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 등 국내 화장품기업들이 최근 중국 코로나19 확산의 영향으로 1분기 사업에 차질이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다.
코로나19 유행이 시작된 뒤 2년여가 지났지만 질병으로 인한 불확실성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고 있다.
▲ 코로나19 봉쇄 기간이 연장된 중국 상하이에서 5일 보호복을 입은 사람들이 격리된 주민들에게 전달할 식료품을 트럭에서 내리고 있다. <연합뉴스> |
7일 다올투자증권(옛 KTB투자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1분기 LG생활건강, 아모레퍼시픽, 아모레퍼시픽그룹, 코스맥스, 한국콜마의 합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5% 감소했다”고 밝혔다.
기업별로 보면 올해 1분기 LG생활건강 전체 실적은 매출 1조9430억 원, 영업이익 3330억 원으로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각각 4.6%, 10.2% 감소했다.
실적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화장품부문이 부진했다. 1분기 LG생활건강 화장품부문은 매출 9930억 원을 거둬 지난해 1분기보다 매출이 14.3% 감소한 것으로 추산됐다. 지난해 3분기부터 3개 분기 연속으로 역성장한 것이다.
특히 중국향 매출이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보따리상(따이공)의 비중이 큰 면세 매출이 33% 줄었고 중국 현지 화장품 매출은 5.5% 감소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올해 1분기 전체 매출 1조2520억 원을 벌어들여 지난해 같은 기간과 거의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다만 영업이익은 1760억 원에서 1070억 원으로 39.3% 축소됐다.
LG생활건강과 마찬가지로 중국 화장품사업의 위축이 눈에 띈다. 1분기 아모레퍼시픽 중국사업 매출은 3290억 원에서 2880억 원으로, 영업이익은 480억 원에서 70억 원으로 각각 감소했다.
화장품 브랜드들의 실적이 이처럼 위축된 것은 최근 중국에서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봉쇄가 이어진 데서 기인한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상하이를 비롯한 주요 23개 도시가 봉쇄조치에 들어가 시민 약 2억 명이 그 영향권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화장품업계에서는 당초 1~2월 중국 올림픽 규제로 위축됐던 소비가 3월에 반등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당국의 봉쇄조치가 소비 회복 기대감에 제동을 건 셈이다.
배송이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화장품 브랜드들은 현지 점유율 위축으로 고전하던 중 중국 봉쇄까지 이중고를 겪게 됐다”며 “1분기 브랜드 업체들에 봉쇄 타격이 집중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화장품 위탁생산(ODM)업체 코스맥스도 중국 봉쇄조치의 영향을 피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코스맥스 매출은 지난해 1분기 3450억 원에서 올해 1분기 3740억 원으로, 영업이익은 지난해 1분기 230억 원에서 올해 1분기 240억 원으로 증가하는 등 화장품 브랜드업체들과 달리 성장세를 보인 것으로 추산됐다.
그러나 봉쇄조치가 지속될 경우 실적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코스맥스는 상하이에 생산시설을 두고 있는데 3월 마지막 주 상하이 공장 가동이 제한돼 광저우 공장을 통해 대응한 것으로 전해졌다.
배 연구원은 “2분기 코스맥스 중국사업 매출 성장률을 종전보다 낮은 5%로 예상한다”며 “향후 생산시설 가동 상황에 따라 실적 예상치가 변경될 가능성이 높다”고 바라봤다.
다른 화장품 위탁생산업체 한국콜마는 올해 1분기 매출 4118억 원, 영업이익 211억 원을 거둔 것으로 추정됐다. 지난해 1분기보다 매출은 4.2%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2.2% 감소한 것이다.
다만 다올투자증권은 한국콜마가 비교적 성장 여력이 충분하다고 봤다. 화장품 제조업에서 방문판매를 하는 고객사의 비중이 커 코로나19 이후 대면 채널 회복에 따른 수혜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콜마 연결기업인 HK이노엔의 실적개선도 기대됐다. HK이노엔은 거리두기 완화 효과가 본격화하는 2분기부터 숙취해소제 판매를 늘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