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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Who] 코로나에 가려진 K뷰티 위기 드러나, LG생활건강에 적신호

류근영 기자 rky@businesspost.co.kr 2022-05-16 08: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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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채널Who] LG생활건강을 비롯한 한국 화장품기업들에게 코로나19의 완전한 종식만큼 절실한 일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비대면 환경, 마스크 착용은 화장품 수요를 대폭 낮춘 직접적 요인들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화장품산업은 리오프닝의 대표적 수혜업종으로 꼽힌다.

그런데 코로나19가 끝나면 정말 고생 끝 행복 시작일까?

LG생활건강의 실적 추이를 살펴보면 코로나19가 시작된 이후로도 꾸준히 영업이익 증가세를 보여왔다. 코로나19 이전 시기부터 지난해 3분기까지 무려 66분기 연속 영업이익이 증가했다.

하지만 지난해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뚝 떨어지며 분기 연속 영업이익 상승세를 마감했고 올해 1분기까지 2분기 연속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뒷걸음질했다.

이걸 보면 두 가지를 알 수 있다. 첫째 LG생활건강이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선방했다는 사실이다.

둘째 성장세가 꺾인 데는 코로나19 이외의 요인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코로나19 상황은 크게 달라진 게 없고 과거 더 안 좋았던 시점도 있었는데 지난해 4분기에 화장품사업의 부진이 심했기 때문이다.

증권업계와 화장품업계에서는 부진의 원인으로 LG생활건강의 중국 쪽 사업여건 악화를 꼽는다.

중국 현지 화장품기업들이 성장하며 경쟁이 심해진 데다 면세점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대형 다이공(한국과 중국을 오가며 면세품 등을 거래하는 보따리상)들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다이공 유치를 위한 알선 수수료 경쟁, 다이공들의 과도한 할인 요구 등에 직면하게 됐다. 

코로나19가 끝나도 크게 달라지지 않을 수 있는 시장의 구조적 환경변화인 셈이다.

그리고 여러 위험 신호는 코로나19 이전인 2018~2019년 무렵 이미 감지됐던 것이기도 하다.

2000년대부터 2010년대 중반까지 중국 화장품시장은 한국 화장품기업에게 노다지와 같은 곳이었다. 한류 열풍을 타고 K뷰티에 대한 인식도 함께 좋아졌고 화장품기업들은 중국시장에서 급성장할 수 있었다.

하지만 2017년 사드사태를 기점으로 K뷰티의 중국시장에서 위상이 전과 달라졌다. 중국정부의 보복으로 일정 부분 타격을 입게 됐고 때마침 소비자들의 소비패턴도 로드숍에서 편집숍 형태의 H&B스토어로 재편되면서 로드숍을 중심으로 영업을 하던 한국 기업의 경쟁력이 약해졌다.

게다가 과거 한국기업의 독무대였던 중국시장에 중국 현지기업들과 일본, 미국, 유럽의 선진국 기업들이 몰리면서 국내 화장품 브랜드의 위상이 예전만 못하게 됐다. LG생활건강의 럭셔리 라인도 예외는 아니다.

안루오즈(An Ruo Zhi) 로레알 사업운영컨설팅 디렉터는 대한화장품산업연구원과 인터뷰에서 “중국 내 한국 화장품의 위상은 다소 위태롭다, 일본 및 유럽 브랜드와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고 진단한 바 있다. 그는 한국의 럭셔리 브랜드 라인 경쟁자로 랑콤, 라메르와 같은 유럽산 제품이 경쟁자를 꼽았다. 막대한 자본을 바탕으로 광고를 집행할 수 있다는 점이 이들의 강점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이 화장품산업에는 전대미문의 위기였던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런데 그러다보니 코로나19 이전부터 제기됐던 K뷰티 위기론이 오히려 가려진 부분도 없지 않아 있다.

중국 화장품시장의 성장세가 둔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살펴봐야 한다 중국 화장품시장의 연평균 성장률은 2004~2013년 23%, 2013~2021년 10%로 두 자릿수를 유지했지만 2022년부터 한 자릿수로 낮아질 것으로 내다보는 증권업계 분석도 나온다.

물론 코로나19가 어느 정도 진정되고 일상이 회복된다면 단기적으로 한국 화장품기업들의 실적이 반등할 가능성은 있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다시 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 코로나19 이전의 위기 요인이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더구나 미국과 중국 갈등,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한국의 윤석열정부 출범 등으로 한국과 중국 관계의 불확실성도 많아졌다. 사드사태에서 확인했듯 중국시장은 정치적 요인이 치명타를 입히는 곳이다.

이런 상황을 LG생활건강도 모를리는 없다. 어떤 해법을 준비하고 있을까? 류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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