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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서명만 남은 미국 반도체지원법, 삼성 SK 웃을 수만은 없는 이유

나병현 기자 naforce@businesspost.co.kr 2022-07-29 15:5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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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서명만 남은 미국 반도체지원법, 삼성 SK 웃을 수만은 없는 이유
▲ 28일 워싱턴포스트 등에 따르면 미국 상원의원에 이어 미국 하원도 찬성 243, 반대 187로 반도체지원법을 통과시키면서 이제 조 바이든 대통령의 서명과 공표만이 남게 됐다.
[비즈니스포스트] 반도체지원법이 미국 상원의회와 하원을 모두 통과하면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기업들도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미국에서 지원을 받은 기업은 중국에서 설비 투자를 확대하는 것이 제한돼 중국에서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난감한 상황에 놓일 것으로 보인다.

미국 현지시각 28일 워싱턴포스트 등에 따르면 미국 상원의원에 이어 미국 하원도 찬성 243, 반대 187로 반도체지원법을 통과시키면서 이제 조 바이든 대통령의 서명과 공표 절차만 남게 됐다.

이번에 통과된 반도체 지원법은 미국 현지에 반도체공장을 건설하는 기업에 520억 달러(약 68조 원)의 보조금을 지원하고 시설투자액의 25%를 세액공제해주는 내용이 담겼다. 세액공재는 향후 10년 동안 최대 240억 달러(약 31조 원)를 지원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에 반도체 투자를 진행하기로 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은 우선적으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삼성전자는 이미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시에서 반도체 공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170억 달러(약 22조 원)를 투자해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파운드리 2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오스틴 지역매체인 오스틴비즈니스저널은 28일 “반도체지원법의 통과는 오스틴 지역에 계획된 일부 대형 반도체 시설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수십억 달러가 삼성전자에 제공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SK하이닉스는 현재 미국에 반도체 공장이 없다. 하지만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7월26일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화상면담에서 미국 반도체 생태계 강화에 15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약속한 만큼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최태원 회장은 미국 워싱턴DC에 있는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공원에서 한국의 칩4 참여와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우리는 하드웨어적 생산능력과 기술역량 등이 뛰어나고 미국은 커다란 시장을 보유하고 있고 소프트웨어적 능력이 뛰어나다”며 “한국과 미국의 장점이 잘 결합하면 저희 경쟁력은 물론 대한민국의 성장에도 상당히 도움이 될 것이다”고 말하기도 했다.

반도체지원법은 애초 걱정했던 것과 달리 미국기업뿐 아니라 외국기업에도 동일하게 적용돼 국내기업들도 수혜를 누릴 수 있게 됐다. 

하지만 미국 정부의 지원금이나 세제 혜택을 받은 기업은 10년 동안 중국에 신규 시설을 짓거나 기존 시설을 확장하지 못한다는 내용이 담기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마냥 웃을 수만은 없게 됐다.

미국 반도체지원법에 기업들의 중국 투자를 제한하는 조항이 포함된 것은 결과적으로 보면 당연한 일로 여겨진다. 반도체지원법 자체가 중국을 견제하고 반도체 패권을 미국으로 가져오기 위한 조치였기 때문이다.

존 코닌 미국 상원의원이 반도체지원법의 통과 직후 “오늘은 시진핑 주석과 중국 공산당에게 좋지 않은 날”이라며 “잠자던 거인 미국이 마침내 깨어났다”고 말한 것을 보면 미국 정부와 의회의 목적을 명확하게 알 수 있다.
바이든 서명만 남은 미국 반도체지원법, 삼성 SK 웃을 수만은 없는 이유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이 윤석열 대통령(가운데) 및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5월20일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공장을 방문하고 있다. <연합뉴스>
하지만 미국의 목적과 달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게는 미국만큼이나 중국도 중요한 시장이자 생산기지다.

한국 반도체 수출량의 60%가 중국(홍콩 포함)이고 현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중국 시안과 우시에 반도체 생산 공장을 두고 있다.

게다가 SK하이닉스는 향후 3년 동안 우시 공장에 2조3940억 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는데 계획대로 진행한다면 미국 반도체지원법에 따른 보조금과 세제혜택을 받을 수 없게 된다.

사실상 국내 반도체기업들이 중국에서 사업을 확장하기 어렵게 된 상황에 놓인 셈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곤란한 상황에 처한 것과 달리 중국 반도체기업들은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한국 기업들을 추격하고 있다.

국제반도체제조장비재료협회(SEMI)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2024년까지 주요 반도체 공장을 약 31곳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는 세계 최대 규모로 같은 기간 미국의 계획(12곳)보다 2배 이상 많다.

중국 정부도 미국처럼 자체적으로 반도체를 생산하기 위해 자국 기업 밀어주기에 열을 올리기 시작한 것이다.

중국 정부는 우선 구공정으로도 제조할 수 있는 중저가형 반도체부터 점유율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을 짜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아직 기술력에서는 한국 반도체기업에 미치지 못하지만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구식 중저가 반도체 시장은 장악할 여지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또 최근에는 중국 SMIC이 7나노 반도체 양산을 시작했다는 소식이 중국언론을 통해 나오기도 했다.

반도체업계는 7나노부터 첨단공정으로 분류하는데 SMIC이 극자외선(EUV) 장비 없이도 이를 성공했다는 것은 중국이 사실상  필요한 모든 반도체를 자체적으로 수급할 수 있는 기반을 다진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7나노 공정을 활용하면 가장 미세공정이 필요한 스마트폰용 모바일 프로세서(AP)도 중국 내에서 생산할 수 있다.

아리사 류 대만경제연구소 수석반도체연구원은 홍콩 매체인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과 인터뷰에서 “SMIC이 7나노 양산에 실제로 성공했다면 TSMC, 삼성전자와 기술격차는 1~2세대 정도일 것”이라며 “SMIC이 7나노 양산에 성공했다는 소식은 미국이 중국 반도체 산업에 더 많은 규제를 촉발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나병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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