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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회사 ESG경영 갈 길 멀어, 기후솔루션 "탈석탄 정책 30%는 미흡"

이한재 기자 piekielny@businesspost.co.kr 2022-05-27 11:5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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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회사 ESG경영 갈 길 멀어, 기후솔루션 "탈석탄 정책 30%는 미흡"
▲ 기후솔루션이 국내 금융기관의 탈석탄 정책 현황 분석한 도표. 주요 탈석탄 정책에 모두 'x'가 쳐진 모습. <기후솔루션>
[비즈니스포스트] 국내 금융회사들이 ESG정책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위원회를 설치하는 등 앞 다퉈 ESG경영 기조를 강화하고 있지만 아직은 갈 길이 멀어 보인다. 

국내 주요 금융회사 가운데 30%가량이 탈석탄 관련 조치가 크게 미흡한 것으로 조사됐다.

27일 환경 관련 비영리법인 기후솔루션이 국내 주요 100개 금융기관을 선정해 탈석탄 선언, 신규 석탄발전 투자 여부, 석탄 관련 산업 투자 여부 등 8개 기준으로 각 금융기관의 탈석탄 정책을 조사한 결과 28곳이 8개 기준 전 항목을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탈석탄 조치가 크게 미흡한 금융기관은 정책금융, 보험사, 증권사, 자산운용사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다양하게 나타났다.

정책금융기관·연기금·공제회 가운데는 기술보증기금, 신용보증기금, 과학기술인공제회, 새마을금고중앙회 등 4곳이 탈석탄 조치가 크게 미흡한 기관에 이름을 올렸다.

보험사는 동양생명보험, 메리츠화재, 미래에셋생명, 흥국생명, KDB생명 등 5곳이 탈석탄 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회사로 조사됐다.

수익성 확대를 위해 채권,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국내외 여러 금융상품에 투자를 하는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도 많은 곳이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회사 ESG경영 갈 길 멀어, 기후솔루션 "탈석탄 정책 30%는 미흡"
▲ 국내 주요 금융기관의 탈석탄 정책을 비교한 기후솔루션의 웹페이지 'FFOC(Finance for Our Climate)' 첫 화면. 여러 금융기관에서 탈석탄을 위한 정책이 아직 미흡한 것으로 조사됐다. 

증권사는 대신증권, 메리츠증권, 신영증권, 유안타증권, 유진투자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키움증권, 현대차증권, DB금융투자 등 9곳이 주요 탈석탄 조치를 하나도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자산운용사는 미래에셋자산운용, 베어링자산운용,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 이지스자산운용, 키움투자자산운용, 트러스톤자산운용, 하이자산운용, 현대인베스트먼트자산운용, 흥국자산운용, KTB자산운용 등 10곳이 포함됐다.

국내 4대 금융지주 계열사 가운데는 신한금융투자가 상대적으로 탈석탄 조치가 미흡한 것으로 조사됐다.

신한금융투자는 2050년까지 자산 포트폴리오의 탄소중립 목표를 밝혔는지를 조사한 ‘포트폴리오 2050 넷제로’ 항목, 신규 석탄발전소 건설을 위한 채권 인수 등을 중단했는지 알려주는 ‘신규석탄발전 투자 중단’ 항목 등은 지킨 것으로 나타났으나 탈석탄 의지를 나타내는 ‘탈석탄 선언’을 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기후솔루션은 “신한금융지주는 그룹 차원에서 자산 포트폴리오의 탄소배출량을 2030년까지 2020년 대비 33.7% 감축한다는 목표를 세웠다”며 “신한금융투자는 지주의 탄소중립 목표를 공유하지만 계열사 가운데 유일하게 탈석탄 선언을 하지 않아 기후금융에 뒤처진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기후솔루션은 "한국은 국제사회에서 ‘기후악당’이란 오명까지 얻을 정도로 세계에서 손꼽히는 석탄화력발전 수출국"이라고 주장했다.

석탄은 인류가 사용하는 화석연료 가운데 온실가스와 대기오염물질을 가장 많이 배출하는 자원으로 석탄화력발전소는 대기오염의 주범으로 꼽히고 있다.

기후솔루션은 국내 전력 및 건설기업들은 금융기관의 지원을 받아 동남아시아지역 등에 대형 석탄화력발전소를 짓고 있는데 이를 막기 위해서는 돈줄을 쥐고 있는 금융기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금융회사 ESG경영 갈 길 멀어, 기후솔루션 "탈석탄 정책 30%는 미흡"
▲ 석탄화력발전소 굴뚝에서 연기가 나오고 있다. <기후솔루션>

이에 따라 기후솔루션은 이번 조사를 진행했는데 국제 기준에 비춰봤을 때 국내 금융기관들의 탈석탄 정책이 전반적으로 미흡하다고 평가했다.

기후솔루션은 국내 금융기관 가운데 국제 기준에 가까운 정책을 수립한 모범사례로 삼성그룹의 금융계열사, SC제일은행, 미래에셋증권 등을 들었는데 이들 역시 아직까지는 다소 한계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삼성그룹 금융계열사는 석탄사업 범위를 석탄발전과 광산사업으로 제한한 점, SC제일은행은 자산 포트폴리오 탄소중립 달성 목표를 세울 때 발전, 철강, 석유 등 특정산업만 포함한 점 등이 아쉬운 점으로 꼽혔다.

기후솔루션은 전날 공개한 웹페이지 ‘FFOC(Finance for Our Climate)’를 수시로 업데이트할 계획을 세웠다.

FFOC는 국내 주요 100개 금융기관의 탈석탄 정책 현황을 비교 분석하는 웹페이지로 금융기관이 정당한 근거를 바탕으로 수정을 요구하면 즉시 반영해 조사의 신뢰성을 높이기로 했다.

한수연 기후솔루션 연구원은 “기후변화에 맞선 기후금융의 첫걸음은 온실가스 배출의 주범인 석탄에 투자하지 않는 것”이라며 “앞으로 FFOC가 국내 금융기관의 기후변화 대응을 제대로 평가하고 분석하는 역할을 담당하겠다”고 말했다.

기후솔루션은 기후위기 대응과 에너지 전환을 위해 2016년 국내에서 설립된 비영리법인이다. 김앤장 법률사무소 출신의 김주진 변호사가 대표를 맡고 기후변화 정책과 관련한 국내외 법률, 경제, 금융, 환경 전문가 30여 명이 모여 활동하고 있다. 이한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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