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중국 전기차 업계가 올해 들어 두 번째로 가격을 집단 인상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전기차 제조원가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배터리의 원자재 가격이 급등한 영향을 받았다.
21일 중국 현지 매체 제멘신문에 따르면 지난 일주일 사이 테슬라, 비야디, 나토, 샤오펑 등 전기차 기업들이 잇따라 가격 인상을 공지했다.
최근에는 현지 전기차 브랜드 웨이마자동차가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고 공급업체 수급이 원활하지 않다는 것을 이유로 28일부터 자동차 판매 가격을 인상한다고 공지했다.
웨이마자동차는 정부 보조금을 받고 있다는 것을 감안했음에도 전기차 한 대당 가격을 7천 위안(133만5천 원)에서 많게는 2만6천 위안(496만 원) 인상했다.
중국 관영 매체 CCTV신문은 3월에만 20곳 가까이 되는 전기차 기업이 가격을 인상했다고 보도했다.
올해 초에도 이미 일부 업체들이 정부 보조금 축소를 이유로 가격을 올린 적 있다. 이번에는 대부분이 가격 인상 결정 이유를 놓고 원자재 가격 급등과 공급업체 수급 불안정을 내세웠다.
배터리 가격과 반도체 가격이 오른 수준이 업체 자체적으로 감당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리샹 중국 전기차 업체 리오토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개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2분기 배터리 가격이 비정상적으로 올랐다”며 “배터리 업체와 협의가 끝난 업체들은 대부분 가격을 올렸으며 아직 안 올렸다면 협의가 끝나지 않은 것”이라고 했다.
전기차 배터리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원자재 가격이 급등했다.
제멘신문에 따르면 18일 기준 중국 탄산리튬 가격은 톤당 50만4천 위안(9614만3천 원)으로 연초보다 73.8% 올랐고 2021년 같은 시점보다 479.3% 급등했다.
탄산리튬 가격이 급등하는 것은 전기차 산업이 성장하며 수요가 늘어났고 우크라이나 사태로 전체 원자재 가격이 급등한 영향도 받았다.
올해 2월 중국 친환경차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180.5% 늘었다.
또 다른 원인도 겹쳤다는 분석이 나왔다.
제멘신문은 “리튬 채굴과 생산 주기가 길어 공급이 단기간 안에 늘어나기 힘든 데다 그나마 있던 공급량도 일부 공장이나 투자기관들이 사재기 혹은 투기로 재고를 끌어안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부 전기차 업체들은 팔면 팔수록 적자를 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신규 주문을 받지 않고 있는 상황에 이르렀다.
제멘신문은 정부가 업체에 지급하는 보조금이 줄고 원자재 가격이 급등한 것 외에 반도체 칩이 부족한 점도 전기차 가격 상승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고 봤다. 노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