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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회사 사외이사는 왜 담합비리 못 막을까

김디모데 기자 Timothy@businesspost.co.kr 2016-05-24 17: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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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계에서 담합이 끊이지 않는다. 건설업계는 지난해 광복 70주년을 맞아 대규모 사면을 받았다.

건설업계에서 담합의 뿌리가 깊게 박힌 것과 관련해 건설사 사외이사들도 책임을 피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외이사는 경영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자리인데도 이를 외면해 결과적으로 담합을 방조한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 건설업계 담합 근절에 사외이사 역할 중요

2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검찰은 최근 현대건설과 두산중공업, KCC건설, 한진중공업 등이 2013년 원주~강릉 복선전철 공사 입찰에서 담합을 저지른 혐의로 회사와 임직원들을 기소했다.

  건설회사 사외이사는 왜 담합비리 못 막을까  
▲ 공정거래위원회 카르텔자문위원장을 지낸 신현윤 현대건설 사외이사(왼쪽)와 서울고등검찰청 검사장 출신 차동민 두산중공업 사외이사.
이번 담합은 비교적 최근의 일인 데다 지난해 사면을 받은 뒤 1년도 지나지 않아 적발된 것이어서 더욱 비난을 받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사면 이후 한동안 과거 담합에 대해 자진신고기간까지 마련했다.

건설업계 담합은 하루이틀의 일이 아니다. 정부도 입찰방식 변경을 추진하는 등 노력하고 있지만 쉽게 담합 고리를 끊어내지 못하고 있다.

결국 건설사 스스로가 주도적으로 나서야 담합이 근절될 수 있다. 건설사 사외이사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는 이유다.

상법상 사외이사는 회사의 상무에 종사하지 않을 뿐 사내이사와 동일한 권한과 책임을 갖는다. 여기에 회사와 독립적 위치에서 경영에 대한 감시와 견제 기능을 해야 하는 역할이 추가된다.

사외이사가 감사위원을 겸직하는 경우도 많이 있는데 감사위원은 회사의 회계와 업무에 대한 감사 기능을 수행한다. 이를 위해 영업에 대한 보고를 요구하거나 업무상태를 조사할 수 있으며 임직원을 소환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사외이사 역시 임직원의 불법적 행동과 관련해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특히 건설업계에 추악한 담합관행이 여전히 뿌리깊게 남아있기 때문에 사외이사들은 더욱 적극적으로 윤리경영에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여전히 건설업계에서 담합은 떨쳐내기 어려운 유혹”이라며 “담합고리를 끊기 위해서 회사 경영진은 물론 외부인인 사외이사의 감시기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사외이사의 현실, ‘거수기’와 ‘방패막이’

하지만 사외이사들에게 현실적으로 윤리경영 정착 노력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시각도 만만찮다. 사외이사들이 회사에서 받고 있는 보수에 비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현실에 비춰볼 때 윤리경영에 앞장 서 달라는 요구는 기대 밖이라는 것이다.

지난해 10대 건설사 가운데 사외이사를 두고 있는 7곳의 건설사는 사외이사에게 평균 5800만 원의 보수를 지급했다. 현대건설이 7325만 원으로 가장 많았고 삼성물산이 6825만 원이었다.

올해 1분기에도 이 회사들은 사외이사에게 1500만 원에 이르는 보수를 지급했다. 이들이 참석하는 이사회가 한 달에 한 번 꼴로 열리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많은 액수다.

사외이사들은 차량, 사무실, 건강검진, 골프장 회원권 등 회사로부터 적지 않은 지원을 제공받는다. 수차례 과다혜택 논란이 일어나면서 많이 줄기는 했지만 많은 회사 사외이사들은 여전히 상당한 지원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혜택을 제공하면서 건설사가 기대하는 사외이사의 역할은 이사회에 부의된 안건에 찬성하는 거수기 노릇이다. 지난해 30대그룹 소속 계열사의 이사회에서 사외이사가 찬성표를 던진 비율은 99.6%였다.

10대 건설사 사외이사의 경우 단 한 표의 반대표는커녕 기권이나 유보한 경우도 나오지 않았다. 철저하게 회사의 뜻을 따르고 있는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사외이사가 경영진에 대한 적극적 감시와 견제 역할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건설사들이 사외이사에게 기대하는 역할은 더 넓다.

담합의혹과 각종 소송, 세무조사 등에 회사의 이익을 대변해 적극 나서 줄 것을 기대하기도 한다. 사외이사를 외풍에 대한 방패막이로 삼고 있다는 것이다.

대형건설사들이 대부분 고위공무원과 법조인 출신 사외이사를 두고 있는 점도 이와 무관치 않다.

현대건설의 경우 김영기 전 국세청 조사국장, 박성득 전 감사원 감사위원을 사외이사로 두고 있다. GS건설은 권도엽 전 국토해양부 장관, 대림산업은 엄성균 광주지방국세청장, SK건설은 김병일 전 공정위 부위원장 등이 사외이사로 재임하고 있다.

현대산업개발은 김용덕 전 금감위원장, 최명해 대구지방국세청장 등이 사외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두산건설에 천성관 전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지검장이 사외이사로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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