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최연소 멤버인 서난이 위원이 당 안팎으로 목소리를 높이고 있어 향후 행보가 주목받는다.
전주시의원으로 정치에 입문해 예결위원장을 맡을 정도로 능력을 인정받은 서 위원은 청년 몫으로 비대위에 결합한 뒤 당내 갈등이 가장 첨예하게 나타나고 있는 전당대회 룰과 관련해 절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소신을 드러냈고 정부 여당을 향한 비판도 서슴지 않고 있다.
▲ 서난이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위원.
19일 정치권에 따르면 서 위원은 청년 비대위원으로 선임된 지 일주일 동안 비대위 회의와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당 쇄신을 위해 좌고우면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이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서 위원은 17일 YTN 더뉴스에 출연해 앞으로 비대위에서 어떤 목소리를 꼭 내고 싶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제가 가져왔던 정치의 길, 원칙과 소신을 놓지 않겠다"며 "목소리를 낼 때는 제대로 목소리를 내 서로 조율하며, 때로는 내부에서 치열한 갈등도 만들어내고 싶다"고 대답했다.
그는 "지금의 당내 분위기와 갈등 상황 안에서 제가 어떤 역할을 할까에 관해 많은 고민을 했다"면서도 "당을 위해 여러 목소리를 내는 것도 저의 역할이겠다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에서 불거진 세대교체론을 놓고는 "굳이 세대를 나눌 필요는 없는 것 같다"면서도 "이번 전당대회에 새로운 목소리들이 등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 위원은 지난 14일 전북도의회 기자간담회에서도 "당의 전체 틀을 보고 지금 필요한 역할을 고민하고 싶다"며 "국민들이 다시 민주당을 믿어볼 수 있는 상황을 만들고 싶고 신뢰를 회복하는데 기여할 것이다"고 말하기도 했다.
서 위원은 청년 정치인으로서 비대위 내부에서 목소리를 내 줄 것이란 당 안팎의 기대에 부응하듯 소신있는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지난 13일 처음 참석한 비대위 모두발언에서 당내 갈등 격화로 민주당의 가장 큰 자산을 살리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 위원은 "다양한 의견이 경쟁하고 공존하는 것은 민주당의 가장 큰 힘이자 자산이었으나 지금 민주당은 그걸 살리지 못하고 있다"며 "감정적 비난이 횡행하고 내 의견만 정답이라고 주장하면서 어떻게 통합을 이루고 혁신을 만들 수 있겠냐"고 꼬집었다.
이후에도 비대위 발언이나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균형 잡힌 전당대회 룰 조정이 필요하다고 했으며 팬덤정치에 거리두기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지방선거 때 호남의 투표율이 저조했던 것과 관련해서는 민주당을 향한 경고장이라고 평가했다.
서 위원은 17일 YTN 더뉴스에서 이재명 의원의 2030 여성 지지층을 일컫는 '개딸' 등 팬덤정치에 거리두기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며 "팬덤정치가 나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면서도 "가장 나쁜 건 다른 사람의 목소리를 차단해버리는 행위다"고 말했다.
그는 "정치인으로서 팬덤은 굉장히 중요한 요소인데 그걸 잘 견제하며 서로의 목소리가 상생할 수 있는 방향으로 이끄는 것, 그게 팬덤을 갖는 사람의 리더십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서 위원은 당내 계파 갈등이 심해지는 것과 관련해 "민주당만 낼 수 있는 목소리를 내야되는데 지금 두드러지는 인물론 등이 오히려 계파갈등을 부추기는 것 아닌가 염려된다"고 말했다.
그가 내부 비판에만 집중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17일 오전 비대위 회의에선 여성가족부 폐지를 추진하는 정부와 여당을 향해 목소리를 냈다.
서 위원은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은 기자간담회를 통해 '여가부 조직을 폐지하는 것은 명확하다'면서 '가능은 유지, 강화하겠다'고 밝혔다"며 "조직 없이 어떻게 기능을 유지하고 강화하겠다는 것인지 의도가 명확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여가부가 680곳의 단체를 지원한다는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비판에 대해서는 출처가 불분명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건설적 대안 마련을 외면한 채 단지 여성이라는 간판을 없애는 행정조직개편에 함몰되는 건 비생산적 대립을 부추길 뿐이다"고 짚었다.
서 위원의 비대위 영입을 두고 청년 등 소수의 목소리를 대변한다는 점과 당의 쇄신을 상징한다는 점에서 박지현 전 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과 비교하는 시선도 있다.
다만 박 전 위원장은 외부로부터 영입된 정치신인이었던 탓에 정제되지 않은 언행으로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이런 점에서 상대적으로 정치경험이 풍부한 서 위원이 박 전 위원장보다 안정감이 있을 것이라는 평가도 받는다.
서 위원은 17일 YTN 더뉴스에서 박 전 위원장을 두고 "청년으로서 지금까지 당에서 목소리를 내지 않았던, 사회적 약자를 포함한 다양한 목소리를 낸 것이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비교적 높이 평가했다.
그는 "정치적 메시지는 누구나 다 내지만 민생 가까이에 있는 삶, 동료들의 처지에 대한 목소리를 비대위에서 냈던 건 처음이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이번 비대위 활동기한이 8월에 열릴 전당대회까지 약 두 달 뿐이어서 별다른 역할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계파갈등에서 벗어나 소신있는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서 위원의 활동이 더욱 중요한 이유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13일 YTN 더뉴스에 출연해 "민주당이 졌지만 잘 싸웠다는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에 안이하게 2개월 비대위를 만든 게 아닌가 한다"며 "2개월짜리 비대위가 무슨 혁신을 하고 민주당의 역동성을 만들어갈 수 있겠냐"고 말했다.
서 위원은 1986년 8월12일 태어나 전주에서 초·중·고를 나왔다. 전북대에서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했으며 전북대 대학원에서 정치학 석·박사 과정을 밟았다.
2014년 전주시의원으로 정치에 입문했고 2018년 재선에 성공한 뒤 전주시의회 예결위원장을 맡았다. 시의원 시절 청년의 일자리 안정과 지원정책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냈으며 청년할당제를 도입하자는 주장을 폈다.
2021년에는 민주당 청년공동선대위원장과 청년지방의원협의회 회장을 역임했다. 대선을 앞두고 청년에게 민주당의 이미지는 꼰대와 위선이라고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대위원장은 12일 서난이 위원을 청년비대위원으로 위촉하면서 "송갑석 광주시당위원장, 그리고 김성주 전라북도 도당위원장의 전폭적 동의와 추천을 받았다"며 "36세의 최연소 도의원으로서 민주당에 개혁적 목소리를 내주실 당사자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서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