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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준석 새누리당 혁신위원장 |
20대의 이준석 전 새누리당 비대위원이 위기에 빠진 새누리당의 구원투수로 다시 돌아왔다. 이번엔 새로 출범한 혁신위원회장을 맡았다. 7.30 재보선을 앞둔 새누리당이 ‘이준석 카드’를 내세워 이미지를 쇄신하고 2030 표심잡기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 '긴급수혈'된 젊은 피 이준석
이준석 전 비대위원이 1일 출범한 ‘새누리당을 바꾸는 혁신위원회 위원장’에 임명됐다. 이 위원장은 지난 대선에서 박근혜 후보의 '젊은 피'로 수혈돼 청년층 표심 공략을 거들었다. 이 위원장은 최연소 비대위원을 지내다 2012년 당을 떠났다 1년6개월 만에 새누리당으로 복귀했다. 그는 위원장직을 맡자마자 쓴소리를 연달아 쏟아내며 당 쇄신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이 위원장은 1일 MBC 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나와 “김명수 (부총리) 후보자라고 제가 아예 찍겠다”며 “해명을 충실하게 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혁신위 차원에서 의견을 낼 수 있도록 조언하겠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또 논문표절 논란으로 새누리당을 탈당했다 복당한 문대성 의원을 상기시키며 “그런 부분에 그냥 2012년 수준으로만 되돌릴 수 있어도 상당 수준의 개혁성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이 첫 일성부터 김명수 후보자를 직접 거론하며 비판의 칼날을 세운 것은 새누리당이 국민 눈높이에 맞춰 도덕성과 윤리의식을 회복하지 않는 한 당 혁신을 이루기 어렵다고 보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일명 ‘박근혜 키즈’로 불렸던 이 위원장은 당 복귀 이전에도 여러차례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비판을 서슴지 않았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이 선거 때 내세웠던 인물이나 정책이 취임 이후에 달라졌다"면서 "대선 당시의 마음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속된 말로 모델하우스를 지어서 집을 팔았는데 판 집이 모델하우스와 다르다"면서 "모델하우스를 지어 광고할 때의 사양(정책)들, 모델하우스 안에 일원으로 있었던 사람들, 그런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위원장은 재보선 출마설이 나오기도 했으나 출마 대신 당내에서 역할을 선택했다. 복귀 후 최근 인사파문 정국에서 새누리당이 보인 무능함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그는 라디오 인터뷰에서 “지금 새누리당이 우왕좌왕하고 있다”며 “의견 없는 사람이 90% 이상”이라고 말했다.
당청관계에 대해서도 일침을 잊지 않았다. 그는 “효과적 당청관계 설정을 통해 박근혜 키즈도 박근혜 없이 홀로 서야 되는 것이 있고 또 새누리당도 박 대통령과 관계를 정립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이 청와대와 관계를 재정립할 것을 요구하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이 위원장은 7.30 재보선 공천 심사과정에서도 제 목소리를 내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는 “장관 후보자들에게 입법부가 행정부에게 제시하는 정도의 도덕성 수준을 지금 새누리당 재보선 출마자들도 확보해야 된다”고 주장했다.
이 위원장은 위원장직 제안을 받고 여러 차례 고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위원장직 수락 직후 가진 언론과 인터뷰에서 “새누리당이 혁신 의지가 없다고 판단되면 언제라도 그만둘 것”이라며 “제가 20대 후반에 할 수 있는 많은 것을 포기해 가면서 제 손으로 의결했던, 한나라당에서 새누리당으로 변화라는 그 정치실험이 2년 만에 실패로 드러난다면 매우 아플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의 이런 발언은 당을 혁신하는 데 강한 의지를 보인 한편으로 당에 대한 비판적 거리를 유지해 자신이 추구하는 뜻과 맞지 않으면 언제라도 제 갈길을 갈 뜻이 있음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새누리당, 당 혁신의지 진정성 있나
새누리당이 출범시킨 혁신위원회는 이준석 위원장을 비롯해 당내 인사로 정병국 김용태 황영철 강석훈 의원과 조동원 홍보기획본부장 등이 참여했다. 외부인사 가운데 김철균 전 청와대 뉴미디어비서관, 이윤철 항공대 교수, 김대식 열린연구소 대표 등을 위원으로 임명했다.
최연소 비대위원을 지낸 이준석씨를 혁신위원장으로 영입한 것은 새누리당이 당의 이미지를 쇄신하고 다가오는 재보선에서 2030 젊은 층의 표심을 잡기위한 포석으로 분석된다. 세월호 참사 이후 정부와 여당에 대한 민심이 악화된 데다 최근 국무총리 후보들의 연쇄낙마와 장관 후보자들의 자질논란이 되풀이되면서 새누리당 내에 위기론이 확산되고 있다.
혁신위원회 설치를 주도한 윤상현 새누리당 사무총장은 "새누리당이 민심으로부터 멀어지고 있다"며 "(혁신위가)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 후보에게 혁신과제를 제시하고, 후보를 검증하고, 선출된 당 지도부가 혁신 방안을 실천하도록 강제하는 역할을 할 예정"이라고 했다.
7.30 재보선은 15곳에서 치러질 예정으로 '미니 총선'으로까지 불린다. 새누리당은 현재 의석 147석에서 4석을 더 확보해야 과반을 차지할 수 있다.
그러나 박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40% 대까지 추락한 데다 여당에 대한 불신도 깊어져가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당내에서 ‘과반붕괴론’이 현실이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새누리당이 혁신위원회를 설치하고 여기에 이 위원장을 내세운 것은 이런 위기의식에 더해 2030 지지율 열세를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새누리당은 자체 여론조사 결과를 보고 큰 충격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20대의 새누리당 지지율이 통합진보당보다도 낮고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1.4%에 불과하다는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부에서 새누리당의 당 혁신의지에 대해 회의적 시각도 있다. 이번 혁신위의 활동시한은 7월30일 재보선까지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 만큼 당내에서 조차 선거를 앞둔 ‘일회성 쇼’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당 비대위원인 조해진 의원은 "그동안 혁신위, 쇄신위, 비대위 등 여러 이름으로 쇄신작업이 이뤄져 왔는데 선거국면을 돌파하기 위한 이벤트성으로 혁신기구가 뜨고 작업을 하다가 선거가 끝나면 유야무야 되는 일을 반복해 왔다"며 "선거를 염두에 둔 이벤트성, 기획성, 관성적 혁신작업을 탈피해야 국민들에게 진정성을 인정받는 혁신작업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위원장도 이런 지적을 염두에 둔 듯 1일 “우선 새누리당 의원들의 도덕성 강화를 위해 인사 검증 상설기구를 당내에 설치해 국회의원 공천 때에도 활용하겠다”며 “당의 내재적 가치를 키우기 위해 당 사무처나 청년위 등에 대한 개선 작업도 병행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