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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시총 1년 반 만에 2천조 아래로, 외국인 비중 30%선 붕괴 눈앞

이한재 기자 piekielny@businesspost.co.kr 2022-06-21 15:3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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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외국인투자자의 매도세에 코스피 시가총액이 2021년 1월 이후 1년6개월 만에 2천조 원 아래로 떨어졌다.

외국인투자자가 코스피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시가총액 기준)도 빠르게 축소돼 2009년 수준으로 돌아갔다.
 
코스피 시총 1년 반 만에 2천조 아래로, 외국인 비중 30%선 붕괴 눈앞
▲ 21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7월 이후 미국의 물가상승률 수준과 글로벌 주요국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 등 거시경제 지표의 변화가 외국인투자자의 움직임에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21일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20일 종가 기준 외국인투자자가 코스피시장에서 보유한 지분가치는 전체 코스피시장의 30.92%에 이른다.

코스피시장에서 외국인투자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6월10일 30.99%를 보이며 31% 아래로 내려간 뒤 잠시 31%선을 회복하는 듯싶더니 16일 30.99%, 17일 30.95% 등 최근 3거래일 연속 30%대에 머물렀다.

외국인투자자 비중이 31% 아래로 내려간 것은 2009년 8월20일 이후 처음이다.

외국인투자자 비중이 역대 가장 높았던 2020년 2월24일 39.30%와 비교하면 약 2년4개월 사이 9%포인트 가까이 빠졌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인 2009년 30%대에서 11년에 걸쳐 39%대까지 오른 것인데 약 2년 반 만에 다시 제자리로 돌아온 셈이다.

외국인투자자의 팔자 흐름에 따른 지수 하락으로 인해 코스피 시가총액도 13일 2천조 원 아래로 내려갔다. 코스피 시가총액이 2천조 원 아래로 내려간 것은 2020년 12월30일 이후 약 1년6개월 만이다.

외국인투자자는 올해 들어 매달 코스피시장에서 주식을 순매도하고 있는데 특히 5월에는 그동안 순매수 흐름을 보였던 장기 투자 성격의 미국계 뮤추얼펀드 자금도 크게 빠져나간 것으로 파악됐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1월부터 4월까지는 주로 헤지펀드의 비중이 높은 영국과 룩셈부르크 자금이 국내주식 순매도를 이끌었는데 5월에는 미국계 자금도 순유출로 돌아섰다”며 “물가상승과 경기 위축 우려 등으로 신흥국 관련 주식펀드에서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미국계 펀드 자금이 순매도로 돌아선 것으로 보인다”고 바라봤다.

현재 추세라면 코스피시장에서 외국인투자자 비중이 13년 만에 20%대로 내려갈 가능성도 있다. 코스피시장에서 외국인투자자 비중은 2009년 7월13일 이후 단 한 번도 20%대로 내려간 적이 없다.

외국인투자자는 6월 들어 전날까지 코스피시장에서 4조2천억 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5월 같은 기간 순매도한 6475억 원보다 6배 이상 많다.

외국인투자자는 6월 들어 3일과 16일을 제외한 매 거래일 코스피시장에서 주식을 던졌다. 순매도 규모도 19일 3685억 원, 20일 6257억 원 등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앞으로의 상황도 그리 좋아 보이지 않는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진행된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기자간담회에서 “6월과 7월 물가상승률이 5월보다 높아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물가가 지속해서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은 실물경제에 악영향을 미쳐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미국 연방준비위원회(연준, Fed)가 7월 다시 한 번 자이언트스텝(한 번에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리는 것)을 밟으면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가 역전될 수 있다는 점도 외국인투자자의 매수심리를 위축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현재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는 상단이 1.75%로 같다.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역전이 이뤄지면 미국에서 더 높은 이자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만큼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의 자금 이탈 속도는 더욱 빨라질 수 있다.

현재 글로벌 시장에 전반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공포심리가 가라앉고 투자심리가 얼마나 빠르게 회복되느냐가 향후 외국인투자자의 발길을 한국시장으로 되돌릴 변수로 꼽힌다.

증권업계에서는 현재 증시가 좋지 않지만 심리적 이유로 주가가 과도하게 빠진 측면도 있는 만큼 향후 저가 매수세가 유입될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바라본다.

7월 발표되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와 글로벌 주요국 중앙은행의 금리인상 속도 등에 따라 투자심리가 회복되면 외국인투자자의 매도 흐름이 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5월 크게 빠져나간 미국 펀드 자금만 봐도 개인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아 투자심리에 큰 영향을 받는다”며 “현재 가격 메리트가 생긴 만큼 다음 달 물가지수 등 주요 지표를 보고 투자심리가 살아나면 외국인투자자의 매수 흐름이 안정화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코스피시장의 기초체력이 예전보다 단단해진 점도 투자심리 회복 이후 외국인투자자의 복귀에 힘을 싣는다.

코스피시장에서 외국인투자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2009년 수준으로 돌아갔다고 하지만 절대적 투자 규모는 당시의 2배를 훌쩍 넘는다. 같은 기간 코스피시장 시가총액이 800조 수준에서 2천조 원 수준으로 커졌기 때문이다.

외국인투자자가 코스피시장에서 보유하고 있는 지분가치는 전날 종가 기준 581조7천억 원에 이른다. 코스피시장에서 외국인투자자 비중이 가장 높았던 2020년 2월24일 지분가치 550조 원보다 30조 원(6%) 이상 많다. 이한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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