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식품업계에서는 CJ제일제당이 최근 프리미엄 즉석밥 제품 ‘멀티그레인’의 미국 수출에 나선 것을 두고 이 경영리더가 '7대 글로벌 전략제품'을 앞세워 미국 사업의 확장에 시동을 걸었다는 시선이 나온다. 글로벌 전략제품은 만두와 즉석밥, 치킨, 김치, K-소스, 김, 롤 등을 말한다.
CJ제일제당에 따르면 멀티그레인은 미국시장 공략을 위해 5년 동안의 개발과정을 거쳤다. 멀티그레인은 올해 8월부터 월마트, 크로거 등 4천여 곳의 미국 유통매장에 입점해 고급 즉석밥 시장 공략에 나선다.
CJ제일제당은 올해 초 글로벌 시장을 확대한다는 계획을 내놨는데 비건 만두 '플랜테이블’의 출시도 앞두고 있는 등 미국시장에서 글로벌 전략제품 확대에 힘을 쏟고 있다.
이 경영리더는 지난해 CJ그룹 연말인사때 글로벌HQ 아래에 신설된 식품성장추진실에서 전략기획1담당을 맡았다. 이 자리는 미국 사업을 총괄하는 곳이다.
미국 사업에 경험이 많은 외부 출신 인재도 이 경영리더를 지원하고 있다.
이 경영리더가 소속된 식품성장추진실의 수장은 올해 3월 영입된 박민석 전 몬델리즈인터내셔널 최고전략책임자(CSO)다. 박 실장은 미국 대형 유통기업 ‘타깃’, 컨설팅기업 ‘맥킨지’, 완구기업 ‘레고’ 등을 거친 식품·유통업계의 전략전문가로 CJ제일제당의 글로벌 K-푸드 전략에 힘을 보태고 있다.
올해 초 식품성장추진실에 합류한 이 경영리더가 미국시장 확대전략의 일환으로 멀티그레인을 내놓은 것은 비비고 만두에 의존하고 있는 미국 사업에 변화를 주기 위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CJ제일제당에 따르면 미국시장의 매출 65.9%를 만두 제품이 책임지고 있다. 만두의 매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서는 다른 카테고리 제품의 성공이 필요한 상황이다.
CJ제일제당은 앞으로 만두와 즉석밥, 치킨, 김치, K-소스, 김, 롤 등 7대 글로벌 전략제품을 중심으로 미국에 다양한 신제품을 출시하겠다는 방침을 세워뒀다.
미국은 CJ제일제당 해외사업의 핵심 지역으로 꼽힌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해외매출 4조4638억 원을 냈는데 이 가운데 미국시장 매출이 3조3743억 원에 이른다. 80% 안팎의 해외매출을 미국시장에서 거둘 정도로 비중이 높다.
이 경영리더는 K-푸드 세계화를 위해서 CJ제일제당의 핵심 사업지역인 미국에서 비비고 브랜드의 시장 지배력 확대에도 주력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그동안 2018년 1조5천억 원에 인수한 냉동식품업체 슈완스를 기반으로 미국 시장에서 입지를 확보했다.
슈완스 인수를 통해 CJ제일제당은 미국 전역을 아우르는 유통·물류망과 현지 생산기지를 보유하게 됐다. CJ제일제당의 글로벌 전략제품 매출도 덩달아 늘어났다.
지난해 CJ제일제당의 글로벌 전략제품의 미국시장 매출을 살펴보면 2021년 4억8천 달러(약 6051억 원)로 2020년보다 29% 늘었다. 이 가운데 비비고 만두 제품은 슈완스의 식료품점(그로서리) 유통망을 통한 매출이 180% 늘어나기도 했다.
글로벌 전략제품의 미국시장 확대에 대비해 추가 생산시설 구축을 위한 부지도 확보해뒀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1월 사우스다코타주에 17만 평(약 56만2천㎡) 규모의 공장부지를 확보했는데 비비고 만두 및 ‘차세대 K-푸드’ 생산기지 역할을 맡을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 CJ제일제당은 미국 식품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선제적 판가 인상 △원가절감을 통한 수익성 강화 △옴니채널 전략을 활용한 디지털 전환 △수제 품질 프리미엄 피자 등 신제품 출시를 추진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2025년까지 미국시장에서 매출 6조 원을 낸다는 목표를 세웠는데 이 경영리더가 미국시장 확대에 속도를 내며 매출 목표 달성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영리더는 지난해 1월 CJ제일제당 글로벌비즈니스 담당으로 경영에 복귀해 같은해 9월 비비고와 미국 프로농구팀 LA레이커스와 파트너십을 이끌어내는 등 미국시장에서 브랜드 마케팅에 힘썼다는 평가를 받는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