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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 롯데제과 닻 올려, 이영구 '성장성' 입증 책임도 커졌다

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 2022-07-03 15: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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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 롯데제과 닻 올려,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65521'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이영구</a> '성장성' 입증 책임도 커졌다
이영구 롯데그룹 식품군HQ 총괄대표 겸 롯데제과 대표이사.
[비즈니스포스트] 롯데제과가 롯데푸드 합병으로 매출 4조 원을 바라보는 회사로 재탄생했다.

두 회사의 합병은 ‘규모의 경제’를 추구하겠다는 그룹 차원의 전략적 판단인 만큼 이영구 롯데그룹 식품군HQ(헤드쿼터) 총괄대표 겸 롯데제과 대표이사의 책임도 더욱 무거워질 수밖에 없다.

더욱이 롯데그룹이 새 성장동력 육성을 위해서라면 기존 사업 가운데 일부를 매각할 수 있다는 쪽으로 방향성을 잡아놓았다는 점에서 롯데제과가 롯데그룹에 꼭 필요한 회사라는 점을 증명하는 일이 더욱 시급해졌다.

3일 롯데제과에 따르면 1일 롯데푸드와 합병해 통합법인으로 출범한 롯데제과는 7일 합병법인 등기를 마무리한다. 20일 합병법인의 신주를 상장하면 합병의 모든 일정이 마무리된다.

3월23일 롯데제과와 롯데푸드가 각각 이사회를 열고 두 회사의 합병 추진을 공식화한지 약 4달 만에 모든 과정이 끝나는 것이다.

통합 롯데제과의 출범은 과거와 비교해 체급이 높아졌다는 특징을 보인다.

2021년 기준으로 롯데제과와 롯데푸드의 매출은 각각 2억1454억 원, 1억6078억 원이다. 합병에 따른 매출을 단순합산하면 연간 매출이 3억7천억 원을 넘는다.

매출이 4조 원에 근접하는 국내 식품제과기업은 CJ제일제당을 빼면 통합 롯데제과가 유일하다. 롯데그룹 내에서도 매출 4조 원은 여러 계열사 가운데 손에 꼽는다.

하지만 커진 덩치와 별개로 롯데제과가 롯데그룹 안에서 유의미한 입지를 다지고 있는가를 놓고는 재계의 관점이 갈린다.

이는 제과산업의 특성 때문이다.

제과산업은 다른 제조업과 비교해 경기 변동의 영향을 적게 받는 대표적 소비재 산업이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출산율 하락과 고령화 등 복합적 요인 탓에 제과산업은 사양산업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실제로 롯데푸드도 사업보고서 등에 제과산업의 특성으로 “최근 인구 구조의 변화 및 주요 소비층인 아동인구의 감소 영향 등에 따라 산업의 성장이 둔화하고 있다”고 적어놨다.

수입 과자가 늘어나는데다 디저트와 패스트푸드 등 제과의 대체재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는 점도 제과산업을 위협하는 요소로 꼽힌다.

빙과시장만 보면 2011년 1조9천억 원이 넘었던 시장 규모는 2021년 기준으로 1조3500억 원 수준까지 줄었다.

제과기업이 연구개발에 집중적으로 투자하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시장의 성장성이 크다면 연구개발에 아낌없이 투자하겠지만 침체기가 오래되고 있는 만큼 시장을 견인할 제품의 개발 수요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합병 전 롯데제과의 연구개발비가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0.67%, 2020년 0.63%, 2021년 0.60%로 매우 낮았다.

합병 전 롯데푸드 역시 최근 3개년 동안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1.23%에 머물렀다.

이런 점들을 고려하면 이영구 롯데제과 대표이사가 합병을 계기로 풀어야 할 과제는 만만치 않아 보인다.
통합 롯데제과 닻 올려,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65521'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이영구</a> '성장성' 입증 책임도 커졌다
▲ 롯데제과 본사. <연합뉴스>
무엇보다 롯데제과의 성장 잠재력이 여전하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 이영구 대표의 최우선 과제라는 목소리가 업계 안팎에서 나온다.

롯데그룹은 최근 새 성장동력 육성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롯데바이오로직스와 롯데헬스케어 설립으로 바이오와 헬스케어 등 미래 먹거리 발굴에 본격적 시동을 걸었다.

롯데그룹은 신사업 육성을 위해 필요하다면 기존 사업을 과감히 매각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내비쳤다.

이훈기 롯데지주 ESG경영혁신실장은 6월14일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바이오와 헬스케어 육성을 위해 기존 사업 가운데 경쟁력이 없거나 미래 전망이 유망하지 않은 사업은 매각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ESG경영혁신실은 롯데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고도화하고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인수합병을 전담하는 조직이다. 이 조직의 대표자가 기존 사업의 매각 가능성을 공식적으로 인정했다는 점에서 롯데그룹 안팎에서 많은 주목을 받았다.

물론 특정 계열사를 언급하지 않아 아직 구체적 계획이 잡혀있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성장성을 증명하지 못하면 롯데그룹에서 설 자리가 좁아질 수 있다는 점을 내포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미래 가치를 인정받으려는 각 계열사의 부담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이영구 대표는 우선 롯데제과와 롯데푸드의 통합이 곳곳에서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제과는 증권사 등을 대상으로 진행한 합병 관련 기업설명회에서 △빙과영업 효율화 △원재료 구매 통합 및 고도화 △온라인 역량 강화 △글로벌 확장 △생산과 물류 등 인프라 통합 및 고도화 등을 합병의 기대효과로 꼽은 바 있다.

하지만 미래 먹거리 등 신사업 진출과 관련해 구체적 밑그림을 제시하지 못했다는 부정적 평가도 없지 않았다.

롯데제과는 3월 미래 먹거리 식용 곤충 제조기업인 캐나다 아스파이어푸드그룹에 약 100억 원을 투자했다는 점을 과감한 신사업 투자의 대표적 사례로 제시했지만 이것만으로 성장성을 입증하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 관련 업계의 시각이다. 남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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