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한국의 재정 적자가 확장재정 기조에 따라 코로나19 이후에도 지속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22일 무디스는 한국의 국가신용등급과 전망을 기존과 같은 ‘Aa2, 안정적’으로 각각 유지했다. Aa2 등급은 Aaa, Aa1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등급이다.
무디스는 “다변화된 경제구조와 높은 경쟁력 등을 바탕으로 한 한국 경제의 견고한 성장 전망, 고령화 등 중장기 리스크에 대한 제도적 대응 역량 등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무디스는 올해 한국의 경제 성장률 전망치도 기존과 같은 2.7%를 유지했다.
무디스는 한국 경제가 세계경기 둔화와 우크라이나 사태 등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 속에서도 반도체 호조, 민간소비 회복 등에 힘입어 완만하게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장기적으로 우수한 혁신 역량과 경쟁력, 한국형 뉴딜 등 디지털·그린 경제로의 전환 노력 등이 고령화, 가계부채 등 잠재성장률 저하 요인을 상쇄하며 향후 수년간 2%대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했다.
무디스는 가계부채가 한국 경제의 성장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지적했다.
무디스는 “한국의 가계부채는 작년 3분기기준 국내총생산의 106.5%”며 “최근 10년간 두 배 이상으로 뛰어 이제는 선진국 가운데 가장 부채가 많은 몇몇 나라들과 비슷한 수준이 됐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높은 고소득자 대출자 비율, 낮은 주택담보대출비율 등은 가계부채 리스크를 완화하는 요인으로 바라봤다.
무디스는 한국 정부가 코로나19 긴급 지원조치 종료 이후에도 확장재정 기조를 지속하면서 국가채무는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재정 부담은 관리가 가능한 수준으로 한국의 국가채무비율은 다른 선진국 대비 낮은 수준이며 자금 조달 리스크도 낮다고 평가했다.
무디스는 “한국 정부는 아직 증가하는 지출을 충당하고 재정 적자를 줄이기 위해 수입을 확대할 구체적 방안을 제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무디스는 한국의 신용등급을 떨어뜨릴 수 있는 요인으로 대내외 충격에 따른 잠재성장의 구조적 훼손, 정부 재정의 중대한 악화, 지정학적 리스크 고조를 꼽았다.
상향 요인으로는 잠재성장 제고와 고령화 극복을 위한 경제·구조 개혁, 한반도 전쟁 위협 감소 등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를 제시했다.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