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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고시대가 온다] 자재값 올라 도시정비 곳곳에서 건설사와 주택조합 갈등

박혜린 기자 phl@businesspost.co.kr 2022-08-15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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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고시대가 온다] 자재값 올라 도시정비 곳곳에서 건설사와 주택조합 갈등
▲ 건설업계가 자재값 상승 등에 따른 공사비 갈등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시멘트 값이 또 오른다. 

건설업계는 자재비용에 더해 고물가와 고금리로 금융이자, 인건비 상승 문제에도 직면해 있다.

상반기 도시정비시장의 최대 화두였던 공사비 갈등 사태가 더욱 확산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자재값 급등의 여파는 착공 사업장뿐 아니라 도시정비 시공사 선정 단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근 도시정비시장에서는 입찰과정에서부터 건설사와 조합이 적정 공사비를 두고 힘겨루기를 하는 사례가 심심찮게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으로 재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부산 해운대구 우동3구역은 ‘부산의 강남’이라는 입지조건에 사업규모도 1조 원에 이르는 대형 사업장인 데도 입찰이 다섯 차례나 유찰됐다.

결국 8월 여섯 번째 현장설명회까지 연 끝에 단독으로 참여한 현대건설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해 수의계약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

우여곡절 끝에 현대건설 ‘디에이치’ 브랜드를 얻어내기는 했지만 조합의 입맛은 씁쓸할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우동3구역은 부산 재개발 ‘대장’ 대우를 받았는데 입찰 흥행은 커녕 경쟁입찰도 성사되지 않았다. 5차까지 끌고 간 입찰에서도 결국 조합이 기존 입찰조건을 조정하면서 현대건설과 도장을 찍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경기 성남시 재건축, 재개발 사업장들도 공사비 문제로 시공사 선정에 속앓이를 하고 있다.

시멘트 등 건설 자재값이 계속 상승세를 보이면서 대형 건설사들도 입찰에 방어적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 성남시 구도심의 ‘알짜’ 재개발단지로 평가받는 수진1구역은 앞서 지난 4월 1차 입찰에 이어 최근 마감한 2차 입찰에도 건설사가 아무도 참여하지 않았다.

수진1구역은 성남시 수정구 수진동 일대 사업장으로 서울 송파구와 위례신도시 등에 가까워 위치가 좋다. 사업장 규모로도 공동주택 5259가구, 오피스텔 312가구 등 모두 5571가구의 대단지로 대형 건설사들의 관심도 높았다.

하지만 공사비 문제가 발목을 잡았다.

수진1구역은 3.3㎡당 공사비로 495만 원을 제안했는데 이를 두고 건설사들이 손사래를 친 것이다.

현대건설, 대우건설, DL이앤씨, SK에코플랜트 등은 1차와 2차 현장설명회 등에 지속적으로 참여하면서도 막상 입찰에는 나타나지 않았다.

이에 수진1구역은 2차 입찰에서는 3.3㎡당 공사비를 510만 원으로 높였지만 여전히 건설사들은 사업성이 나오지 않는다고 판단하는 분위기다.

같은 성남시의 신흥1구역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신흥1구역은 올해 초 시공사 입찰을 위한 현장설명회부터 건설사들이 아무도 참여하지 않는 이례적 상황이 연출됐다. 신흥1구역은 세대수가 4184세대에 이르는 대단지이지만 공사비를 3.3㎡당 495만 원으로 제시하면서 건설사들이 등을 돌렸다.

신흥1구역도 최근 공사비를 510만 원 수준으로 올리면서 2차 현장설명회에 GS건설, DL이앤씨, 코오롱글로벌, 제일건설 등이 참여했다. 신흥1구역은 오는 18일까지 입찰을 마감하고 이번에는 시공사 선정에 성공하겠다는 의욕을 보이고 있다.

건설사와 조합이 공사비를 두고 합의점을 찾지 못해 이미 진행 중이거나 체결한 시공계약이 어그러지는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경기 성남 매화마을2단지는 최근 삼성물산·GS건설 컨소시엄에 우선협상대상자 지위 해지를 통보했다. 

컨소시엄 사업단과 조합은 본계약 협상 과정에서 자재값 상승분을 공사비에 반영하는 문제를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업계에 따르면 조합은 3.3㎡당 630만 원 수준의 공사비를 제안했고 사업단은 720만~730만 원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전 중구 용두동2구역 재개발 사업장은 공사비 문제로 시공사가 바뀌었다. 

용두동2구역 재개발조합은 기존 시공사였던 아이에스동서와 공사비에 합의하지 못하면서 계약을 해지하고 새로운 시공사를 선정했다.

올해 하반기에 건설공사 현장은 치솟는 자재값에 따른 공사비 갈등 불씨를 안고 갈 것으로 보인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2022년 상반기 대표적 건설자재인 시멘트와 아스콘(아스팔트 콘크리트) 가격이 둘 다 30% 넘게 뛰면서 20년 사이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박철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철근 같은 금속자재는 수요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크지만 시멘트와 아스콘은 한 번 상승하면 가격 하락까지 시간이 걸린다”며 “이에 따라 비금속 자재가격 상승에 따른 부담은 하반기까지 이어져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바라봤다.

국내 주요 시멘트업체들은 당장 9월에도 시멘트 가격을 11~15% 추가 인상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자재값 상승은 건설사와 조합뿐 아니라 현장 파업사태로도 확산하고 있다.

건설업계는 이미 6월과 7월 자재값, 운송비 등 비용 증액 관련 갈등으로 철근콘크리트연합회, 레미콘운송노조와 화물연대 등의 파업사태를 겪어왔다.

최근에는 시멘트값 인상을 두고 또다시 시멘트업계와 시멘트를 주요 원료로 쓰는 레미콘업계가 부딪히고 있다.

이런 업계의 갈등과 마찰은 공사중단으로 이어지고 결국 건설사 공사비에 부담을 가중시킨다.

현재 서울 도시정비시장의 공사비는 큰 폭으로 올라있다. 서울 용산구 한남2구역 재개발조합은 3.3㎡ 공사비를 770만 원으로 책정했다. 서울 종로구 사직제2구역 재개발사업과 정릉골 재개발사업도 3.3㎡당 공사비가 770만 원 수준이다. 박혜린 기자
[편집자 주]

고유가, 고금리, 고환율. 이른바 '3고 시대'의 파도가 밀려온다. 경기후퇴 가능성과 맞물려 3고 현상이 쓰나미로 커져 자칫 한국경제를 휩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고유가가 촉발한 원자재가격 상승은 팔아도 남는 게 없는 상황을 만들고 있다. 고금리는 미래를 대비한 투자를 망설이게 만들고 고환율은 증시를 휘청이게 한다.

기업들은 비상이 걸렸다. 우선 3고의 파도를 넘고 미래를 위한 대비도 해야 한다. 가계도 위기에 놓이긴 마찬가지다. 현명하게 대처하지 못하면 자산을 불리기는커녕 하우스푸어가 되거나 깡통 주식계좌를 떠안기 십상이다.

지나가는 세 사람 중에 반드시 스승이 있다고 했다. 여러 기업들의 상황과 대응을 살펴 3고 시대 생존법을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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