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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Who] 쿠팡 흑자 가능성 확인, 김범석 성장둔화 우려에도 '자신감'

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 2022-05-12 14:2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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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Who] 쿠팡 흑자 가능성 확인,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71162'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김범석</a> 성장둔화 우려에도 '자신감'
김범석 쿠팡Inc(쿠팡 모회사) 이사회 의장 겸 최고경영자(CEO).
[비즈니스포스트] 김범석 쿠팡Inc(쿠팡 모회사) 이사회 의장 겸 최고경영자(CEO)의 목소리에는 힘이 넘쳤다.

그는 앞서 진행된 쿠팡의 4차례 컨퍼런스콜에서 항상 미래를 낙관했다. 적자가 말그대로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것에 대해 시장의 의구심이 커지는 상황에서도 그는 일관되게 자신감을 보였다.

미국 현지시각으로 11일 진행된 쿠팡의 2022년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도 마찬가지였다.

김 의장은 “(쿠팡이) 2022년은 시작이 좋다”며 “우리 사업의 성장 모멘텀은 매 분기를 지날수록 더욱 분명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컨퍼런스콜에서 김 의장의 발언에는 더욱 힘이 실려 있었다. 쿠팡이 수익성 개선의 가능성을 숫자로 보여줬 때문이다.

쿠팡은 이번 1분기 실적발표부터 사업부문을 제품커머스부문과 신사업부문으로 나눠 발표했다.

제품커머스부문은 로켓배송과 로켓프레시(신선식품 배송) 등이다. 신사업부문은 쿠팡이츠(배달서비스)와 쿠팡플레이(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서비스), 쿠팡페이(핀테크), 해외사업 등으로 구성된다.

제품커머스부문이 사실상 쿠팡의 주력인 셈인데 쿠팡은 1분기에 사상 처음으로 제품커머스부문에서 조정EBITDA(이자·세금·감가상각 전 순이익) 기준으로 288만 달러 흑자를 냈다.

약 37억 원가량으로 크진 않지만 그동안 마이너스만 기록하던 수치가 플러스로 돌아섰다는 점은 분명 의미가 있다.

특히 김 의장이 올해 3월 실적발표에서 “2022년 말에는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는데 이보다 시기를 세 분기나 앞당겨 흑자를 달성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김 의장이 꾸준히 강조해오던 ‘규모의 경제’ 효과가 드디어 제품커머스부문에서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실제로 쿠팡이 공개한 재무제표 자료를 보면 쿠팡은 제품커머스부문에서 매출총이익률 21.6%를 보였다. 매출총이익률은 매출에서 얼마만큼의 이익을 얻느냐를 나타내는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다.

쿠팡이 이번에 거둔 매출총이익률은 역대 최고 수준이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물류인프라 투자가 마무리된다면 쿠팡이 제품커머스부문에서 더욱 높은 수준의 매출총이익률 달성이 가능하다고 추정할 수 있다.

김 의장은 이를 놓고 “주로 프로세스 개선과 자동화 및 공급망 최적화 등에 따라 매출총이익을 1년 전보다 42% 개선할 수 있었다”며 “분기마다 동일하지는 않겠지만 규모의 경제를 통해 계속해서 개선되는 모습을 보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신사업부문도 의미 있는 개선을 보였다.

쿠팡은 올해 1분기에 신사업부문에서 매출 1억8063만 달러, 조정EBITDA -9375만 달러를 거뒀다. 1년 전과 비교하면 매출과 손실이 모두 늘어났다.

다만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19.7% 늘었고 조정EBITDA 손실 규모는 41.3% 감소했다.

김 의장은 “쿠팡이츠 사업의 주요 초점은 수익성을 의미 있게 개선해 다음 단계에서 더욱 효율적으로 시장에 포지셔닝하는 것이다”며 “쿠팡이츠는 계속 효율을 높여 손실을 더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김 의장은 쿠팡플레이와 쿠팡페이, 해외사업에 대해서도 성장 가능성을 낙관했다.

그는 “추가 수입을 만들어내기 위한 투자를 계속 진행하고 있다”며 “쿠팡은 항상 장기 현금흐름의 성장을 우선시한다. 우리는 장기적 현금흐름 잠재력을 가진 기회에 더 많은 자본을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쿠팡 주가는 이러한 쿠팡의 ‘깜짝 실적’에 즉각 반응했다.

쿠팡 주가는 11일 8.6% 하락한 9.67달러에 장을 마감했는데 쿠팡의 실적이 발표된 직후 시간외거래에서 23% 이상 뛰었다.

하지만 김 의장 앞에 쿠팡의 장밋빛 미래만 펼쳐진 것은 아니다. 쿠팡이 공개한 실적발표 IR자료를 살펴보면 성장성에 의구심을 품을 수 있는 몇 가지 부분을 발견할 수 있다.

첫 번째는 쿠팡의 활성 사용자 수 증가세가 예전 같지 않다는 점이다.

쿠팡에서 한 번이라도 구매한 이력이 있는 고객의 수는 올해 1분기에 1811만 명이었다. 지난해 1분기보다 13% 늘었다.

지난해만 하더라도 활성 사용자 수의 증가율은 분기별로 1분기 21%, 2분기 26%, 3분기 20%, 4분기 21% 등을 보였는데 이번에 처음 10% 초반대로 주저앉았다. 심지어 1분기 활성 사용자 수를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증가율이 0.98%에 불과하다.

쿠팡이 한국 시장에서 고객을 더 찾아내기 힘든 환경에 몰리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최근 통계청의 온라인 시장 동향을 봐도 성장세가 꺾인 추세에 접어든 만큼 쿠팡이 앞으로 수익을 획기적으로 늘리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

두 번째 문제는 활성 사용자들이 분기별로 쿠팡에 쓰는 금액이 늘어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쿠팡은 올해 1분기에 활성 사용자들이 평균 283달러를 지출한 것으로 집계했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하면 8% 늘어난 것이지만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동일한 수준을 유지하는 데 그쳤다.

하지만 김 의장은 이런 문제들을 놓고도 자신감을 유지했다.

그는 아직 쿠팡이 고객들에게 침투할 수 있는 영역이 많다는 점을 보여주며 성장 기회가 열려 있다고 강조했다.

김 의장은 “로켓프레시를 사용하는 고객 수는 1분기에 50%나 증가했다”며 “하지만 쿠팡의 활성 사용자 수 가운데 35%만이 로켓프레시를 사용했으며 이는 앞으로 중요한 기회가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1분기 활성 사용자 수 1811만 명 가운데 65%인 1177만 명가량을 쿠팡의 잠재 고객으로 보면 아직 쿠팡이 성장할 수 있는 영역이 남아있다는 뜻이다. 남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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