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신용보증기금의 새로운 이사장 선임을 위한 인선 작업이 마무리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에서는 대체적으로 이전과 같이 기획재정부 관료 출신이 임명될 것으로 바라보는 가운데 최근 정부 분위기를 고려하면 사상 첫 내부 출신 이사장의 임명 가능성도 충분하다는 시선이 나온다.
▲ 최원목 전 기획재정부 기획조정실장(왼쪽)과 권장섭 전 신용보증기금 전무이사.
31일 금융권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신용보증기금 이사장 인선은 8월 중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
신용보증기금 이사장은 이사장 공모에 응모한 후보자를 대상으로 신용보증기금 임원추천위원회 서류심사, 면접 등을 거쳐 금융위원회에 2명 이상을 추천하는 절차를 거친다.
금융위원장은 추천받은 후보자 가운데 1명을 선정해 임명을 제청하면 대통령이 최종적으로 임명한다.
현재 이사장 인선 작업은 임원추천위원회가 금융위에 2명을 추천하는 단계까지 진행됐다.
신용보증기금 이사장 인선이 상당히 늦어진 상황인 만큼 금융위는 인선 작업에 속도를 낼 가능성이 크다.
윤대희 현 신용보증기금 이사장은 6월4일로 임기를 마쳤지만 아직까지 후임자가 정해지지 않아 이사장 자리를 지키고 있다.
신용보증기금 임원추천위원회는 윤 이사장의 임기 종료에 맞춰 올해 4월1일에 구성됐으나 이후 새 정부 출범, 김주현 금융위원장 임명 지연 등 영향으로 7월 들어서야 이사장 공모를 시작했다.
금융위에 추천된 신용보증기금 이사장 후보 2명은 최원목 전 기획정재부 기획조정실장과 권장섭 전 신용보증기금 전무이사로 전해진다.
금융권에서는 대체적으로 신용보증기금 이사장에 기재부 관료 출신인 최 전 실장이 비교적 우세하다고 본다.
금융공기업은 물론 국내 공공기관에 유관기관 관료 출신이 기관장으로 임명되는 것이 워낙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신용보증기금 이사장 역시 예외는 아니다. 역대 20명의 이사장 가운데 12명이 기재부 관료 출신이다.
최 전 실장은 중대부고,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행시 27회로 공직에 입문해 기재부에서 기획조정실장까지 지낸 정통 경제관료 출신이다.
정부 경제라인 내 인맥도 최 전 실장의 강점으로 꼽힌다.
최 전 실장은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는 고려대 경영학과 79학번 동기다. 추 부총리가 기재부 1차관을 맡았을 때 최 전 실장은 기재부 기회조정실장으로 함께 일하기도 했다.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과도 인연이 있다. 이명박 정부 청와대에서 김 실장이 정책실장 겸 경제수석을 맡았을 때 최 전 실장은 경제금융비서관으로 호흡을 맞췄다.
다만
윤석열 정부가 같은 금융권 공기업인 수출입은행의 은행장 인사에서 변화를 시도했다는 점에서 신용보증기금 이사장 인사 역시 파격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수출입은행은 26일 윤희성 전 수출입은행 부행장이 은행장으로 제청되면서 1976년 출범 이후 처음으로 내부 출신 은행장을 맞았다. 수출입은행장은 기재부 장관이 제청한다.
게다가 금융공기업은 물론 공공기관 전반에 걸쳐 내부 출신 수장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은 상황에서 정부가 공공기관 개혁에도 공을 들이고 있는 만큼 기관장 인선에서 이전 정권과 비교해 관료 출신 선호도가 낮아질 것이라는 시선도 있다.
신용보증기금은 1976년 출범 이후 40년 넘게 외부 인사로만 이사장이 임명되온 만큼 어느 때보다 내부 출신 이사장을 원하는 분위기가 강하다.
신용보증기금 최초로 내부 출신 이사장에 도전하는 권 전 이사는 청구고, 경북대 무역학과를 졸업했다. 1986년에 행원으로 신용보증기금에 입사해 2014년 상임이사로 승진해 임원이 됐다.
상임이사가 된 뒤에도 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다양한 정책 개발에 공을 들였고 그 공로를 인정받아 2017년에 대통령표창을 받았다.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