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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과 우리금융 파생결합상품 3라운드, 치열한 법적공방 예상

조윤호 기자 uknow@businesspost.co.kr 2022-08-16 15: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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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파생결합상품(DLF) 사태 관련 문책경고 등 처분 취소청구소송 3심에서 치열한 법적 공방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이번 3심 재판을 통해 금융회사의 내부통제 의무를 못박고 관련 법리를 확실히 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금감원과 우리금융 파생결합상품 3라운드, 치열한 법적공방 예상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16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에 검찰 출신 이 원장이 취임한 만큼 우리금융지주 관련 재판에서 금감원이 더 공격적 자세를 취할 것이란 시선이 나온다. 

금감원은 앞서 11일 손 회장의 파생결합상품 관련 징계취소소송에 대한 상고 결정을 놓고 “상고 여부에 관한 면밀한 검토와 법률자문을 거쳐 심사숙고해 결정했다”며 “개별 소송 건에 관한 대응차원을 넘어 향후 국내 금융산업 전반의 내부통제 수준을 높여나가기 위한 법적, 제도적 기반을 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파생결합상품과 관련해 우리금융지주의 1, 2심 판결과 하나금융지주 1심 판결 내용이 서로 엇갈려 이번 상고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두 금융지주가 모두 같은 파생결합상품 사태와 관련해 징계를 받았음에도 우리금융지주는 징계 취소를, 하나금융지주는 징계를 받게 된 점이 법리적으로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금감원은 이번에 대법원의 최종 판결을 받아 금융회사 내부통제기준 의무에 관한 법리를 확립하겠다는 계획을 세워 놓고 있다. 

이에 따라 손 회장은 7월에 열린 2심 재판에서 승소해 한숨 돌린 것처럼 보였지만 이제 대법원의 최종 판단을 기다리게 됐다. 

손 회장의 임기는 2023년 3월 주주총회까지다. 우리금융지주가 올해 상반기 최대 실적을 거두고 손 회장이 1심과 2심에서 모두 승소함에 따라 연임이 가능할 것이라는 시선이 나왔지만 이번 대법원의 판단을 긴장하며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으로부터 문책경고 이상의 징계를 받은 금융회사 임원은 현직 임기를 마칠 수는 있지만 이후 3년 동안 금융 관련 회사에 취업할 수 없기 때문이다.

금감원이 우리금융지주와 관련해 대법원 상고를 결정한 것은 우리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 모두 내부통제가 미흡했음에도 판결이 엇갈렸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1심 판결에서 우리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 둘 다 내부통제가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두 회사의 판결이 갈린 것은 우리금융지주는 파생결합상품을 고객에게 판매할 당시 위험을 고지한 점을 인정받아 징계가 취소됐으며 하나금융지주는 그 부분이 미흡해 징계가 유지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금융지주는 이와 관련해 7월 열린 2심 첫 변론에서 하나은행의 내부통제가 실효성이 있다는 점을 중점적으로 주장했다. 

그러나 금감원은 두 은행뿐만 아니라 국내 금융회사 대부분이 내부통제에 미흡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11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제3차 민당정 간담회 및 디지털자산특별위원회 출범식’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몇 년 전 파생결합상품 불완전판매 후 우리은행 횡령, 외환거래 등 내부통제 이슈가 계속 나오는데 정리를 못했다”며 “법적 기준을 빨리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금융회사의 자정 능력이 크게 부족한 것으로 바라본다. 

그는 “파생결합상품 사태 이후 그렇게 반성을 한다고 했지만 국내 금융기관들이 이해관계를 추구하고 동조화하는 것은 여전했다”며 “금감원장이자 원고로서 ‘(상고까지 해서) 이렇게 까지 (재판을) 길게 끌어야 하나’ 고민한 것도 사실이지만 피고(손 회장)는 개인이자 금융생태계를 담당하고 있는 지주의 일원이니 (이번 재판이) 중요한 내부규정 기준이 될 수 있겠다는 공감대가 있었다”고 말했다.

우리금융지주는 그동안 내부통제 수준을 끌어올리는 데 공을 들여왔다.  

우리금융지주는 2020년 금융소비자보호조직을 신설해 그룹 금융소비자보호 업무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수행하게 했다. 은행장 직속 독립 조직으로 금융소비자보호그룹을 만들어 고객 보호 업무의 전문성과 독립성을 강화해왔다. 

2021년에는 고객에 소개할 상품의 안전성을 강화하기 위해 자산관리그룹 투자상품전략부에 상품전략팀도 만들었다. 전문 애널리스트로 구성한 투자전략팀이 경쟁력 있는 상품을 공급한다. 

우리금융지주는 은행연합회가 2021년 11월 발표한 '은행권 표준내부통제기준'을 받아들여 보완하는 작업을 올해 안으로 마무리할 계획을 세웠다. 

우리금융지주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파생결합상품 배상과 관련해 금감원의 분쟁조정안도 수용했고 배상을 위한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다”며 “지난해 3월 시행한 금융소비자보호법에 맞춰 고객케어센터를 통한 리스크 관리 및 판매점검 기능을 강화하고 상품판매 프로세스의 디지털화, 인공지능(AI) 기반 완전판매 프로세스 구축 등 내부통제 강화를 위해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파생결합펀드 소송은 2019년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은 미국, 영국, 독일 채권금리와 연계한 파생결합펀드를 약 8천억 원어치 판매한 것과 관련됐다. 

2019년 하반기 세계 채권금리가 급락하며 파생결합펀드에 손실이 발생했고 금감원은 판매 과정에서 고객에 위험을 제대로 고지하지 않았다며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에 그 책임을 물어 징계했다. 

이에 손 회장은 법원에 징계취소청구소송을 냈고 지난해 8월 1심, 올해 7월 2심에서 징계가 취소됐다. 조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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