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과 GS건설, SK건설, 현대엔지니어링 등 국내 대형 건설사가 참여하고 있는 이라크의 대형 프로젝트가 발주처의 대금지급 지연으로 중단될 위기에 놓였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과 GS건설, SK건설, 현대엔지니어링 등 국내 4개 대형 건설사가 조인트벤처(JV)를 구성해 이라크에서 진행하고 있는 카르발라 정유공장사업이 중단될 위기에 놓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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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정수현 현대건설 사장, 임병용 GS건설 사장, 조기행 SK건설 사장. |
조인트벤처와 함께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한 업체 관계자는 “최근 이라크 발주처로부터 공사를 진행하는 데 필요한 대금을 받지 못해 프로젝트가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며 “대금을 계속 받지 못하면 공사를 당분간 중단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공사에 자재 구매를 총괄하고 있는 SK건설은 6월15일까지 여러 하청업체로부터 이 공사와 관련한 자재를 받지 않겠다고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건설 등 4개 건설사는 2014년 2월에 이라크 석유부 산하 석유프로젝트공사(SCOP)로부터 60억4천만 달러 규모의 카르발라 정유공장 공사를 수주했다. 수주 당시 국내 건설사가 해외에서 수주한 단일 플랜트 공사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였다.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이 37.5%, GS건설이 37.5%, SK건설이 25%의 지분을 확보해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이라크 공사 경험이 풍부한 현대건설이 조인트벤처의 리더사를 맡았다.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은 석유정제고도화시설 등을, GS건설은 원유정제 진공증류장치 등 화학설비를, SK건설은 유틸리티분야를 맡아 공사를 진행해왔다.
조인트벤처는 4월 말부터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왔다. 공사를 진행하기 위해 이라크 석유프로젝트공사(SCOP)로부터 받아야 할 대금의 지급이 계속해서 미뤄졌기 때문이다.
조인트벤처는 석유프로젝트공사와 협의해 대금 지급일을 조금씩 연기했지만 계속 자금을 수령하지 못했다. 조인트벤처는 5월 말까지 자금을 받지 못할 경우 공사를 잠정적으로 중단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르발라 정유공장 프로젝트가 중단되면 현대건설과 GS건설, SK건설, 현대엔지니어링은 올해 매출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조인트벤처 관계자는 “발주처의 대금지급 연기로 카르발라 프로젝트가 지연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공사 중단보다는 공사의 진행속도를 늦추고 있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라크 정부는 우리가 프로젝트를 중단할 경우 정유공장을 다른 곳에 매각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 자금을 마련하는 방안을 찾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만약 공사가 중단된다 하더라도 보험 등을 통해 이미 진행한 사업에 대한 자금을 받을 수 있어 손실의 우려는 없다”고 덧붙였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