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전용플랫폼 전기차 아이오닉5와 EV6가 각자 매력을 뽐내며 현대차그룹 전동화 전환 전략의 선봉에서 쌍두마차 역할을 맡고 있다.
두 차는 플랫폼이 같은 형제차지만 판매 증가율과 판매 비중 등에서 앞서거니 뒤서거니 선의의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 EV6(왼쪽)와 아이오닉5.
5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의 전기차 수출을 각각 아이오닉5와 EV6가 이끌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1분기 현대차와 기아의 합산 전기차 수출량은 5만391대로 2021년 1분기보다 80.5% 증가했다. 현대차가 전년대비 2배 늘어난 2만1250대, 기아는 70% 넘게 증가한 2만9141대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아이오닉5은 1만2423대, EV6는 1만6341대씩 수출돼 두 차종이 각 회사의 전기차 수출물량의 절반을 넘었다.
두 차량은 모두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플랫폼 E-GMP가 적용됐고 크게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으로 분류되지만 각기 다른 장점을 가진 것으로 평가된다.
아이오닉5는 실내공간에 강점이 있고 EV6는 기아의 패밀리 디자인인 ‘타이거 페이스’를 계승해 날렵한 스포츠카 같다는 소리를 듣는다.
아이오닉5는 실내공간 크기를 좌우하는 축간거리(휠베이스)가 3천mm로 왠만한 대형차 수준이다. EV6와 비교해도 100mm 길다.
아이오닉5가 준중형 전기 SUV로 출시됐다는 점에서 실내공간에 상당한 장점을 갖고 있는 셈이다.
▲ 아이오닉5. <현대자동차>
반면 EV6는 아이오닉5와 비교해 긴 주행거리와 풍부한 사운드 시스템 등이 장점으로 꼽힌다.
두 차량 모두 19인치 타이어를 장착한 후륜 구동모델을 기준으로 EV6는 1회 충전으로 달릴 수 있는 거리는 475km로 집계됐다. 아이오닉5보다 46km를 더 갈 수 있다.
또 EV6는 운전의 즐거움이 강점으로 꼽히는 고성능 GT모델을 통해 성능을 강화한 라인업도 갖추고 있다.
GT모델은 최고출력 40kW, 최대토크 740Nm의 성능을 바탕으로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3.5초 만에 도달할 수 있다.
아이오닉5와 EV6는 유럽 자동차시장에서 각기 다른 강점을 바탕으로 인정 받고 있다.
유럽에서 EV6는 올해 1분기(1~3월) 8669대가 팔렸다. 같은 기간 기아의 유럽 총 판매량은 14만5222대로 지난해 동기 대비 3만1410대 증가했는데 EV6를 투입한 효과를 본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차의 아이오닉5도 유럽에서 1분기 8041대가 판매됐다. 현대차의 1분기 유럽 전체 판매량은 1년 전보다 1만5490대 증가했다. 지난해 4월 아이오닉5가 출시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1분기 판매 증가에 아이오닉5도 한 몫을 한 셈이다.
두 차량은 유럽에서 현대차·기아의 전기차 위상을 높이고 있다.
유럽 주요 14개국 전기차 데이터를 제공하는 사이트 EU-EVs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현대차의 점유율은 7.3%로 테슬라(16.1%), 폭스바겐(7.7%)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기아는 6.6%로 4위에 올랐다.
지난해 1분기 현대차와 기아의 순위가 6위와 7위에 머물렀던 점을 고려하면 아이오닉5와 EV6을 바탕으로 순위가 각각 3단계씩 상승한 것으로 분석된다.
▲ 'EV6'. <기아>
특히 유럽과 북미 등 자동차 선진국시장에서 두 차량 모두 각종 자동차 관련 상을 휩쓸면서 디자인과 품질 관련한 소비자들의 인식도 높아지고 있다.
아이오닉5는 ‘2022 월드카 어워즈’에서 ‘세계 올해의 차’와 ‘세계 올해의 전기차’, ‘세계 올해의 자동차 디자인’ 등 3개 부문의 상을 받았다.
EV6도 한국 자동차브랜드 사상 처음으로 ‘2022 유럽 올해의 차’에 선정된 것을 포함해 '2022 아일랜드 올해의 차', '2022 왓 카 어워즈 올해의 차', '2022 독일 올해의 차 프리미엄 부문 1위', '2021 탑기어 선정 올해의 크로스오버' 등을 수상했다.
증권업계에선 아이오닉5와 EV6가 올해는 미국 판매에서도 유의미한 성과를 거둘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상헌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현대차 아이오닉5는 내수 및 유럽 판매에서 호조를 보이고 있는데 올해 미국 판매도 본격화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조수홍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아는 미국 제이디파워의 내구성평가(VDS)에서 전체 브랜드 중 1위에 등극하는 제품경쟁력을 높게 평가받았다"며 "EV6 등 주력 차종의 선진시장에서 브랜드 위상 강화가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