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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LG가 사장을 만드는 법' 낸 이웅범 "35년 경영 노하우 공유"

김남형 기자 knh@businesspost.co.kr 2022-03-17 13:5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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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LG가 사장을 만드는 법' 낸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43213'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이웅범</a> "35년 경영 노하우 공유"
이웅범 유비스컨설팅 대표.
[비즈니스포스트] "같은 날 입사했는데 누구는 사장이 되고 누구는 그렇지 못하는 이유가 뭘까요? 모든 이에게 사장이 인생의 목표일 필요는 없겠지만 기업 조직에 몸담고 있는 사람이라면 꽤 괜찮은 도전이 될 겁니다. 이 책을 통해 '일머리'를 키우고 사장의 꿈을 향해 한발 한발 나가는 후배들을 보고 싶습니다."

LG이노텍 CEO와 LG화학 전지사업본부 사장을 역임한 이웅범 유비스컨설팅 대표가 LG그룹에서 경영 경험을 담은 'LG가 사장을 만드는 법'(세이코리아 발행)을 출간했다. 

책은 그가 35년 동안 LG에 근무하며 CEO에 오르기까지 겪었던 수많은 위기 상황과 그 대처 방안, 조직 최적화 노하우와 리더십관련 내용으로 빼곡하다. 조직 수장의 자리는 그저 주어지는 것이 아닌 자기가 주인이 돼 움직일 때에만 쓸 수 있는 왕관임을 역설하고 있다. 

저자인 이 대표는 1983년 반도상사에 공채 입사해 LG전자 모바일커뮤니케이션사업본부 생산담당 부사장, LG이노텍 부품소재사업본부 본부장을 거치며 LG 제조 라인의 야전사령관으로 불렸다.

특히 그는 2010년 LG이노텍 부품소재사업본부장을 맡고 있던 당시 애플로부터 수주한 아이폰 카메라 모듈 공급을 매끄럽게 처리하며 명성을 높였다.

2013년 LG이노텍 사장으로 승진한 이후 재임 기간 내내 연속 영업흑자와 사상 최대 매출을 경신하는 신화를 쓰기도 했다. LG이노텍이 애플에 처음 수주 공급한 금액 3천억 원은 현재 7조 원으로 수직 상승했으며 LG이노텍 전체 매출에서 광학솔루션사업부의 비중은 70% 정도로 성장했다.

2016년 LG화학 전지사업부 사장으로 자리를 옮겨 LG화학이 세계 최대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 능력을 확보하는 데 힘을 보탠 것도 빼놓을 수 없는 그의 성과 가운데 하나다.

다음은 저자와 일문일답이다.

- 출간을 축하한다. 무엇보다 직설적 제목이 눈에 띈다.

"제목은 출판사의 것이라 딱히 내가 손대지 않았다. 한 회사에서 사원 17년, 임원 18년의 기간을 근무하며 원 없이 일했고 보람도 느꼈다. 내게 가장 중요한 사회적 준거인 LG란 회사가 어떻게 사람을 쓰는지에 관한 얘기를 나를 통해 이야기했으니 어쨌든 나를 반영한 제목이라고 본다."

- 책을 낸 동기는.

"LG화학 사장을 끝으로 공식적 LG 경영인으로서 생활은 마무리했다. LG가 재단을 맡고 있는 연암공과대학교 총장 임기를 끝낼 즈음 여러 곳에서 이런저런 일들을 맡아보라는 제안이 왔다. 요청을 모두 고사하는 중에 출판사에서 내 35년 경영 인생을 많은 이들과 공유했으면 한다는 연락이 왔다. 공연히 일을 벌이는 게 아닐까 하는 저어함이 없진 않았지만 이 참에 했던 일들을 정리해보기로 했다. 내가 어떤 일을 어떻게 했고 또 나는 어떤 강점이 있어 LG에서 CEO를 맡게 됐을까를 살핀다면 젊은 후배들에게 또 다른 도움이 되겠다 싶었다."

- 책을 살펴보니 기록이 꽤 구체적이고 세밀하다.

"정밀 제품의 생산 라인에서 오랜 경험을 한 덕분인지 정확함을 중시한다. 여기에 '기억은 기록을 이기지 못한다'는 금언에 믿음이 더해져 나와 관련된 기록물을 잘 버리지 않는 습성이 있다. 신문을 포함한 사내외의 각종 문서 스크랩, 일정표, 경영 발표 자료, 직원과 직원 가족들에게 보낸 편지, 독서 목록 등 내 사무실에는 나와 관련된 각종 자료들이 지금도 쌓여 있다. 이번에 책을 쓰는 데 큰 도움이 됐다."

- 본인이 회사로부터 받은 평가를 밝혔던데 이 기록도 보관하고 있는가?

"그렇다. CEO들이야 성과로 말하는 것이니 별도의 평가 자료가 나오지 않지만 CEO가 되기 전까지는 인비(人秘)로 평가가 온다. 책에는 리더십과 관련된 부분을 있는 그대로 공개했는데 사실 좀 부끄러운 부분도 있었다. 하지만 어떡하겠는가? 지난 평가 역시 오롯이 다 나를 얘기하는 것이다. LG의 업무 평가가 어떻게 이뤄지는지를 궁금해하는 독자들을 위해 맘을 먹었다."

- 선배들에 대한 얘기를 많이 소개했다.

"내 나름의 선배들에 대한 헌사로 이해해달라. 직장 생활에서 성공하려면 좋은 선배를 만나야 한다는 건 경험에서 나온 진리다. 이 점에서 나는 행운아다. LG전자의 김쌍수 부회장이나 LG이노텍의 전임 CEO였던 허영호 사장이 없었다면 내가 LG이노텍의 CEO를 맡아 이끌기란 쉽지 않았을 것이다. LG전자 김종은 사장, 우남균 사장도 내 LG 생활에 빼놓을 수 없는 분들이다. 이분들의 말씀 한마디 한마디를 허투루 듣지 않고 메모하며 가슴에 새겼다. 책에도 이 얘기를 적었는데 좋은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좋은 팔로어가 되는 것이 먼저다. 이제 막 직장 생활을 시작한 또는 조직에서의 성공을 꿈꾸는 젊은이라면 꼭 기억했으면 한다."

- 저자가 바라는, 이 책의 희망 독자로 이해해도 되는가?

"이미 중간관리자의 자리에 있는 분들에게도 일독을 권한다. 책에 언급된 사례들은 상황이 다를지언정 규모를 떠나 어느 회사에서나 벌어지는 일들일 것이다. 특히 제조업이라면 수주–생산–납품으로 이어지는 전체 프로세스 안에서 소개된 사례를 읽었으면 한다. 알다시피 이 단순한 프로세스 안에 풀어야 할 문제가 얼마나 많은가. 문제를 만났을 때 어느 지점에서 실마리를 풀어야 할지 힌트를 책을 통해 구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 제조업 기반의 대기업 CEO 출신이 겪은 경험이 고스란히 녹아 있어 인상적이다. 중소기업이나 창업자들은 이 책을 어떻게 읽어야 할까?

"애초 LG맨 만을 염두에 두고 쓴 것은 아니다. 기업이 가진 속성은 매한가지다. 다만 규모와 업의 내용이 다를 뿐이다. 회사 생활은 고객이 누구이고 무엇을 원하는지 파악하고 이에 맞춰 자신과 조직을 단단하게 만드는 과정이다. 그렇다면 제조업에서 얻은 철학이 서비스업에, 대기업에서 얻은 경험이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에 적용되지 않을 까닭이 있겠는가. LG란 이름을 떼어놓고 읽어보는 것도 좋겠다. 일을 대하는 진지한 태도에 주목하면서 말이다."

- 최근 들어 LG 출신 경영자들의 출간이 꽤 늘어났다. 이전까지는 다른 그룹 출신들에 비해 그다지 저술이 활발하지 않은 듯싶었는데.

"내 책 'LG가 사장을 만드는 법'보다 앞서 LG스포츠단을 이끌던 신문범 사장이 책을 냈다. 또 LG전자에서 창원공장 본부장을 지낸 이영하 사장, LG전자 글로벌 마케팅 부문장을 맡았던 김기완 부사장도 책을 냈다. 구본무 회장이 살아 계실 때는 김쌍수 부회장('5%는 불가능해도 30%는 가능하다')과 허영호 사장('청정문') 정도의 저술이 전부였으니 요사이에 생긴 큰 변화이긴 하다. 이런 흐름은 몸담았던 LG그룹의 성장과 관련이 있어 보인다. 세계 어떤 기업하고 비교해도 뒤지지 않을 경쟁력을 지닌 회사의 기틀을 닦았다는 자신감이 나를 포함한 저자들에게 힘을 줬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이 정도 기업에서 핵심 역할을 했다면 이젠 이 경험을 여러 사람들과 나눌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 배우 이이경씨의 아버지로도 유명한데 아들에 대해서는 긴 언급을 하지 않았다.

"'아들의 아버지'보다는 '아버지의 아들'이 맞지 않는가?(웃음) 보살핌이 필요한 시기가 지나가면 부모의 역할이 딱히 있겠는가. 결국 성인이 된 아이는 자신의 인생을 사는 것이라 생각한다. 나의 이전 경영 활동이 아들로 인해 이뤄진 것이 아니듯 아이의 인생도 나로 인해 규정되지 않았으면 한다."

- 미처 책에 담지 못한 얘기가 있다면.

"무엇보다 책에서 밝힌 내 경험과 생각이 독자들에게 흘러간 세대의 일방적 조언이나 충고로 받아들여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흔히 세상이 달라졌다고 하지만 일을 대하는 마음은 예나 지금이나 요구 내용이 크게 다르지 않다고 믿는다.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내가 LG이노텍에서 시작한 워라밸 정책인 출기회(출근이 기다려지는 회사) 활동은 일할 때 일하고 쉴 때 쉬자는 것이다. 당연히 이전보다 근무 강도는 활동 전보다 훨씬 높았다. 이 뻔한 얘기를 하는 까닭은 그것이 직장 생활의 본질이기 때문이다." 

-앞으로의 계획은.

"LG란 조직의 일원으로의 공식적 생활은 끝냈지만 나는 아직 현역이다. 몇 군데의 사외이사를 맡고 있어서 기업과 관계가 이어지고 있고 무엇보다 강점 코치를 하며 새로운 보람을 맛보는 중이다. 강점 코치는 회사를 맡고 있을 때 미리 알았으면 하는 아쉬움을 기업과 개인에게 전하는 일이기도 하다. 기업에서 성장하기를 바라는 사람들에게 또 더 괜찮은 기업으로 자신의 기업을 성장시키는 경영자들에게 강점 코치로 도움을 줬으면 한다." 김남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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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희아빠
책 쓸 자격이 있는 사람이 책을 써야 좋을 듯   (2022-03-19 15:01:28)