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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 삼성SDI의 첫 결정, PDP 철수

이규연 기자 nuevacarta@businesspost.co.kr 2014-07-01 16:5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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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합 삼성SDI의 첫 결정, PDP 철수  
▲ 삼성SDI와 제일모직이 합병해 출범하는 통합 삼성SDI의 공동 대표를 맡는 조남성 삼성SDI 소재부문 사장(왼쪽)과 박상진 삼성SDI 에너지솔루션부문 사장(오른쪽)

삼성SDI가 제일모직과 합병하고 내린 첫 결정이 PDP사업 철수였다. PDP사업은 한 때 삼성SDI 주력사업이었다. 합병을 계기로 소재와 에너지사업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삼성SDI는 1일 이사회에서 PDP사업을 오는 11월30일부터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삼성SDI의 한 관계자는 “브라운관에 이어 PDP까지 모든 디스플레이 사업을 종료할 것”이라며 “그 역량과 자원을 에너지와 소재 부문에 집중해 회사를 한 단계 성장시키겠다”고 말했다. 삼성SDI는 이미 지난해 말 브라운관 생산을 중단했다.

PDP는 두 장의 얇은 유리판 사이에 작은 셀 장치를 여러 개 넣고 위와 아래에 장착한 전극으로 가스방전을 일으켜 컬러화상을 내보내는 화면장치를 뜻한다. ‘벽걸이TV’ 등 주로 평면TV에 쓰인다.

삼성SDI는 그동안 PDP를 주력사업 분야로 뒀다.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PDP사업부문 총 매출은 1조5605억 원이다. 지난해 삼성SDI 전체 매출 중 약 31%를 차지한다.

하지만 평면TV 시장의 대세가 PDP에서 LCD로 넘어가면서 PDP사업 수익성도 크게 떨어졌다. 시장조사기관 IHS는 올해 1분기 전체 평면TV 출하량 4936만 대 중 PDP TV는 총 200만 대였다고 발표했다. 미래 시장전망도 좋지 않다. 다른 시장조사기관 디스플레이서치도 내년 평면TV 시장에서 PDP TV의 점유율이 0%대로 떨어진다고 예측했다.

삼성SDI는 PDP TV 수요가 줄어들면서 올해 1분기에 영업손실 389억 원을 냈다. 2분기 연속 적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영업이익이 16.8%나 줄었다. 삼성SDI 관계자는 당시 “PDP 수요 감소와 그에 따른 판매가격 하락의 영향을 받았다”고 말했다. 삼성SDI는 이에 따라 지난해 말부터 국내외 PDP 관련 건물과 기계설비 등에 대한 감가상각을 끝내는 등 PDP사업을 접을 채비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SDI는 PDP사업에서 일하던 임직원 1300여 명의 고용을 유지하기로 했다. 대신 제일모직이 진행하던 편광필름사업에 이들을 투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편광필름은 반사되는 빛을 감지해 통과시키거나 차단할 수 있는 필름으로 노트북 컴퓨터와 모니터 등에 쓰이는 첨단소재다.

인력뿐 아니라 설비도 관련 사업에 쓰일 계획이다. 소재업계 관계자는 “삼성SDI가 PDP 3개 라인의 설비를 제일모직 편광필름사업 등에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SDI는 합병 전 제일모직 대표였던 조남성 사장과 삼성SDI 기존 대표인 박상진 사장이 각각 소재부문과 에너지솔루션부문을 맡아 공동으로 기업을 이끌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통해 배터리와 전자재료 등 소재 및 에너지부문에 역량을 집중한다.

삼성SDI는 BMW 등 유명 자동차기업과 거래중인 자동차 배터리 및 유럽지역 위주로 수주를 받고 있는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제일모직이 만든 전자재료와 자동차용 소재도 삼성SDI의 기존 거래선을 이용해 판매를 늘리기로 했다. 이를 통해 2020년까지 매출을 29조 원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박상진 삼성SDI 에너지솔루션부문 사장은 “두 부문의 역량을 결합해 한계를 돌파하고, 지금까지 영역을 넘어 다양한 분야에서 미래 성장동력 사업을 발굴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조남성 소재부문 사장은 “글로벌시장에서 미래비전을 실현할 수 있는 더 큰 가능성을 열게 됐다”며 “두 부문의 시너지를 높여 불확실성을 극복하고 차세대사업의 성과를 극대화하겠다”고 밝혔다.

삼성SDI는 1970년 삼성전관이란 이름으로 브라운관 생산을 시작했다. 2001년 PDP사업에 뛰어들면서 2년 만에 전 세계 PDP 시장점유율 1위에 오른 디스플레이 전문기업이다. 그러나 이번 결정으로 디스플레이부문에서 완전히 손을 뗀다.

제일모직은 1954년 설립된 삼성그룹 모태기업이다. 직물사업으로 시작해 패션부터 전자재료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업을 진행했다. 삼성SDI와 통합되면서 사라진 제일모직 사명은 삼성에버랜드가 이어받는다. 삼성에버랜드는 오는 4일 주주총회에서 회사 이름을 ‘제일모직 주식회사’로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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