-175억 원) 등이 외국인투자자의 순매도 상위 종목 5위 안에 들었다. 이한재 기자
▲ 17일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투자자는 장중 엘앤에프 주식을 가장 많이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 화면 갈무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