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SK바이오팜이 디지털 치료제 분야 투자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조정우 SK바이오팜 대표이사 사장은 주력 신약인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 판매를 확대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지속해서 수익 낼 수 있는 새로운 매출 기반을 확보하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19일 SK바이오팜은 지주회사 SK와 함께 미국 디지털 치료제기업 ‘칼라헬스’에 공동투자한다고 밝혔다.
디지털 치료제는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질병을 직접적으로 예방·관리·치료하는 소프트웨어 및 기기를 말한다.
칼라헬스는 만성질환용 디지털 치료제를 전문으로 한다. 본태성 떨림(수전증) 대상 휴대용 의료기기 ‘칼라트리오’를 개발해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다. 2014부터 2019년까지 진행된 시리즈A~C 투자를 통해 8천만 달러 이상 자금을 모은 바 있다.
SK바이오팜은 칼라헬스와 협력을 바탕으로 디지털 치료제 개발에 속도를 낸다. 올해 뇌전증 발작 감지 장치의 국내 임상에 착수해 내년 세계 최대 전자제품 전시회 CES에서 선보인다는 목표를 세웠다.
조정우 사장은 디지털 치료제 관련 투자가 칼라헬스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내비쳤다.
조 사장은 "앞으로 전략적 투자 등 다양한 개방형혁신(오픈 이노베이션)을 실행하며 혁신기술을 지속 확보할 것이다"며 "뇌질환의 예방, 진단부터 치료까지 환자의 전주기를 함께하는 헬스케어 솔루션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SK바이오팜의 디지털 치료제 개발은 향후 실적 성장의 동력이 될 신사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조 사장체제 SK바이오팜은 세노바메이트를 앞세워 지속 성장해왔다. 2019년 11월 세노바메이트 품목허가를 획득한 뒤 2020년부터 미국 현지 법인 SK라이프사이언스를 통해 세노바메이트를 직접 판매하는 중이다.
2021년 세노바메이트 미국 매출은 약 800억 원으로 2020년과 비교해 7배가량 늘었다. SK바이오팜은 세노바메이트 매출을 기반으로 2021년 연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조 사장은 세노바메이트 상용화의 공로로 지난해 117억 원이 넘는 보수를 받았다.
그러나 SK바이오팜은 올해 1분기 다시 분기별 적자를 보면서 성장세가 한풀 꺾였다. 실적에서 신약 기술수출 등 일회성 요인이 제외됐기 때문이다.
▲ SK바이오팜이 디지털 치료제기업 칼라헬스에 투자한다. 사진은 칼라헬스 제품 '칼라트리오' 착용 모습. <칼라헬스> |
조 사장으로서는 세노바메이트 판매를 확대하는 것 이외에 디지털 치료제를 비롯한 다른 분야에서도 새로운 매출원을 확보할 필요성이 높아진 셈이다.
디지털 치료제는 IT기술 발전과 함께 미래 의료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환자 개인 맞춤형 치료가 가능하고 부작용 위험이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통 의약품과 비교해 연구개발에 드는 비용과 시간 측면에서 효율적이라는 장점도 있다.
시장 조사업체 얼라이드마켓리서치에 따르면 세계 디지털 치료제시장은 2020년 35억3700만 달러에서 2030년 235억6900만 달러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됐다.
물론 조 사장은 디지털 치료제 진출을 모색하는 가운데 본업인 신약개발에도 힘쓰고 있다.
현재 SK바이오팜은 차세대 뇌전증 신약 ‘SKL24741’과 조현병 신약 ‘SKL20540’ 등을 개발하는 중이다. 최근 국내 기업 바이오오케스트라와 협업을 통해 마이크로RNA 기반 뇌전증 신약 공동개발에 착수하기도 했다.
조 사장은 이같은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를 통해 SK바이오팜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고 본다. 그는 3월 열린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모든 사업영역 실적을 지난해보다 2배 키우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