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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기 일가 주식자산 1조, 5년새 배로 늘어

김수정 기자 hallow21@businesspost.co.kr 2014-07-03 13:2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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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준기 일가 주식자산 1조, 5년새 배로 늘어  
▲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 일가의 주식자산이 2008년 이후 5년 새 배로 불어나며 1조 원을 넘겼다. 김 회장 일가가 이 기간 계열사로부터 받은 배당금도 1천억 원 가까운 것으로 확인됐다.

김 회장은 동부그룹의 유동성 위기 극복을 위해 장남 김남호 동부제철 부장의 동부화재 주식을 비롯한 사재출연의 요구에 완강히 버티고 있는데 이런 사실이 확인되면서 비난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 김준기 일가 주식가치 1조500억...장남 김남호 5577억으로 절반

김 회장 부부와 장남인 김남호 동부제철 부장, 장녀 김주원씨 등 김 회장 가족이 보유하고 있는 동부그룹 상장계열사 주식이 2일 종가 기준으로 1조50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3일 집계됐다.

김 회장 일가의 주식 자산은 2009년 1월2일 4589억 원에 비해 2.2배가 늘어난 것이다.

김 회장 가족 중 가장 많은 주식자산을 보유한 장남 김남호 부장은 5577억 원으로 김 회장의 3322억 원보다 2200억 원 가량 더 많았다. 딸 김주원씨의 주식자산도 1584억 원이나 됐다.

김남호 부장과 김주원씨가 보유한 주식은 2009년보다 자산가치가 각각 165.4%, 170.5%나 늘어났다. 김 회장의 자산가치는 77.3% 상승했다.

김 회장 일가는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동안 988억 원의 배당금도 받았다. 김남호 부장은 524억 원의 배당금을 챙겼으며 김 회장도 2012년 최고 77억2천만 원, 지난해 49억1천만 원을 배당받았다.

김 회장 일가는 지난해 재무상황이 나빠지기 전까지 동부제철, 동부건설, 동부증권, 동부CNI 등 계열사들에서 고루 배당금을 챙겼다. 지난해 동부화재로부터만 배당을 받았는데 김 회장이 49억1천만 원, 김남호 부장이 94억 원이었다.

김 회장이 현재 보유한 상장계열사 지분은 동부화재 7.87%를 비롯해 동부하이텍 3.61%, 동부건설 23.97%, 동부 CNI 12.37%, 동부제철 4.21%, 동부증권 5.0% 등이다.

최근 채권단으로부터 추가 담보제공 압박을게 받고 있는 김남호 부장의 동부화재 주식은 14.06%다. 김 부장은 동부화재 주식 외에도 동부증권 6.38%, 동부CNI 18.59%, 동부로봇 9.31%, 동부제철 7.70%, 동부건설 4.05%, 동부하이텍 2.04% 등 계열사 지분을 고루 보유하고 있다.

주식자산이 5년 새 배로 늘어나면서 1조 원을 넘긴 데다 1천억 원 가까운 배당금까지 받은 것이 확인되면서 김 회장에 대한 비난여론도 확산되고 있다. 동부그룹의 회생을 위해 사재출연 및 담보제공을 회피하는 데 대한 비난이 게세지고 있는 것이다.

◆사재출연 요구 등 전방위 압박 더 커질 듯

동부그룹은 동부화재의 실적호전 등으로 주가가 뛰면서 보유주식가치가 늘어난 것일 뿐 김 회장 일가가 자산을 일부러 늘리려 한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배당금과 관련해서도 동부화재를 제외한 제조업 계열사로부터 받은 배당금 또한 미미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금융권의 시각은 비판적이다. 특히 동부가 무리한 인수합병(M&A)으로 사업부문을 확장하면서 오너 일가의 지배구조 강화에 급급해 지금의 유동성 위기를 불렀다는 지적이 많다. 김 회장이 자녀들에게 주식을 증여한 과정을 놓고도 도덕성과 관련한 질타가 이어지고 있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김 회장 장남인 김 부장의 동부화재 지분을 담보로 추가로 내놓지 않으면 추가적 자금지원은 어렵다며 김 회장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하지만 김 회장은 마치 제조업 부문을 포기하더라도 동부화재 등 금융계열사 경영권을 내놓지 않겠다는 자세를 보이며 이를 완강하게 거부하고 있다.

동부그룹은 이달 중 만기가 돌아오는 동부CNI 회사채 500억 원을 갚아야 한다. 이중 5일 만기 예정인 회사채 200억 원은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12일 돌아오는 회사채 300억 원에 대해서 아직 자금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동부제철의 경우 채권단과 자율협약에 들어가면서 김 회장은 일단 발등의 불을 끄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동부제철의 미래는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금융당국과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동부제철에 대해 신규자금을 지원하는 만큼 김 회장도 회생을 위한 의지를 보이라며 사재출연을 거듭 요구하고 있다.

동부그룹 전체 64개 계열사가 안고 있는 총 차입금 규모는 5조7천억 원으로 이 가운데 동부제철, 동부CNI, 동부메탈, 동부건설, 동부팜한농 등 5개 계열사는 올해 안에 4244억 원을 갚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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