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훈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6일 낸 보고서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경기를 우려해 금리 인상을 멈추거나 기조를 크게 바꾸지 않는 이상 달러 강세 압력이 짧은 시간 내에 완화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 달러 이미지. <연합뉴스>
그러면서 “원/달러 환율이 연고점을 경신한 상태이나 당분간은 상단을 열어놓고 제반 불확실성 해소 여부를 주시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독일과 이탈리아 등 유럽 국가의 경기침체 진입 가능성이 떠오르면서 달러 강세 흐름을 견제할 방안이 당분간 나오기 어려울 것으로 분석된다.
유럽중앙은행(ECB)이 금리 인상에 들어갔지만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제조업 중심 국가(독일, 이탈리아 등)의 경제 취약성이 부각되면서 금리 인상에도 제한이 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면 유로화 가치가 달러 가치를 따라잡을 수 없다.
이 연구원은 “유로존의 경우 6월 중순까지 1.5~2.0% 이상으로의 금리 인상이 기대되었다면 이제는 중립에 못 미치는 수준이 종착점일 것으로 전망된다”며 “유로존이 당면하고 있는 위험과 이에 따라 유로화 강세가 제한될 소지가 있다”고 내다봤다.
경기하강 위험성이 커지는 점도 달러 강세에 힘을 싣는 요인으로 꼽힌다.
달러는 안전자산으로 분류돼 경기하강 위험성이 커질수록 강세를 보인다.
이 연구원은 “미국 정책금리가 점진적으로 인하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는 점에서 미국의 경기후퇴가 전문가들과 시장 참여자들의 기본 시나리오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지금 이 시간에도 미국 국채금리가 동반 하락하고 있다는 사실은 향후 경기하강 ‘심화’ 우려가 점차 커지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6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308.50원에 거래를 시작한 뒤 장 초반 한때 1310원까지 치솟았다. 장중 고가 기준으로 2009년 7월 이후 13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