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CJ헬로비전 인수합병에 실패할 수 있다고 공식적으로 언급했다.
SK텔레콤은 그동안 CJ헬로비전 인수를 자신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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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동현 SK텔레콤 사장. |
10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4월29일 뉴욕 증권거래소에 제출한 사업보고서에서 “정부 당국의 승인을 받는 데 실패할 수 있다”며 “이 경우 계획대로 인수합병을 완료하지 못할 수 있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은 보고서에서 “우리는 인수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앞서 예상한 이익을 얻는 데 실패할 수 있다”며 “CJ헬로비전 인수합병은 관계당국의 승인을 조건으로 한다”고 적었다.
이는 SK텔레콤이 그동안 보여왔던 공식 입장과 차이가 있다.
황근주 SK텔레콤 전략기획부분장은 4월에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하루라도 빨리 인수합병에 대한 인가를 받고 싶지만 생각보다 지연돼 걱정도 많이 하고 있다”며 “하지만 인수합병 무산은 아예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공시 하루 전인 4월28일 국내외 투자자를 대상으로 컨퍼런스 콜에서도 이상헌 SK텔레콤 CR전략실장은 “정부가 관련 법과 규정에 따라 산업 발전과 시장환경 등을 고려해 합리적으로 판단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SK텔레콤 측은 이와 관련해 “미국에서 공시하는 사업보고서에는 모든 투자위험을 포함하게 돼 있다”며 “CJ헬로비전 인수합병 무산 가능성도 매우 의례적으로 포함시킨 것”이라고 해명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SK텔레콤이 정부 심사에 상당한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국내보다 신뢰를 중시하는 해외에서 현실적인 상황을 있는 그대로 나타낸 게 아닌가 싶다”고 밝혔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15년 12월1일부터 SK텔레콤이 신청한 CJ헬로비전 인수 건을 심사 중인데 지금까지 160일이 넘도록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120일인 법정 심사 기간을 넘어 방송통신 분야에서 역대 최장 기간 심사기록을 세운지 오래다.
일각에서 5월 말이나 6월 초가 돼야 최종 결론이 나올 것으로 내다본다.
KT와 LG유플러스, 시민단체 등은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에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국내 방송통신시장에서 독과점이 심화되고 이는 통신요금 인상 등 소비자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재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