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최은석 CJ제일제당 대표이사가 화이트바이오사업에 힘을 주고 있다. 화이트바이오는 식물 등 생물자원을 원료로 산업용 소재나 바이오 연료 등의 물질을 생산하는 사업을 말한다.
CJ제일제당은 미래 성장동력으로 바이오를 점찍고 화이트바이오, 레드바이오, 그린바이오 등의 세 분야로 ‘삼각편대’를 구축하고 있는데 최 대표가 이 그림을 좀 더 구체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1일 CJ제일제당은 해양생분해플라스틱(PHA)의 양산과 전문 브랜드 ‘팩트(PHACT)’를 론칭하며 화이트바이오사업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렸다.
CJ제일제당은 비결정형 생분해플라스틱(aPHA)과 반결정형 생분해플라스틱(sePHA)의 생산라인을 2025년까지 6만5천 톤으로 확대하는 등 화이트바이오사업을 키워간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는 CJ제일제당이 펼치고 있는 바이오사업의 한 축을 좀 더 단단하게 만든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CJ제일제당은 2020년 11월 바이오부문 신사업으로 화이트바이오를 낙점했다. 그 직후인 2020년 12월 CJ그룹은
최은석 대표를 기존 CJ그룹 지주사 총괄부사장에서 CJ제일제당 대표이사로 발령하며 화이트바이오사업을 구체화하는데 힘을 실었다.
최 대표는 실제로 화이트바이오사업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다.
그는 전담 독립조직(CIC)을 구성하고 이승진 전 롯데비피화학 대표이사를 최고운영책임자(COO)로 영입하며 화이트바이오분야 사업의 한 축인 해양생분해플라스틱사업을 키우는 데 공을 들여왔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해양생분해플라스틱사업은 영업이익률이 약 20%에 이르는 고수익사업이다. CJ대한통운을 제외한 CJ제일제당만의 지난해 영업이익률 7.5%와 비교해 수익성이 매우 좋다.
최 대표가 해양생분해플라스틱사업을 낙점한 것은 CJ제일제당의 주력인 식품사업보다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인 것으로 여겨진다.
최 대표는 화이트바이오사업의 분야를 해양생분해플라스틱에 한정하지 않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국내 합성수지 합성가공 기업 HDC현대EP와 합작법인(JV)을 설립했고 2022년 3분기 생산을 목표로 240억 원 규모의 설비투자도 실시했다. 친환경 바이오플라스틱 전반으로 신소재를 개발할 가능성을 연 셈이다.
CJ제일제당의 화이트바이오사업 본격화는 바이오 전 분야에서 골고루 성장동력을 만들어 내겠다는 의지로 여겨진다.
CJ제일제당의 바이오사업부문은 그린바이오, 레드바이오, 화이트바이오 등으로 구성돼 있다.
그린바이오는 생물체의 기능과 정보를 활용해 기능성 소재와 식물종자, 식품첨가물 등을 만드는 사업이다. CJ제일제당의 그린바이오사업은 1963년 시작돼 라이신, 핵산, 트립토판, 발린 부문에서 세계시장 1위의 점유율을 달리고 있다.
제약산업인 레드바이오 분야에서도 성과를 내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2018년 CJ제일제당이 CJ헬스케어를 매각하면서 제약사업을 접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왔다. 하지만 최 대표는 지난해부터 제약기업을 인수하면서 레드바이오 분야에 다시 힘을 쏟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7월 제약업체 천랩을 인수한 뒤 CJ바이오사이언스로 이름을 바꿨다. 네덜란드의 세포·유전자 치료제 위탁개발생산(CGT CDMO)업체인 바타비아도 지난해 11월 인수했다.
최 대표는 CJ바이오사이언스를 통해 마이크로바이옴(인체 내부 미생물) 기반 신약개발 역량 확보에 나서고 있다.
화이트바이오의 본격화는 CJ제일제당의 바이오사업부문 실적개선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CJ제일제당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으로 바이오사업부문에서 매출 1조828억 원, 영업이익 1758억 원을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39%, 영업이익은 128% 늘었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