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J대한통운에서 택배기사로 일하고 있는 김선영씨(왼쪽) 박창재씨 부부. < CJ대한통운 > |
[비즈니스포스트] “아내와 아침에 같이 출근하고 퇴근할 수 있는 게 장점이자 단점이에요.”
CJ대한통운 택배기사 박창재(46)씨는 아내와 함께 2006년부터 의약품 배송, 용차 등 운송업에 종사하다 6년 전인 2016년 CJ대한통운 택배기사가 됐다.
이전부터 아내 김선영(43)씨가 종종 일을 도와줬지만 CJ대한통운으로 옮긴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택배 일을 함께하기 시작했다. 택배물량이 점차 늘어나면서 일이 많아졌지만 아내와 함께 일하며 퇴근하는 시간은 오히려 빨라졌고 수입도 혼자 일할 때보다 1.5배 이상 늘었다고 한다.
이처럼 CJ대한통운에서 남편과 아내가 함께 일하는 부부 택배기사가 꾸준히 늘고 있다.
CJ대한통운은 21일 ‘부부의 날’을 맞아 택배기사 가족관계를 조사한 결과 1390쌍(2780명)의 부부가 함께 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19일 밝혔다.
이는 전체 택배기사 2만여 명 가운데 14% 수준이다.
남편과 아내가 함께 일하는 부부 택배기사는 2018년 1800명에서 2021년 2692명으로 늘어나는 등 해마다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CJ대한통운은 부부 택배기사가 늘고 있는 이유를 두고 “코로나19 이후 온라인 쇼핑 수요가 늘면서 택배의 중요성이 부각됨에 따라 택배업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있다”며 “택배기사에 대한 처우도 크게 좋아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부부 택배기사는 통상적으로 처음에는 택배트럭에 같이 동승해 배송을 도와주며 일을 시작하다 이후 담당하는 구역의 물량이 점차 늘어나면 구역을 분할하고 각자 배송을 통해 합계수입을 늘리는 방식으로 일을 한다.
CJ대한통운은 비대면 배송이 정착되면서 상자당 배송시간은 줄고 수입은 높아지면서 택배기사가 배우자와 함께 일하는 경우가 늘었다고 보고 있다.
택배물량이 늘면서 같은 집에 2~3개씩 배송하는 중복배송이 많아지고 배송 밀집도가 높아짐에 따라 여성들의 진입장벽이 크게 낮아진 점도 부부 택배기사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된다.
최근 들어 자동화시설 및 분류지원인력 도입으로 택배 작업환경이 개선되고 있는 것도 부부 택배기사 증가에 기여했다고 CJ대한통운은 보고 있다.
또 개인역량에 따라 쇼핑몰 등 거래처에서 택배를 가져오는 집화 영업활동을 통해 사업규모를 확대할 수 있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됐다.
CJ대한통운에 따르면 최근에는 자녀, 형제자매, 친인척 등 가족과 함께 일하는 '가족 택배기사'도 늘어 4098명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택배업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근무환경이 좋아지면서 부부 택배기사를 포함한 가족 택배기사가 계속해서 느는 추세다”며 “현재도 업계 최고 수준인 처우와 복지혜택을 지속적으로 끌어올려 최고의 택배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