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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 무배당' 이끈 구지은, 책임경영으로 '매출 2조' 아워홈 만든다

정혜원 기자 hyewon@businesspost.co.kr 2022-03-23 17: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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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구지은 아워홈 대표이사 부회장이 오너경영인으로서는 이례적으로 주주 무배당을 결정했다.

구지은 부회장은 적극적인 현장경영과 실적개선으로 오빠인 구본성 전 부회장의 그림자를 지워가는 동시에 아워홈의 도약을 위한 오너 일가의 책임경영에 대한 의지를 내보이는 등 자신만의 색깔을 뚜렷하게 드러내고 있다.
 
'오너 무배당' 이끈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34521'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구지은</a>, 책임경영으로 '매출 2조' 아워홈 만든다
구지은 아워홈 대표이사 부회장.

종합식품기업 아워홈은 23일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주요 안건인 ‘주주 무배당’ 안건을 가결하고 2021년 실적을 확정했다.

‘주주 무배당’이라고는 하지만 구 부회장 남매들이 98% 가까운 아워홈 지분을 들고 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는 오너 일가가 배당소득을 포기한 것으로 볼 수 있다.

2020년 말 기준 아워홈의 최대주주는 구본성 전 부회장으로 38.56%의 지분을 들고 있다. 구 부회장의 지분은 20.67%이고, 구 부회장의 두 언니인 구미현씨와 구명진씨가 각각 19.28%와 19.60%씩 나눠 들고 있다.

구 부회장은 언니와 오빠를 상대로 회사의 미래를 위해 배당을 포기하자며 설득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아워홈이 구 부회장 체제 아래 흑자로 전환한 것도 배당 포기를 설득하는 데 힘이 됐을 것으로 보인다.

구 부회장은 지난해 6월부터 대표를 맡아 재직기간으로 보면 채 1년도 되지 않는다. 하지만 대표 취임 6개월 만에 흑자전환을 이끌어내면서 경영인으로서 자신의 능력을 증명했다.

아워홈은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매출 1조7408억 원, 영업이익 257억 원을 거뒀다. 창사 이래 첫 적자를 봤던 2020년 17억 원의 영업손실을 훌쩍 뛰어 넘는 영업이익을 낸 것이다.

아워홈의 흑자전환에는 직원들과의 소통과 현장 경영을 중시하는 구 부회장의 경영철학이 밑거름이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구 부회장은 취임 뒤 현장 경영을 크게 강화했다.

젊은 고객들의 메뉴 선호도를 조사하고 직원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하는 등 MZ세대와의 눈높이 소통에 나섰다. 직원 채용 시 면접관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특히 노동조합의 신뢰를 얻기 위한 대화에도 공을 들였다. 그 결과 구 부회장은 지난해 취임한 지 한 달 만에 임금교섭을 마쳤다. 노사 교섭 기간은 13일로 창사 이래 가장 짧았다.

지난 5년 동안 평균 임금인상률을 웃도는 임금인상안을 받아들인 구 부회장의 결단이 있어서 가능했다.

임금 인상과 함께 아워홈은 건강검진제도 개선, 연차휴가 촉진제 중단, 복장 완전자율화, 보고체계 간소화 등 직원들의 요구사항도 적극 받아들였다.
 
'오너 무배당' 이끈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34521'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구지은</a>, 책임경영으로 '매출 2조' 아워홈 만든다
구지은 아워홈 부회장이 3일 온라인 영상을 통해 임직원에게 신년사를 전하고 있다. <아워홈>

이처럼 아워홈 실적에서 좋은 성과를 거둔 구 부회장은 더 큰 그림을 그리면서 미래에 대비하기 위해 주주 무배당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구 부회장은 아워홈을 매출 2조 원대의 기업으로 키워나가겠다는 포부를 올해 신년사에서 밝혔다.

그는 “올해를 매출 2조 원 달성의 원년으로 삼고 1등 아워홈으로 올라서기 위한 초석을 다지는 한 해를 만들어야 한다”며 “현실을 직시하고 과감한 쇄신을 통해 일류기업으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워홈은 무배당 결정으로 확보한 여유 자금을 인수·합병과 글로벌사업 확장을 통한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하는 데 활용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또 인건비 부담과 급격한 물가상승으로 인한 급식사업의 적자에 대비하기 위한 자금으로도 쓰이게 된다.

구 부회장은 올해 아워홈의 도약을 위한 여러 가지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아워홈은 미국, 폴란드, 베트남, 중국에 이어 올해 새로운 국가로 글로벌 단체급식사업의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식품사업에서도 수출 역량 강화에 집중해 글로벌사업 확장을 계획 중이다.

아워홈은 지난해 식품업계 최초로 미국 공공기관의 식음료서비스 운영권을 수주하면서 이목을 집중시켰다.

식품업계 일각에서는 구 부회장이 경영인으로서의 전문성을 인정받았을 뿐만 아니라 장자 승계 원칙을 고수하는 범 LG가에서도 존재감을 뚜렷하게 드러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구 부회장의 행보가 오빠인 구본성 전 부회장과 크게 대비되기 때문이다.

구 전 부회장이 재직하던 2020년 말에는 오너 일가가 배당금으로 456억 원을 받아갔다.

코로나19로 아워홈이 창사 이래 처음으로 17억 원의 영업손실과 39억 원의 순손실을 봤는데도 1주당 3400원의 배당을 실시한 것이다. 2017년(1주당 325원)과 비교하면 2020년 1주당 배당금은 10배 이상 증가했었다.

무배당 결정으로 회사 발전을 위한 오너 일가의 책임경영 의지를 보여준 구 부회장의 경영 행보가 어떤 결과를 낳을지 주목된다. 정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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