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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건설사 소규모 정비시장 진출 가속화, 타운화와 고급화가 '무기'

류수재 기자 rsj111@businesspost.co.kr 2022-07-27 10:3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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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대형건설사들이 중소건설사들의 텃밭인 소규모 정비사업 시장으로 발을 뻗고 있다.

인근 지역을 묶어 브랜드 아파트 단지로 만든다는 청사진을 제시하는 만큼 조합원들의 마음이 흔들릴 수밖에 없다. 사업성이 높으면 하이엔드 브랜드까지 제안하기도 한다.
 
대형건설사 소규모 정비시장 진출 가속화, 타운화와 고급화가 '무기'
▲ 대형건설사들이 대단지 타운화와 고급화 전략을 들고 소규모 정비사업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사진은 대우건설이 지난 6월11일 수주한 서울 서초아남아파트 소규모 재건축사업 조감도. <대우건설>

27일 도시정비업계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정부가 소규모 정비사업의 규제완화를 추진함에 따라 대형건설사들이 더욱 적극적으로 수주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원래 소규모 정비사업은 중소건설사의 텃밭이라 할 수 있었는데 지난해 현대건설, DL이앤씨, DL건설, 롯데건설, SK에코플랜트 등이 잇달아 진출했다. 소규모 정비사업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고 사업성이 높은 곳도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에서 가로주택정비사업은 사업장이 2016년 7곳에 불과했으나 2018년 16곳, 2019년 51곳, 2020년 78곳, 2021년 126곳으로 해마다 크게 늘어왔다.

대형건설사들은 소규모 정비사업을 통해 안정적인 수주 확보뿐 아니라 도시정비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는 효과도 거두고 있다. 여기에다 하이엔드 브랜드 적용을 통한 고급화와 대단지 타운화를 통한 부동산 가치 제고라는 양대 전략을 앞세워 새롭게 열리는 소규모 정비사업 시장을 적극 공략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들어 대우건설도 지난 6월11일 서울 서초아남아파트 소규모재건축사업(공사비 984억 원)을 따내며 소규모 정비시장 진입을 알렸다. 이 사업에 하이엔드 브랜드인 ‘푸르지오 써밋’을 적용했다. 

이는 현대건설이 지난해 12월 하이엔드 브랜드 디에이치를 적용해 서울 대치 비취타운 가로주택정비사업(908억 원)을 수주한 것에 이어 두 번째로 하이엔드 브랜드를 적용한 사례로 파악된다.

SK에코플랜트도 이번 달 24일 수주한 서울 광장동 삼성1차 소규모재건축사업(225세대, 공사비 1017억 원)에 하이엔드 브랜드를 적용할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SK에코플랜트는 8월 하이엔드 브랜드를 출시하기로 했는데 삼성1차 아파트가 고급 아파트의 상징인 ‘한강뷰’를 갖춘 단지인 만큼 적용할 가능성이 높다.

입지가 뛰어난 곳에 하이엔드 브랜드가 적용된 단지를 세워 홍보 효과를 높이고 이를 바탕으로 도시정비 수주전에서 활용하겠다는 계산도 깔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형건설사들은 소규모 정비사업이 추진되는 인근 사업지들을 순차적으로 따내 브랜드 아파트 타운화를 추진한다는 계획도 내놓고 있다. 

대우건설은 지난 9일 창동1구역 가로주택정비사업을 수주했는데 인근에서 추진되고 있는 가로주택정비사업(창동2~10구역)을 추가로 따내 통합 개발을 한다는 전략을 갖고 있다.

DL건설도 서울 석관동 지역에서 인근 가로주택정비사업을 따내 e편한세상 아파트 단지로 타운화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지난해 9월 석관1-3구역(202세대)를 수주한 뒤 이번달 22일 석관1-7구역(273세대) 시공권을 확보했다. 

코오롱글로벌도 부산 대연동에서 가로주택정비사업 3곳을 연달아 따내며 하늘채 타운화를 추진하고 있다. 대연동371-13일원, 대연동 1492-47번지 일원, 대연동 1492-11번지 등 모두 656세대 규모다.

정부는 소규모 정비사업을 주택공급에 적극 활용하기 위해 규제완화책을 내놓고 있다. 이에 따라 소규모 정비사업이 활성화하고 사업성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는 전날(26일) 소규모주택정비법 시행령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개정안에는 5년 이상 주택을 소유하고 3년 이상 거주한 1세대 1주택자는 조합원 지위를 양도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제2종 일반주거지역에서 시행하는 가로주택정비사업 활성화를 위해 ‘15층 이하의 범위에서’라는 문구도 삭제했다. 

현행 투기과열지구에서 소규모 정비사업을 진행할 때 조합설립인가 이후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으로 실거주자의 주택 매매 등에 어려움이 있었다. 

그동안 가로주택정비사업 층수를 15층 이내로 제한함에 따라 사업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꾸준히 있었다. 

소규모 정비사업은 크게 자율주택정비사업, 가로주택정비사업, 소규모 재건축사업 등 3종류로 구분된다. 

소규모 정비사업은 기존 재개발·재건축과 달리 추진위원회 설립 단계가 없고 안전진단 및 정비구역 지정 등이 생략돼 관련 심의를 통합해 한 번에 받을 수 있다. 이에 따라 8년 정도가 소요되는 기존 재개발·재건축에 견줘 사업기간이 평균 2~3년으로 짧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소규모 정비사업도 여러 곳을 따내면 수주잔고를 쏠쏠히 채울 수 있고 도시정비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며 “적극적으로 사업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류수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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