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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마트 트레이더스 송림점의 모습. |
최근 경상수지 흑자 기조는 수출이 크게 늘어나지는 않지만 수입이 감소하면서 나타난 ‘내수침체형 흑자'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9일 '우리나라 경상수지의 구조 변화'라는 보고서에서 "최근 경상수지 흑자의 확대는 내수부진과 수입감소에 따른 내수침체형“이라고 밝혔다.
경상수지 흑자는 지난해 799억 달러를 기록하면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상품수지의 확대가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를 이끈 것으로 보인다.
경상수지 흑자는 수출과 수입이 동시에 증가하면서 수출이 더 크게 증가하는 '호황형 흑자'와 수출과 수입이 동시에 감소하지만 수입이 더 크게 감소하는 '불황형 흑자'로 나눌 수 있다.
최근 수출경기의 완만한 개선추세에도 불구하고 수입이 감소하면서 수출입의 격차가 확대되고 있다. 이런 현상의 주된 요인은 내수경기의 침체 지속이라는 게 현대경제연구원의 지적이다.
보고서를 보면 내수를 구성하는 민간소비와 투자의 증가율이 2000년대 중반 이후 국민총생산 증가율을 지속적으로 밑돌면서 내수부진이 심화됐다. 민간소비는 1990~1997년 연 평균 8.2%, 1998~2011년 3.3% 늘었으나 2012~2013년 1.8% 증가하는데 그쳤다.
투자(총고정자본형성) 증가율도 같은기간에 각각 11.7%, 1.7%, 1.1% 증가해 소비와 마찬가지로 증가율이 크게 하락했다. 내수침체 양상이 이어지면서 소비재는 물론 투자에 소요되는 자본재와 원자재 수입도 감소하는 결과를 가져온 것이다.
최성근 선임연구원은 "최근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내수침체로 수입이 감소하는 가운데 해외건설, 해외운송, 중국 관광객과 해외투자 및 생산이 이전 시기보다 크게 증대함에 따라 확대된 것"이라며 "이는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내수침체 등 구조적 변화에 기인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 연구원은 이런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계경기는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면서 수출이 늘겠지만 내수경기 침체에 의한 투자부진과 소비부진으로 수입 감소가 지속되는 한 대규모 경상흑자는 지속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최 연구원은 내수경기가 침체된 가운데 원화가치 절상으로 수출경기마저 급락할 경우 내외수 동반 침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최 연구원은 이런 내수침체형 경상수지 흑자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정부의 정책방향을 유효수효 확대에 두고 금리인하 등 완화적 통화정책을 펼칠 것을 주문했다.
최 선임연구원은 "재정의 조기집행 및 재정집행의 효율성 증대와 함께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며 "향후 경기상황에 따라 금리인하 및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에 대한 가능성도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세수확보를 위한 공제제도 폐지는 오히려 중저소득층의 세부담을 늘리고 소비여력을 축소시킬 수 있다"며 "세제개편을 통해 이들의 가처분소득을 확대함으로써 소비여력을 증대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