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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미국 기준금리 역전 눈앞, 코스피 외국인비중 30% 무너진다

이한재 기자 piekielny@businesspost.co.kr 2022-07-14 15:3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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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7월 말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넘어 기준금리를 한 번에 1%포인트 올릴 가능성까지 나오면서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역전이 기정 사실로 여겨지고 있다.

한국 기준금리가 미국보다 낮아지면 코스피시장에서 외국인투자자의 이탈 흐름도 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과 미국 기준금리 역전 눈앞, 코스피 외국인비중 30% 무너진다
▲ 시가총액 기준 코스피 외국인 비중이 2009년 이후 13년 만에 30% 아래로 내려갈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 사진은 14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모습. <연합뉴스>

이에 따라 2009년 7월 이후 13년 만에 코스피 외국인투자자 비중(시가총액 기준)이 30% 아래로 내려갈 가능성도 크다.

14일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전날 시가총액 기준 코스피시장에서 외국인투자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30.77%를 보였다.

7월8일 30.86%에서 11일 30.84%, 12일 30.81% 등 3거래일 연속 하락하면서 2009년 8월 이후 약 1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내려왔다.

코스피 외국인 비중은 6월10일 2009년 8월 이후 처음으로 31% 아래로 내려갔는데 그 뒤에도 외국인의 코스피 팔자 흐름이 이어지며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흐름이 계속 이어진다면 코스피 외국인 비중은 머지않아 30%선도 무너질 것으로 보인다.

코스피 외국인 비중은 정확히 13년 전인 2009년 7월14일 30.1%를 보이며 30%를 넘긴 뒤 한 번도 20%대로 떨어진 적이 없다.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를 극복한 뒤 수많은 경제위기 속에서도 30%선을 지킨 것인데 이에 따라 코스피 외국인 비중 30%선은 일종의 심리적 지지선 역할을 해왔다. 2020년 2월24일에는 외국인 비중이 역대 최고치인 39.30%에 이르기도 했다.

미국 연준이 7월 말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한 번에 1%포인트 올리는 결정을 내린다면 30%선이 무너지는 시기가 더욱 앞당겨질 수도 있다.

시장에서는 전날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했던 8%대를 넘어 9%대로 나온 만큼 연준이 7월 말 회의에서 자이언트스텝 이상의 강력한 통화정책을 쓸 가능성까지 내다보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역전 가능성을 넘어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차이가 얼마나 지속될지에 관심이 몰리고 있다.

미국 연준이 7월 말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리면 금리 상단이 2.50%로 올라 한국의 기준금리 2.25%보다 0.25%포인트 높아진다. 하지만 연준이 기준금리를 1%포인트를 올리면 한국 기준금리와 차이가 0.5%포인트까지 벌어져 외국인 자금 유출 속도가 더욱 빨라질 수 있다.

미국의 예상보다 빠른 기준금리 인상은 외국인의 코스피 이탈에 큰 영향을 준다.

연준은 6월 시장의 빅스텝(한 번에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리는 것) 예상을 넘어 자이언트스텝을 결정했는데 이는 외국인투자자의 팔자 흐름에 기름을 부었다.

외국인투자자는 6월 연준의 자이언트스텝 근거가 된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 발표일(6월10일) 직전부터 코스피 주식을 크게 던지기 시작해 미국 연준의 자이언트스텝 결정(6월15일) 이후에도 코스피 주식을 집중 매도했다.

외국인투자자는 6월9일부터 22일까지 10거래일 동안 16일 하루 빼놓고 코스피시장에서 매 거래일 주식을 순매도했다. 이 기간 순매도한 코스피 주식 규모는 4조6천억 원으로 6월 전체 순매도 규모 5조4천억 원의 86%에 이른다.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역전은 달러화 선호심리를 자극해 기본적으로 국내 자본시장에서 외국인투자자 자금 유출을 확대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미국의 가파른 기준금리 인상으로 6월에는 국내 주식시장뿐 아니라 채권시장에서도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갔다.

국내 주식시장에서는 올해 들어 6월까지 6개월 연속 외국인 자금이 유출됐다. 채권시장에서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간 것은 2020년 12월 이후 18개월 만이다.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역전으로 원/달러 환율 상승 압력이 계속 높아지는 점도 코스피에 투자하는 외국인에게 큰 부담 요인이 될 수 있다.

원/달러 환율은 최근 들어 좀처럼 1300원대에서 내려오지 않고 있다. 전날도 4거래일 만에 하락했으나 하락폭이 크지 않아 1306.9원에 장을 마쳤다.

원/달러 환율 상승 역시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의 자금 유출을 가속화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외국인투자자가 코스피시장에서 주식을 매도한 뒤 원화를 달러로 바꿀 때 손에 쥐는 돈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전날 사상 초유의 빅스텝 결정을 내린 뒤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국내외 시장 상황을 면밀히 살펴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역전에 대응하겠다는 뜻을 보였다.

이 총재는 “한국과 미국의 금리가 앞으로 역전될 텐데 과거에도 역전된 경우가 3차례 있었던 만큼 역전 자체가 문제가 된다고 보지 않는다”며 “역전 자체보다는 역전에 따른 외환과 자본유출 등 시장의 영향을 살펴가며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이한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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