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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지원 소극적'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물러나, 인수전 셈법 복잡

장은파 기자 jep@businesspost.co.kr 2022-04-28 14:5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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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새로 출범할 정부가 어떤 지원 방식을 선택하느냐가 쌍용차 재매각 과정에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정부의 쌍용차를 향한 지원은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이 주도할 공산이 크다. 지금껏 쌍용차 지원에 보수적 태도를 보이던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사의를 표명한 만큼 윤석열 정부 출범에 맞춰 쌍용차 지원의 물꼬가 트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쌍용차 지원 소극적'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269479'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이동걸</a> 산업은행 회장 물러나, 인수전 셈법 복잡
▲ 쌍용자동차 평택 공장.

다만 KDB산업은행의 지원 방식 등에 따라 쌍용차 인수전 참여자들의 계산이 복잡해질 것으로 보인다.
 
28일 정부당국 등에 따르면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은 임기가 1년 5개월가량 남았는데도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26일 금융위원회에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파악된다.

이 회장은 지금껏 쌍용차 지원 문제와 관련해 보수적이고 원론적 태도를 유지했다.

그는 "구조조정과 관련해서는 대주주 책임분담, 이해관계자의 고통분담, 지속가능한 정상화방안 등 기존 3개 원칙을 고수하겠다”며 "이런 원칙이 우선 지켜져야 쌍용차에 지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 출범과 맞물려 산업은행의 쌍용차 지원과 관련한 입장에도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특히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가 26일 국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에 제출한 서면 답변서에서 쌍용차에 지원 가능성을 열어 놓기도 했다.

한 후보자는 “쌍용차를 포함한 국내 완성차업계가 해외 경쟁력 확보와 친환경차 중심의 산업 생태계를 조성할 수 있도록 필요한 지원을 제공해야 한다”며 “회생절차 상황을 지켜보면서 지역경제와 고용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관계부처와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자금 지원이 이뤄진다면 쌍용차에게는 새주인을 찾기까지 생존을 위한 동아줄 역할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쌍용차 인수전 참여자들로서는 부담이 커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자동차업계 말을 들어보면 쌍용차를 향한 지원은 KDB산업은행이 추가 대출을 해 주는 방식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되면 쌍용차 인수 후보 기업으로서는 추가 부채를 떠안아야 한다는 점에서 매각 과정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쌍용차가 서울회생법원에 제출한 회생계획안에 따르면 쌍용차는 산업은행을 비롯한 금융권 등이 보유하고 있는 회생담보권 2320억 원, 조세채권 558억 원 뿐아니라 상거래 채권 등으로 이뤄진 회생채권 5470억 원 등 갚아야 할 부채가 모두 8343억 원에 이른다.

물론 회생채권은 회생절차에서 일부 탕감되지만 상거래 채권단이 변제율 50% 이상을 요구하고 있어 이런 점을 모두 감안하면 쌍용차 인수 후보자로서는 5600억 원 이상의 자금이 필요하다.

이뿐 아니라 쌍용차는 현재 자동차산업의 전동화 물결에서 뒤처져 있어 이를 따라잡기 위해 막대한 개발 자금이 필요하다. 그런 만큼 인수 후보자로서는 쌍용차 주인이 되기 이전에 추가로 부채가 늘어나는 일이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더구나 현재 예비실사를 참여하고 있는 인수 후보자들의 자금력이 단단하지 못하다는 점도 매각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소로 꼽힌다.

현재 KG그룹과 쌍방울그룹, 파빌리온PE, 이엘비앤티(EL B&T) 등 4곳이 5월4일까지 예비실사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산업은행의 추가 자금지원으로 대출이 더 늘어난다면 부담을 느낀 인수후보들 가운데 인수제안서를 내지 않고 물러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들 가운데 자금력이 가장 튼튼하다고 평가 받고 있는 KG그룹 조차도 8천억 원을 동원할 수 있는 수준으로 추산된다.

특히 이번 쌍용차 매각이 스토킹호스 방식으로 진행된다는 점에서 인수자의 자금 부담이 더욱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스토킹호스는 매각 공고 이전에 인수 희망자와 조건부 인수계약을 맺은 뒤 공개입찰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공개입찰에서 인수 희망자보다 더 나은 조건을 제시하는 후보자가 나오면 최종 인수자로, 더 나은 조건이 없다면 기존 인수 희망자를 최종인수자로 확정한다.

쌍용차는 5월4일까지 예비실사를 진행한 뒤에 5월 중순까지 조건부 인수 대상자를 선정하기로 했다. 그 뒤 5월 말부터 매각공고를 통해 공개입찰 방식으로 인수제안서를 받아 6월 말에는 최종 인수예정자를 선정한다.

쌍용차로서는 가장 좋은 조건의 매수자와 최종 계약을 체결하는 것으로 기업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지만 인수 후보군으로서는 아무래도 돈이 더 들 가능성이 커진다. 더구나 매각 절차 진행 중에 부채가 늘어나면 인수 뒤 오히려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쌍용차가 현재 협력사 부품대금을 현금으로 결제하고 있어 새 정부 출범 뒤 자금 지원을 받는다면 쌍용차는 자금 회전에 숨을 돌릴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부실기업 상태에서 재매각 과정에 추가로 부채가 생긴다면 기업가치가 오히려 더 하락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장은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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