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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거품 꺼지고 해외건설 회복도 더뎌, 건설사들 신사업 다급해져

박혜린 기자 phl@businesspost.co.kr 2022-07-21 16: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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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건설사들이 새로운 수익원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건설사들은 아파트 건설과 해외건설을 양대 주력사업을 삼고 있는데 글로벌 경기침체 등으로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시장 호황기에 실적을 책임져 온 국내 주택사업도 불안하고, 해외건설 쪽도 예상보다 회복이 느리다.
 
부동산 거품 꺼지고 해외건설 회복도 더뎌, 건설사들 신사업 다급해져
▲ 건설사들이 글로벌 경기침체, 금리인상 등 시장 상황에 대응해 국내 주택사업 의존도를 줄이고 새로운 수익원을 마련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사진은 한 아파트 건설현장. <연합뉴스>

2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최근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마진 축소, 주택경기 침체에 관한 우려 등으로 건설기업들을 향한 실적 기대감이 낮아지면서 주가도 악영향을 받고 있다.

현대건설은 올해 상반기 도시정비부문 수주실적이 7조 원에 가까운 데도 불구하고 3월 대통령 선거 뒤 4만9천 원대까지 뛰어올랐던 주가가 7월 들어 3만8천 원대를 보이고 있다. 

GS건설도 지난 3월에는 주가가 4만8천 원대에 이르렀지만 7월에는 2만8천 원대로 내려앉았다. 

다른 대형 건설사들도 주가 전망이 밝지는 않다. 유안타증권은 7월 둘째 주 건설분야 산업리포트에서 현대건설, GS건설, DL이앤씨 등의 목표주가를 적게는 10%에서 많게는 27%까지 하향조정했다.

하이투자증권도 건설산업 2분기 실적 프리뷰 리포트에서 현대건설, GS건설, 대우건설, DL이앤씨 등의 목표주가는 모두 낮춰 잡았다. 

건설산업 경기에 관한 우려가 주가에 먼저 반영되고 있는 셈이다.

시공능력평가 순위 10위권 대형 건설사들은 현재 국내 주택사업 매출 비중이 평균적으로 절반을 넘어선다. 70%까지 차지하는 곳들도 있다. 국내 부동산시장이 침체기에 들어서면 건설사들은 분양을 비롯한 주택사업에서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주택사업 비중이 높으니 기업 전체가 어려움을 겪게 된다. 

게다가 현재 부동산시장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원자재값 상승과 고금리 현상은 세계적 경제 흐름으로 일회성 이슈가 아니다.

이미 2분기 건설사들의 실적 전망에서도 자재 비용 증가에 따른 수익성 감소 조짐이 보이고 있다. 

유안타증권은 2022년 2분기 현대건설, GS건설, 대우건설, DL이앤씨, 삼성엔지니어링 등 5개 기업의 합산 매출을 14조1천억 원, 영업이익은 8136억 원으로 추정했다. 매출은 2021년 같은 기간보다 13% 늘어났지만 영업이익은 2.8% 줄어드는 것이다.

하이투자증권도 2분기 이들 다섯 개 기업의 합산 영업이익이 시장의 기대치를 8.5% 밑돌 것으로 추산했다.

건설사들의 도시정비 수주실적은 화려했지만 재개발, 재건축 사업 진행에 속도가 나지 않으면서 분양 계획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2022년 전국 도시정비 분양 계획 물량은 서울 3만9천 세대를 포함 전국 약 16만 세대였다. 하지만 7월 중순까지 서울의 분양 물량은 3230세대로 올해 목표의 1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했다. 전국으로도 공급량이 2만5천 세대에 그쳤다.

도시정비 등 주택사업은 지금 수주한 사업이 매출에 반영되기까지 최소 2~3년 걸린다는 점을 고려한다고 해도 수도권에서 미분양 물량이 늘어나고 있는 시장 상황과 원자재값 상승 등은 역시 불안한 대목이다.

글로벌 경기침체는 건설사들의 또 다른 주력사업 분야인 해외건설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해외건설협회 등에 따르면 2022년 상반기 국내 건설사의 해외 수주액은 120억3972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4% 감소했다. 최근 국내 건설사들의 주력시장인 중동 등 지역의 발주 증가가 기대되는 상황이지만 아직까지는 회복세가 더딘 모습이다.

원자재값 상승 등이 세계적 이슈라는 점을 생각하면 해외 신규 발주시장뿐 아니라 착공 사업장들에서 원가부담이나 미수금이 늘어날 수 있다는 점도 지적된다.

이에 각 건설사들은 최근 몇 년 동안 이어진 '주택사업 풍년기'가 저무는 것을 대비해 사업다각화를 위한 신사업 육성 등 새 수익원 발굴에 잰걸음하고 있다.

수처리 소형모듈원전 등 친환경사업영역, 건설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모빌리티영역 등 다양한 분야에서 건설사들의 투자, 조직개편에 나서고 있다. 

GS건설은 최근 수처리 기술력을 활용한 친환경 연어양식사업 추진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건설사가 연어양식사업에 뛰어든 것이 생소하다는 시각도 많지만 허윤홍 GS건설 신사업부문 대표 사장이 직접 사업을 진두지휘하는 모습이다.

GS건설은 신세계푸드 등 유통업계와 손잡고 판매채널을 구축하는가 하면 연어사료 개발에도 직접 참여하고 있다. 부산에 대서양 연어 500톤을 생산할 수 있는 연어 양식 테스트베드시설를 짓고 있는데 내년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소형모듈원전, 수소 등 친환경에너지 영역으로 들어가는 진출 흐름도 거세 '골드 러쉬'를 떠올리게 할 정도다. 

삼성물산, 현대건설 등이 소형모듈원전 기술개발, 시장 개척에 힘을 싣고 있는 가운데 최근 DL이앤씨도 캐나다 기업과 손잡고 소형모듈원전사업에 출사표를 던졌다.

모빌리티분야도 건설사들이 새로운 먹거리 사업으로 관심을 두는 분야다. 

대우건설은 올해 5월 항공부품제조사 켄코아에어로스페이스, 드론 개발사 아스트로엑스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도심항공모빌리티(UAM)사업에 진출하기 위해서다. 

코오롱글로벌은 수입차 판매 등 사업을 하던 자동차부문을 인적분할해 모빌리티부문 신설법인을 세운다. 코오롱글로벌 자동차부문은 2012년부터 올해까지 차량 판매실적이 한 해 평균 12% 이상 성장하면서 안정적 수익원 역할을 해왔다. 코오롱글로벌은 별도 법인 신설로 중고차사업 진출 등 모빌리티분야에서 사업영역을 더 넓혀가겠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박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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