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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온 상반기 최대실적 거둬, 허인철 '법인 수장 교체' 승부수 통했다

신재희 기자 JaeheeShin@businesspost.co.kr 2022-08-17 15:4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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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오리온이 상반기 최대실적을 달성하면서 허인철 오리온 부회장의 인재 기용이 재조명되고 있다.

허 부회장은 지난해 말 오리온의 한국·중국·베트남 법인장을 연구개발(R&D)과 해외 현지 전문가로 각각 교체하고 원가관리에 나섰는데 이 전략이 주효해 각 법인의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졌다.
 
오리온 상반기 최대실적 거둬,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71924'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허인철</a> '법인 수장 교체' 승부수 통했다
▲ 오리온이 상반기 최대실적을 달성했다. 허인철 부회장(사진)이 법인장을 교체한 것이 주효했다.

17일 증권업계의 분석을 종합하면 오리온의 해외사업은 추가로 수익성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경신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 대외변수와 관련된 우려가 최근 주가에 반영된 바 있으나 영업실적을 통해 기우임을 보여주고 있다"며 "비용부담이 높은 시기이지만 오리온은 각 지역에서 시장 상황에 맞는 전략을 기반으로 한 영업실적 개선이 모두 유효하다"고 평가했다.

장지혜 DS투자증권 연구원도 “베트남에서는 원가 부담 상승에도 고마진 제품 판매 확대에 따른 수익성 개선도 긍정적이다”며 “러시아에서는 뜨베리 신공장 완공에 따른 하반기 실적 성장도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오리온은 2022년 상반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1조2805억 원, 영업이익 1983억 원을 거뒀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16.0%, 영업이익 26.3% 각각 늘어난 것이다.

오리온의 이같은 실적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곡물가 및 유가 등의 상승으로 식품업계의 수익성 악화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이룩한 성과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허 부회장은 지난해부터 △원재료 공급처 확대 △글로벌 통합구매 △공정 효율화 작업 등을 추진해 원가율 상승폭 최소화에 주력했다.

해외사업 성장과 수익성 경영 기조를 동시에 달성 하기 위해 허 부회장은 지난해 말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오리온은 지난해 12월 2022년 오리온그룹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한국법인 대표이사에 이승준 사장을 비롯해 중국법인 대표이사에 김재신 부사장, 베트남법인 대표이사에 박세열 전무를 각각 배치하고 연구개발과 현지화 전략에 힘을 줬다.

한국 사업을 맡은 이승준 사장은 1989년 오리온에 입사한 식품개발 전문가이다. 상품개발팀장, 중국법인 연구개발부문장을 거쳐 2020년부터 오리온 글로벌연구소장을 지내면서 ‘꼬북칩’, ‘닥터유 단백질바’, ‘마켓오네이처 오!그래놀라’ 등 국내 히트상품과 중국, 베트남, 러시아 현지를 겨냥한 신제품 개발을 총괄했다.

중국법인 대표에 오른 김 부사장은 1990년 오리온에 입사해 해외 법인의 생산과 연구개발 분야에서 활동했다. 중국법인 랑팡공장장을 역임한 뒤 베트남법인 연구소장, 대표이사를 맡으며 쌀과자 ‘안’, 양산빵 ‘쎄봉’ 등 제품을 개발해 베트남법인의 성장세를 이끌었다.

베트남법인 대표를 맡은 박 전무는 2000년 오리온 입사 이후 한국법인 경영지원부문장, 중국법인 지원본부장 등을 지내면서 현지화 전략을 추진한 인물이다.

이어 허 부회장은 올해 3월 말 열린 주주총회에서 “위기는 곧 기회라는 생각으로 제품력, 효율, 수익성 위주의 경영으로 지금의 상황을 슬기롭게 대처하겠다”고 경영 방향성을 분명히 했다.

제과업계 일각에서는 오리온의 지난해 말 인사를 두고 의외라는 시선이 나오기도 했다. 

이경재 전 오리온 대표이사는 1983년부터 오리온에 몸을 담은 영업분야의 전문가이다. 이 전 대표는 2015년부터 6년 동안 오리온 한국법인을 이끌면서 제과업계 1위 다툼에서 롯데제과에 우위를 점하고 오리온의 국내 실적 부진을 해소하는 등 성과를 내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 오리온 주요법인의 실적이 성장하면서 허 부회장의 판단은 틀리지 않았음이 입증됐다.

중국법인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2.7% 늘어난 852억 원을 기록했고 베트남법인은 40.7% 증가한 331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한국법인의 영업이익은 5.3% 성장한 696억 원, 러시아법인은 54.0% 성장한 116억 원을 각각 달성했다.

이처럼 중국법인과 베트남법인의 영업이익 성장이 두드러진 가운데 한국법인과 러시아법인도 전체 실적을 든든하게 받쳤다.

중국에서는 5월 코로나19에 따른 봉쇄조치가 해제된 뒤 영업활동에 집중하면서 원재료 공급처 다변화와 프로모션 축소 등을 통해 이익률을 높이는 데 주력했고 베트남에서는 신제품 출시에 속도를 내면서도 효율화된 비용구조를 구축한 것이 호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박은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오리온은 국내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 전면해제 이후 오프라인 비롯해 모든 채널에서 출고가 늘어났다"며 "중국에선 탁월한 위기 대응 능력을 입증했다"고 평가했다.

허 부회장은 앞서 2016년 생산과 물류 부문에서 포스(판매시점 정보관리 시스템) 데이터를 통해 소비자 트렌드를 분석한 뒤 생산·판매 계획 수립에 반영하는 ‘데이터 경영’을 도입했다. 2017년에는 연구개발과 품질안전, 원료, 생산설비 등을 통합관리하기 위한 글로벌 통합관리 시스템도 구축했다.

허 부회장의 수익성 강화 전략에 힘입어 오리온의 영업이익률은 식품업계의 평균 영업이익률 5%대보다 월등히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오리온의 영업이익률은 2017년 10%에서 2020년 17.4%로 높아졌다. 2021년에는 원재료비 및 물류비가 급등한 상황에서도 15.8%의 영업이익률을 달성했다. 신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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