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강호준 대교 대표이사가 시니어사업의 거점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강 대표가 대교의 미래 먹거리로 점찍은 시니어사업에서 성과를 거두게 된다면 대교그룹의 후계구도 경쟁에서 입지를 다질 수 있게 된다.
30일 대교에 따르면 강호준 대표는 시니어사업 ‘뉴이프’의 2번째 데이케어센터인 분당점의 개점을 준비하면서 전국 거점도시로 데이케어센터를 확대한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뉴이프는 강 대표가 올해 1월 론칭한 대교의 시니어 토탈케어 서비스 브랜드다.
인지활동 콘텐츠와 장기요양보험, 요양보호사 교육원 운영, 라이프케어 제품판매 등 시니어 케어 서비스를 제공한다.
뉴이프 데이케어센터는 시니어 송영(픽업)서비스, 아침 건강체크, 오전 체조, 시니어 문화교실, 건강검진 등의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뉴이프 사업의 핵심거점이다.
데이케어센터 분당점은 애초 2월에 개점할 예정이었지만 내부사정으로 지연돼 4월 중순 개점을 앞두고 있다.
강 대표는 올해 안에 뉴이프의 데이케어센터를 6곳까지 늘린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현재 대전과 부산에 센터를 내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대교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추가 데이케어센터 건립 입지는 현재 검토단계에 있다"고 말했다.
강호준 대표는 대교의 시니어사업 확대를 주도하고 있다. 강 대표는 대교에 입사한지 8년 정도 됐지만 2021년 3월 대표이사에 오른 뒤부터 시니어사업에 잰걸음을 내딛고 있다.
강 대표는 취임 뒤 성장사업본부 내 뉴이프전담팀을 중심으로 사업기획과 외부협업을 진행하면서 시니어사업을 준비해왔다.
지난해 5월 대한노인회를 시작으로 8월에는 대한작업치료사협회 및 한국노인복지중앙회, 10월에는 한국에자이와 차례로 업무협약을 맺고 시니어 케어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12월에는 인공지능 스타트업 투블럭에이아이에 투자하며 인공지능 언어분석에 기반한 치매진단 프로그램 출시를 준비하는 등 뉴이프의 사업역량 강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강 대표가 시니어 관련 사업에 속도를 내는 배경에는 대교의 어려운 상황이 있다.
대교는 교육서비스업계에서 교원에 이어 매출 순위 2위를 오랜 기간 유지했다. 하지만 웅진씽크빅이 2014년부터 에듀테크 분야에 투자한 것이 점차 결실을 맺으며 2020년 매출에서 대교를 200억 원 앞질렀다.
2021년 웅진씽크빅과 대교의 매출 격차는 1755억 원으로 2020년보다 더욱 벌어졌다.
수익성도 악화됐다. 코로나19 확산으로 학습지시장이 침체를 겪고 있기 떄문이다.
대교는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9년만 해도 영업이익 293억 원을 냈지만 이후 2년 연속으로 영업손실 280억 원을 냈다.
강 대표가 시니어 관련 사업인 뉴이프사업에 힘을 싣는 것은 이를 대교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아 실적을 반등시키고 교육서비스업계에서 위상을 회복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볼 수 있다.
학습지업계 일각에서는 강 대표의 이런 행보가 대교그룹의 경영승계 구도에서 입지를 다지기 위한 것으로 보기도 한다.
대교그룹의 지주회사인 대교홀딩스는 최근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창업주인 강영중 대교홀딩스 대표이사 회장과 함께 강 회장의 둘째 아들인 강호철 대표를 각자대표이사로 선임했다.
강호준 대표가 2021년 3월 그룹의 핵심인 대교를 맡으면서 경영승계에서 유리한 자리를 잡았다는 관측이 나왔지만 강호철 대표이사의 선임으로 후계구도가 안갯속에 빠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교 관계자는 다만 “지주회사의 각자대표이사 체제 전환은 신속한 의사결정을 위한 것이다”며 “경영승계와는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증권업계 전망을 종합하면 대교는 올해 연결기준으로 매출 6530억 원, 영업손실 24억 원을 낼 것으로 전망됐다. 2021년보다 매출은 2.3% 늘고, 영업손실은 91.0% 줄어드는 것이다.
시니어 관련 사업은 고령화 시대의 유망한 성장산업으로 손꼽힌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1 고령자 통계’에 따르면 국내 고령 인구(만 65세 이상)는 2021년 853만7천 명(전체 인구의 16.5%)에서 2025년 1051만1천 명(20.3%)으로 늘어나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됐다.
고령친화산업 시장규모도 2020년 72조 원에서 2030년 168조 원으로 연평균 13%의 높은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