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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현 '갑폭행' 시련, MPK그룹 실적 회복할 수 있나

백설희 기자 ssul20@businesspost.co.kr 2016-05-22 09: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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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우현 '갑폭행' 시련, MPK그룹 실적 회복할 수 있나  
▲ 정우현 MPK그룹 회장이 지난 4월9일 서울 서대문경찰서에서 경찰조사를 받기 위해 형사과로 들어서며 고개숙여 사죄하고 있다. <뉴시스>

MPK그룹은 창사 이래 가장 잔인한 시련의 시절을 보내고 있다.

정우현 MPK그룹 회장이 갑횡포 폭행사건을 일으키면서 기업 이미지가 실추됐고 미스터피자 불매운동으로까지 이어지며 실적에 타격을 입었다. 오너 리스크 영향으로 주가도 추락했다.

정 회장은 피해자와 합의하는 데 성공해 형사처벌을 받을 가능성은 낮아졌다. 정 회장은 오너 리스크를 극복하고 MPK그룹 실적개선의 드라이브를 걸 수 있을까?

◆ 정우현 리스크, 실적과 주가에 직격탄

22일 업계에 따르면 정우현 회장이 갑횡포 폭행사건을 낸 뒤 MPK그룹은 사업에 큰 타격을 입었다.

MPK그룹이 운영하는 미스터피자는 4월2일 정우현 회장의 경비원 폭행 사건 알려진 이후 가맹점 매출이 줄어들었다. MPK그룹 전체매출에서 미스터피자의 매출비중은 80%를 훌쩍 넘어선다.

MPK그룹 관계자는 “4월에 불미스러운 이슈가 불거지면서 매출에 타격을 입은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정 회장이 폭행사건으로 여론이 들끓기 전까지 피해자를 찾아가 사과하지 않으면서 여론은 악화했고 그동안의 갑횡포까지 수면 위로 드러났다.

전국 미스터피자 가맹점주들은 정 회장의 폭행사건 후 평소에 그가 해왔던 폭언 내용과 함께 그동안 해온 갑횡포 사례들을 잇달아 폭로했다.

정 회장이 가맹점으로부터 거둬들인 광고비로 자서전 ‘나는 꾼이다’를 구매해 베스트셀러로 만들었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업계 관계자는 “정 회장 사건으로 MPK그룹이 소비자들에게 미운털이 박힌 것으로 보인다”며 “MPK 그룹과 같은 소비자간거래(B2C) 기업은 소비자들에게 밉보일 경우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악재가 겹치면서 MPK그룹의 주가도 힘을 못쓰고 있다.

MPK주가는 3월 말까지만 해도 3천 원대에 거래됐으나 5월20일 종가 기준으로 2450원까지 떨어졌다. 3월 말 주가보다 약 20%나 주가가 빠졌다.

  정우현 '갑폭행' 시련, MPK그룹 실적 회복할 수 있나  
▲ 미스터피자 가맹점주 협의회 회원들이 4월6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방배동 MPK그룹 본사 앞에서 'MPK그룹 정우현 회장 경비원 폭행 대신 사과 및 갑질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 실적개선 드라이브 다시 걸 수 있나


MPK그룹은 한창 실적개선에 드라이브를 걸어야 할 시기에 악재가 겹치는 불운을 겪었다.

MPK그룹은 지난해 매출 1224억 원, 영업손실 48억 원을 냈다. 매출은 전년보다 1.5% 줄었고 2005년 이후 10년 만에 영업손실을 냈다.

주력 브랜드인 미스터피자는 최근 몇년 동안 매출이 줄면서 2014년부터는 도미노피자에 1위를 내주고 2위로 내려앉았다.

MPK그룹은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한 중국시장을 확대해 올해 실적을 개선하기 위해 드라이브를 걸고 있었다.

MPK그룹은 올해 중국에서 80개의 미스터피자 점포를 추가로 개점해 이를 통해 중국에서 1500억 원 이상의 매출(전체 직영·가맹점)과 45억 원의 로열티 수익을 올린다는 목표를 잡았다.

하지만 오너 리스크가 불거진 뒤 상황이 여의치 않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시장을 강화하려면 국내에서 자금이 유입되어야 하는 데 정우현 회장 사건 등으로 미스터피자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이 이전보다 나빠졌다”며 “웰빙 트렌드가 확산되고 먹거리가 다양해지면서 피자시장이 성장 정체를 겪고 있는 것도 문제”라고 말했다.

국내 피자시장은 2조원 대 규모에서 수년째 제자리걸음이다.

미스터피자 매장수도 2014년까지만 해도 매년 5~15개씩 증가했으나 지난해에는 전년보다 19개 줄었다.

미스터피자 관계자는 “5월 매출이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불매운동 등의 영향이 계속될지 단정하기는 힘들다”며 “중국사업의 경우 계획대로 잘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 정우현, 자수성가 아이콘에서 갑횡포 아이콘으로

정우현 회장은 한때 자수성가의 표본으로 꼽혔던 인물 가운데 한명으로 꼽혔다.

정 회장은 1974년 장인이 막 인수한 서울 동대문시장의 섬유제품 도매업체 천일상사에 들어가 경영을 시작한지 1년 만에 동대문시장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업체로 키워냈다.

  정우현 '갑폭행' 시련, MPK그룹 실적 회복할 수 있나  
▲ 정우현 MPK그룹 회장.
아이러니하게도 당시 그는 열악한 환경에서 근무하고 있던 섬유 노동자들에게 퇴직금 지급까지 내걸며 ‘을’ 인 직원들을 챙기는 경영인의 모습이었다.

정우현은 섬유산업 사양화가 시작되자 외식업계로 눈을 돌렸다. 정 회장은 1989년 일본에서 미스터피자를 처음 접하고 재일동포 3세 호소카와 요시키 미스터피자재팬 사장을 직접 찾아가 설득한 끝에 한국 영업권을 따냈고 1990년 미스터피자 1호점을 냈다.

미스터피자는 2008년 점포를 350개까지 확장하며 피자헛을 제치고 국내 피자시장 1위로 올라섰고 2010년에는 20년 만에 일본 상표권까지 사들였다.

하지만 지난달 갑횡포 폭행사건이 벌어진 뒤부터 정 회장은 자수성가의 표본이 아닌 갑횡포의 아이콘이라는 말을 듣는 처지로 전락했다.

정 회장은 평소 인터뷰와 자서전 등을 통해 “아마추어는 돈을 벌지만 프로인 ‘꾼’은 사람을 번다.” “성공하려면 을이 되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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