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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부통령 해리스 '대명사 소개' 논란, 미국 동성혼 보호법 상원 곧 표결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22-08-02 10:5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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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부통령 해리스 '대명사 소개' 논란, 미국 동성혼 보호법 상원 곧 표결
▲ 카말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공식석상에서 성소수자 정체성을 지지하는 태도를 보인 점을 두고 정치권과 온라인상에서 논란이 불붙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카말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공식석상에서 스스로를 소개하며 자신의 대명사를 함께 언급한 점을 두고 미국 정치권과 온라인상에서 찬반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영어권 국가에서 자신의 대명사를 소개하는 일은 성소수자의 정체성을 존중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만큼 해리스 부통령이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에 확실한 입장을 내놓은 셈이기 때문이다.

미국 폭스뉴스는 2일 “카말라 부통령이 자신의 대명사를 소개하는 영상이 널리 퍼진 뒤 미국 의회 상원의원들 사이에서 다양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카말라 부통령은 최근 미국 장애인법 제정 32주년을 기념하는 공식 행사에 참석해 자신을 소개하면서 남들이 자신을 언급할 때 불러주기 원하는 대명사를 ‘그녀(she/her)’라고 지칭했다.

행사에 참석한 다른 사람들도 각자 자신의 이름과 함께 선호하는 대명사를 언급했다.

미국을 비롯한 여러 영어권 국가에서 그, 그녀, 그들 등으로 자신을 부를 때 사용하는 대명사를 이름과 함께 소개하는 일은 성소수자의 정체성을 인정하고 존중한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자신이 성소수자가 아니더라도 대명사 소개를 통해 겉으로 보이는 생물학적 성별과 성소수자가 스스로에 대해 느끼는 성별은 다를 수 있다는 점을 폭넓게 인정한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해당 사안은 아직 미국에서도 종종 찬반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문제에 해당하는 만큼 해리스 부통령과 같은 주요 인사가 자신의 정치적 관점을 확실하게 표현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폭스뉴스에 따르면 여당인 민주당 상원의원들은 대체로 해리스 부통령의 발언에 문제삼을 부분이 없다며 누구든 자신의 정체성을 타인에게 알릴 권리가 있다는 태도를 보였다.

반면 공화당 의원들은 그의 발언이 여러 사람에게 정체성 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거나 부통령이 이미 널리 알려진 자신의 정체성을 공식 석상에서 소개하는 일이 이상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이용자들도 해당 발언이 “미국인들이 전 세계에서 비웃음을 사는 이유”, “굳이 필요하지 않은 설명”이라는 의견을 내놓으며 비판에 가세하고 있다.

다만 해리스 부통령이 모든 공식석상에서 자신의 대명사를 소개하지는 않았던 만큼 장애인법 제정 기념일을 맞아 사회 포용성을 강조하기 위한 발언을 했던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해리스 부통령은 아직 이런 논란에 관련한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미국 정치권에서 성소수자를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해리스 부통령의 태도에 논란이 벌어지는 이유는 현재 바이든 정부와 민주당이 의회 통과를 추진하는 동성혼 관련 법안과도 관련이 있다.

이르면 8월 초 상원의회에서 표결을 앞두고 있는 ‘결혼 존중 법안’은 결혼한 동성 부부가 미국 내 모든 지역에서 혼인 상태를 인정받고 보호받을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미국 부통령 해리스 '대명사 소개' 논란, 미국 동성혼 보호법 상원 곧 표결
▲ 미국 의회 의사당.
미국 하원의회에서 민주당 소속 의원들 가운데 220명, 공화당 의원 가운데 27명이 해당 법안에 찬성하는 태도를 보이며 과반수 동의를 얻었지만 아직 상원의회에서 법안이 통과되지 않았다.

오바마 정부 시절인 2015년 대법원에서 미국 내 모든 주의 동성혼을 인정하는 판결이 나오면서 미국에서 동성혼은 사실상 전면적으로 허용됐다.

그러나 민주당 측은 동성혼 권리를 판례로 인정할 뿐만 아니라 완전히 법제화해 동성 부부의 권익을 법적으로 보호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법안 통과를 추진하고 있다.

공화당 의원들 사이에서 동성혼을 인정할 수 없다는 목소리는 거의 나오지 않고 있지만 일부 의원들은 해당 법안이 미국 전체가 아닌 각 주별로 따로 적용되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따라서 해당 법안이 상원의회에서 다수의 동의를 받을 수 있을지 불투명한 시점이다.

해리스 부통령이 이런 민감한 시기에 성소수자 정체성을 존중한다는 태도를 공식 석상에서 내비친 것은 결국 민주당의 법안 통과 노력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미국 주요 언론도 저마다 동성혼 권리 보호 법안에 목소리를 내며 여론전에 가세하고 있다.

LA타임스는 “상원의원들이 평등한 혼인 권리를 하루빨리 보장해야 한다”며 “대법원에서 이전과 다른 판결이 나온다면 부부가 하루아침에 남남이 될 수 있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고 보도했다.

타임(TIME)은 “현재 동성 부부가 혼인에 대해 갖추고 있는 법적 권리는 아직 불확실하다”며 “공화당 측에서 동성혼을 존중한다며 해당 법안을 반대하는 일은 위선에 불과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폭스뉴스는 해당 법안에 반대하는 의견을 내지 않았지만 “아무도 문제삼지 않는 동성혼 권리 관련 법안보다 인플레이션과 같은 문제 해결에 많은 시간을 들여야 한다”는 마르코 루비오 플로리다 상원의원의 말을 전했다.

루비오 상원의원은 2024년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로 출마할 가능성이 있는 유력 후보로 꼽히고 있다. 그는 2016년 대권에 도전했다가 도널드 전 트럼프 대통령에 밀려 경선을 중단한 적이 있다.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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