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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엔지니어링 현금 곳간 줄어, 홍현성 재무체력 유지 과제

류수재 기자 rsj111@businesspost.co.kr 2022-04-06 08: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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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홍현성 현대엔지니어링 대표이사 사장이 해외 플랜트사업 관리에 고삐를 죌 것으로 보인다. 

현대엔지니어링은 2021년 연결기준으로 전년보다 실적이 늘었지만 해외 사업에서 미청구 공사채권이 증가해 현금보유량은 감소했다. 현금흐름에 일시적인 어려움을 겪게 된 것인데 투자 일정 조정 등 재무관리가 긴요해졌다. 
 
현대엔지니어링 현금 곳간 줄어, 홍현성 재무체력 유지 과제
▲ 홍현성 현대엔지니어링 대표이사 사장.

6일 건설업계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현대엔지니어링이 신사업 등 투자할 곳이 많은 상황에서 현금 곳간이 줄어 재무관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는 시선이 나온다.

현대엔지니어링의 미청구 공사채권 금액이 2021년 말 기준 9891억 원가량으로 전년(4302억 원)과 비교해 두 배 이상 늘었다.

미청구 공사채권은 시공사가 공사는 진행했지만 발주처에 청구하지 못한 금액을 뜻한다.

회계에서 손익은 손익발생 사실 자체를 기준으로 하는 발생주의에 의해 계산된다. 이에 따라 현금흐름은 이익과 다른 모습을 보일 수 있다.  

실제 현대엔지니어링은 2021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7조3551억 원, 영업이익 3646억 원, 순이익 2481억 원을 거뒀다. 2020년과 비교해 매출은 2.3%, 영업이익은 40.9%, 순이익은 42.6% 각각 늘었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지연됐던 해외공사 현장이 정상화 돼 이익률이 높아졌다”며 “국내에서도 주택분양이 순조롭게 진행됐고 도시정비사업 착공도 이뤄져 긍정적 영향을 끼쳤다”고 말했다. 

하지만 해외 플랜트관련 미청구 공사채권이 급증하면서 현금 보유량이 감소했다. 특히 폴란드PKN프로젝트(3285억 원), 인도네시아 발릭파판 정유공장 프로젝트(3142억 원)의 미청구 공사채권이 크게 늘었다. 

이에 따라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음의 값을 보였고 이에 2021년 말 현금성자산은 8090억 원으로 전년(9083억 원)보다 1천억 원 가까이 줄어들었다. 

또한 순현금(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총차입금)도 2020년 2조1900억 원 수준에서 2021년 말에는 1조9천억 원가량으로 2900억 원가량 감소했다. 

이에 홍현성 사장이 플랜트사업 전문가로서 해외 플랜트사업에서 발생할 수 있는 재무위험을 관리해 솜씨를 보여야 한다는 말이 나온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 2월 홍 사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했을 때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 주요 현안을 해결하며 실적 개선을 주도하는 등 뛰어난 경영역량을 보여왔다고 설명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건설업계 최고 수준의 유동성과 신용등급(AA-)을 여전히 지니고 있지만 강점인 재무체력이 약해질 가능성이 높다는 말도 나온다. 앞으로 투자해야 할 곳이 많기 때문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의 신사업 및 그린에너지산업 로드맵을 살펴보면 올해부터 매출이 발생해 2025년 이후에나 의미있는 수준의 매출이 발생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마디로 당분간 꾸준한 투자가 필요하다.

이에 우선 홍 사장은 해외 플랜트 공사를 일정 맞추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대규모 해외플랜트는 공사기간이 조금이라도 미뤄지면 이익률이 크게 낮아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공기를 제대로 맞춰야 발주처에서 대금이 제때 들어올 수 있다. 

또한 신사업을 두고 투자의 우선순위를 조정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현대엔지니어링은 KGETS환경에너지사업부 입찰에 결국 참여하지 않았는데 이는 더욱 매력적 매물로 판단되는 에코매니지먼트코리아(EMK)을 염두에 뒀다는 해석도 있었다. 

다만 에코매니지먼트코리아의 기업가치가 8천억 원 안팎으로 평가되고 있는 만큼 홍 사장이 신중한 태도를 보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최근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는 주택사업에서도 탄탄한 재무체력이 필요해 재무관리의 중요성이 커져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2016년 도시정비사업에 처음 진출해 해마다 수주기록을 경신해 왔는데 이는 재무체력이 한 몫 했다는 평가가 많다. 

최근 도시정비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조합에서 높은 신용등급을 갖춘 건설사들에게만 입찰 기회를 제한하기도 한 만큼 건설사들의 재무능력이 중요한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높은 신용등급과 재무 건전성, 풍부한 현금 유동성을 바탕으로 조합원 중도금 납부시점을 입주시기로 늦추고 조합원 추가 이주비 이자를 지원하기로 하면서 도시정비사업에서 성과를 쌓아왔다.

대표적 사례가 지난해 6월 수주한 경기 안산 팔곡 1동1구역 재건축사업(1418억 원)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이 사업을 추진하는 조합원들에게 기본 이주비와 별도로 회사 보유자금을 활용해 추가 이주비에 대한 이자비용을 지원하고 기본 이주비에 대한 금리를 최저수준으로 제공한다고 약속했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해외사업과 관련한 미청구 공사채권은 올해 안으로 수금계획이 모두 잡혀있어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며 “올해도 신사업 추진뿐 아니라 국·내외 건설 본업에서도 성과를 보일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류수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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