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자산 2조 원 미만인 국내 상장사 가운데 여성 사외이사가 한 명도 없는 곳이 91%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사외이사가 있는 코스피·코스닥 상장사 2212곳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자산총액 2조 원 미만 기업이 2040곳, 자산총액 2조 원 이상 기업은 172곳이었다.
▲ 2022년 상장사의 여성 사외이사 현황. < CEO스코어> |
상장사 2212곳의 전체 사외이사는 모두 4641명이었다. 남성 사외이사가 4291명(92.5%), 여성 사외이사는 350명(7.5%)였다.
자산총액이 2조 원 미만인 기업 가운데 여성 사외이사가 한 명이라도 있는 기업은 168곳(8.2%)으로 파악됐다. 나머지 1872곳(91.8%)은 사외이사 전원이 남성으로 구성된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자산총액 2조 원 이상인 상장사에서는 반대의 결과를 보였다.
자산총액 2조원 이상 상장사에서 여성 사외이사가 1명 이상인 곳은 142곳(82.6%)이었다. 사외이사 전원이 남성으로 구성된 기업은 30곳(17.4%)에 그쳤다.
이는 여성 사외이사 선임을 의무화한 개정 자본시장법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됐다.
개정 자본시장법은 자산총액이 2조 원 이상인 상장사의 이사회를 특정 성별로만 구성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올해 8월부터 적용된다.
개정 자본시장법 시행을 앞두고 자산총액 2조 원 이상 상장사들이 여성 사외이사 선임에 적극 나선 것이다.
자산총액 2조 원 이상 상장사들은 개정 자본시장법 시행을 앞두고 올해 정기 주주총회 등을 통해 모두 172명의 신규 사외이사를 선임했다. 신규 이사 가운데 68명(39.5%)이 여성이었다.
이에 여성 사외이사 비율은 2021년 말 13.3%에서 20.9%로 7.6%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자산 2조 원 미만 상장사들은 올해 891명의 사외이사를 신규 선임했다. 이 가운데 여성은 63명(4.8%)이었다. 여성 사외이사 비율은 지난해 말 4.0%에서 4.8%로 소폭 올랐다.
코스피 상장사의 여성 사외이사 비율은 10.9%로 코스닥 상장사(4.5%)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자산총액 2조 원 이상 상장사가 대부분 코스피에 상장됐기 때문이다.
코스피 상장사의 여성 사외이사 비율을 업종별로 살펴보면 금융업이 16.7%로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 전기·전자(14.0%), 유통(13.9%), 서비스(13.5%), 기타(12.1%), 화학(11.1%) 순이었다. 은주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