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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존 리 옥시레킷벤키저 전 대표가 소환조사를 받기 위해 2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으로 들어서고 있다.<사진=포커스뉴스> |
가습기 살균제 피해사건의 최대 가해업체인 옥시레킷벤키저의 존 리 전 대표가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리 전 대표는 구속된 신현우 전 대표에 이어 옥시 대표를 맡은 인물로서 가습기 살균제의 유해성분을 알면서도 판매를 지속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이철희 부장검사)은 23일 2시부터 존 리 전 대표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리 전 대표는 한국계 미국인이며 현재는 구글코리아 사장을 맡고 있다. 그는 영국 레킷벤키저가 2001년 회사를 인수한 뒤 2005년 처음으로 영입한 외국인 최고경영자다. 검찰이 옥시 대표를 지낸 외국인을 소환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리 전 대표는 구속된 신현우 전 대표가 2005년 옥시 대표에서 물러나자 2010년까지 옥시 대표를 역임했다. 당시 옥시의 가습기살균제인 ‘옥시싹싹 뉴 가습기 당번’은 판매호조를 이뤘고 폐질환을 호소하는 피해자들도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검찰은 리 전 대표를 상대로 가습기 살균제로 소비자들의 피해가 발생했는데도 판매를 중단하지 않은 경위 등을 캐물었다.
검찰은 리 전 대표가 가습기살균제의 유해성을 인지했는데도 판매를 강행했다면 형사적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검찰은 리 전 대표를 통해 옥시의 영국 본사 레킷벤키저가 가습기 살균제 제조와 판매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에 대해서도 집중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옥시의 다른 외국인 임원에 대해서도 조사를 확대하고 있다.
검찰은 19일 독일인 임원인 울리히 호스터바흐 재무담당 이사도 소환했다. 검찰은 옥시 측이 조 교수에게 1200만 원을 지급하게 된 경위와 옥시의 자금흐름현황 등을 확인했다.
검찰은 리 전 대표의 후임으로 옥시 대표를 맡았던 거라브 제인 전 대표의 소환일정도 조율하고 있다. 옥시는 거라브 제인 전 대표가 재임하던 시절 가습기 살균제의 유해성 실험결과를 조작하고 피해자들이 부작용을 호소하는 글을 지우는 등 사건을 은폐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거라브 제인 전 대표는 구속된 서울대 조모 교수에게 가습기살균제의 유해성에 대해 실험의뢰 메일을 보내기도 했다. 서울대 조모 교수는 옥시의 요청을 받고 실험결과를 조작한 혐의로 이미 구속됐다.
다만 거라브 제인 전 대표는 레킷벤키저 싱가포르 본부장으로 재직하고 있어 소환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검찰은 가습기 살균제 자체브랜드(PB)상품을 판매한 롯데마트와 홈플러스에 대해서도 수사를 하고 있다.
검찰은 이날 리 전 대표와 함께 옥시 미디어고객팀 부장 김모씨와 롯데마트 전 상품2부문장 곽모씨, 롯데마트 일상용품팀 개발담당 직원 허모씨, 홈플러스 전 일상용품 팀장 조모씨, 홈플러스 전 법규기술관리팀장 이모씨를 소환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