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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의 디지털화폐 도입 대비 시중은행도 준비 착착, 상용화는 길 멀어

조윤호 기자 uknow@businesspost.co.kr 2022-07-15 14:3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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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시중은행들이 중앙은행 발행 디지털화폐인 CBDC(Central Bank Digital Currency)의 활용방안을 속속 준비하고 있다. 

아직 실제 상용화까지 갈 길이 멀다는 시선도 있지만 CBDC와 관련된 여러 파생사업 등을 초기에 선점해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것으로 여겨진다. 
 
한은의 디지털화폐 도입 대비 시중은행도 준비 착착, 상용화는 길 멀어
▲ 한국은행이 중앙은행에;서 발행하는 가상화폐인 CBDC 실험을 하고 있다. 한국은행 전경.

15일 신한금융그룹이 발간한 ESG경영보고서를 보면 디지털 금융 역량 강화 부분에 한국은행의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발행을 대비해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화폐 플랫폼 구축을 마쳤다는 내용이 새로 더해졌다. 

신한금융그룹은 4월 디지털자산 공시 및 평가 정보를 제공하는 ‘크로스앵글’과 전략적 지분투자 및 업무협약을 맺고 가상자산 금융 서비스도 개발하고 있다. 

우리금융그룹이 발행한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도 CBDC를 통한 블록체인 사업화에 관한 부분이 추가됐다. 

우리금융그룹은 CBDC 발행 대응 시스템을 구축하는 작업과 NFT(대체불가능토큰) 발행을 통한 사업화 등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이와 함께 블록체인 전문가를 우리금융그룹 자문위원으로 위촉하고 블록체인 및 빅데이터 분야와 관련해 약 700명의 직원을 교육하고 있다. 지난해 6월 숭실대학교와 디지털 전문인력 육성을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을 맺고 인공지능(AI), 블록체인 등을 다루는 교육 과정도 마련했다. 

KB금융그룹도 올해 3월 블록체인 전문기업 '람다256'과 CBDC를 비롯한 블록체인 기반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플랫폼을 구축하고 생태계를 조성해 나가는 업무협약을 맺었다.

하나은행은 지난해부터 포항공과대학교 크립토블록체인연구센터와 함께 CBDC 기술검증을 수행해 왔고 CBDC 도입에 필요한 시스템 구축을 진행하고 있다.

CBDC란 각국 중앙은행이 발행을 검토하고 있는 디지털화폐를 말한다. 민간에서 발행하는 기존 가상화폐와 구별되는 법정통화다. 실물화폐와 동일한 교환비율이 적용돼 가치변동의 위험이 없고 중앙은행이 발행해 공신력을 가진다. 

중앙은행에서는 현재 법정화폐를 찍어내고 있지만 오프라인에서 아무런 자료없이 유통되는 화폐는 추적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이를 디지털화폐로 전환하면 모든 거래의 기록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각국에서는 현재 카드나 온라인결제 등을 보편적으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디지털화폐의 도입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CBDC 발행을 위한 2차 실험 결과를 이달 말까지 발표할 준비를 하고 있다. 3차 실험을 위한 모집 단계도 마쳐 3차 실험도 곧 시작한다.

한국은행은 앞서 진행한 1단계 실험에서 클라우드 모의 환경에서의 CBDC 기본 기능(제조, 발행, 유통 등)이 작동하는 것을 확인했다. 2단계 실험을 통해서는 오프라인 결제 등 추가기능 구현, 개인정보보호 강화기술 등의 적용 가능성을 검증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3차 실험에서 시중은행 및 금융기관 등과 협력해 CBDC의 활용성과 기술검증 확대 실험을 수행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현재 우리은행과 신한은행 등이 3차 실험에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은행은 이와 함께 법률자문단을 통해 CBDC 발행에 따른 법적 문제와 법률 개정 필요사항 등도 검토하고 있다.

현재 한국은행이 CBDC 실험에 속도를 내고 시중은행들도 CBDC 발행에 따른 플랫폼 구축 등을 진행하고 있지만 아직 상용화까지는 갈 길이 멀다는 시선도 나온다.  

예금보험공사가 14일 발표한 ‘BIS, 은행의 암호화폐 익스포져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은행이 CBDC 활용 시스템 개발에 진척을 보이고 점차 암호화폐가 법적 지위를 많이 가지게 될 수록 암호화폐가 은행에 가하는 위험성도 커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예금보험공사는 위험성이 기존 은행에 쉽게 전이되지 않도록 규제 강화와 건전성 관리 및 설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해외에서는 CBDC에 관한 연구진행은 물론 이미 정식으로 도입한 국가들도 속속 나오기 시작했다.

CBDC는 2018년부터 유럽 일부 국가와 아프리카 국가들이 연구를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현재는 바하마, 동카리브, 나이지리아 등이 CBDC를 정식으로 도입해 사용하고 있다. 우루과이 등은 시범운영을 진행하고 있고 유럽연합(EU), 일본, 스웨덴, 튀르키예 등에서는 모의실험이 실시되고 있다. 

반면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 노르웨이, 태국 등은 아직 개념검증을 위한 기초 연구단계에 있다.  

중국은 시범운영을 넘어 올해 안으로 CBDC를 정식으로 도입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한국과 미국, 유럽의 일부 선진국들은 자국의 금융 인프라가 잘 깔려있어 CBDC의 도입이 필요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가상자산 시장이 예상보다 커지고 블록체인을 통한 소비자 정보보호와 탈중앙화 등의 장점이 부각되며 CBDC 관련 연구를 서두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각 국가가 가진 금융 인프라에 따라 CBCD 도입의 필요성과 활용방안이 다르고 금융권, 비금융권, 가계 등 국가 경제 전체가 이해당사자로 얽힌 만큼 사회적 공감대 형성도 필요하다"며 "상용화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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